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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가 풀어야할 안보 방정식

[새 대통령과 새 정부에 바란다] ⑨ 북핵 해법

김광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2017.05.29 김광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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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김광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대통령이 상당기간 궐위된 상태로 진통을 겪던 한국정치사에 특기할 사변으로 기록될 ‘장미대선’이 끝나고, 드디어 19대 대통령과 새 정부가 탄생했다. 자유민주주의 시스템의 순기능과 자연스러움, 다수 국민들의 열망대로라면 대한민국은 분명히 더 나은 미래, 더 좋은 세상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저절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특히 나라와 분단된 민족의 안보문제를 어떻게 관리하고 키를 잡는가에 따라 그 운을 달리할 것이다. 그렇다면 새 시대, 새 정부에 떠맡겨진 안보지형은 현재 어떠한가? 

오늘 대한민국이 안고 있는 최대의 안보위협은 누가 뭐라고 해도 북한의 핵이다. 북한의 핵 공격능력은 이미 한반도를 벗어나 일본을 넘어 미국본토를 겨누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아마도 수십, 수백기의 ICBM을 보유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미국은 물론 북한의 우방인 중국과 러시아도 속수무책이 될 것이다.

해결방도는 실현 가능성을 떠나 ▲군사적 선제(예방)공격으로 북한수뇌부를 포함해 핵 위협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 ▲한국이나 일본이 핵 무장화에 압도적인 억지력을 가지는 것 ▲적대적 관계 속에 지금처럼 미국의 핵우산에 의지하는 것 ▲북한과 친하게 지내면서 핵 위협의 수위를 최대한 낮추는 것 ▲북한이 부르는 대로 대가를 지급해 핵을 폐기하는 것이다. 무수가 상수라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면 좋으련만.

그렇다면 핵을 가진 북한은 지금같은 체제를 보존할 수 있을까? 천만의 말씀이다. 지금 같은 식으로 북한을 계속 운영한다면 남북의 차이는 상상을 초월해 더 벌어질 것이고, 북한 사회나 경제는 구석기시대처럼 돼 있을 것이다. 언젠가 남쪽은 모든 국민이 그 어떤 핵 공격에도 끄떡없는 지하에 모두 들어가 있고, 수십 수백만 대의 드론이나 로봇이 북의 군사를 상대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또한 구소련이 핵이 없어 망한 것이 아니다. 외부정보와 현실의 말이 되지 않음이 세상을 바꾼 것이다. 북한당국은 날이 갈수록 외부세계 정보와 진실의 홍수 속에 벌벌 떨고 있으며, 북한 사회는 점점 말이 안 되는 세상으로 변하고 있다. 나무가 썩으면 누가 가서 찍지 않아도 저절로 무너지듯이 북한 왕조는 아무리 요란한 핵을 가지고 있어도 언젠가는 반드시 사라지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선택은 위에서 언급한 안보대책 중 하나를 선택하고, 북한에 더 많은 외부정보를 알리며 인민들이 굶어 죽든 말든 핵에만 매달리는 김정은 정권이 더 말이 되지 않게 대가를 지급하도록 작용하면 될 것이다.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모범국가다. 그리고 그 어느 나라보다도 외부와의 관계가 경제나 문화에 절대적이며 세계질서와 규칙의 영향 속에 산다. 안보와 관련해서는 미국과의 동맹이 절대적이며 중국과 일본, 러시아를 포함한 국제사회와의 신의와 협조도 중요하다. 북핵·미사일 관련 유엔안보리 결의가 제대로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지금까지 누가 봐도 중국 때문이었다.

그런데 만일 중국도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는 지금의 국제사회 대북압박 기조를 우리가 무리하게 거슬러 유엔안보리결의 집행에 걸림돌이 된다면 한미동맹은 크게 훼손될 것이고, 국제사회 속의 한국에 대한 신뢰, 입지도 크게 손상될 것이다. 이러한 대가로 북핵 문제가 완전히 해결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장미대선’이 끝나면서 한 가지 또 달라진 것은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이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군사적 옵션 가능성을 얘기하고, 일본이 이에 군불을 때도 가장 촉수가 빠른 국제자본의 손은 한반도 평화에 베팅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햇볕정책 계승을 선언한 현 정부의 숙명, 과제 역시 남북 사이 긴장을 완화하고 평화로운 한반도 안정을 가져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오히려 한쪽으로만 경도된 대북정책이 더 쉬울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한미동맹과 남북관계 개선이라는 모순적인 과제, 한미동맹과 사드(THAAD)로 인한 중국과의 불편을 조율해야 하는 과제, 위안부 문제와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동시에 풀어야 하는 일본과의 과제 등 복잡한 방정식이 숙제로 놓여 있다. 대국들이 풀어야 할 방정식, 그리고 한쪽으로 경도된 대북정책의 방정식은 좀 쉽고 단순할 것이다.

그러나 현 정부가 물려받은 한반도 안보 관련 방정식은 꽤 어려워 보인다. 풀기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왜냐면 지금까지 많은 것들을 경험하고 해보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김씨 왕조가 반드시 멸망한다는 대전제가 있다. 일정 시한 내에 어떤 결과를 만들려고 무리수를 두기보다는 현 안보 상황을 냉정하게 살펴보고 꼭 해야 할 것들을 하나, 하나씩 챙겨나가면 되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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