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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로 캠프’ 국민해양안전교육 백년대계 시작

함혜현 해양경찰교육원장

2017.10.24 함혜현 해양경찰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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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혜현 해양경찰교육원장
함혜현 해양경찰교육원장
최근 취미에 관한 학계 조사결과에 따르면 국민들이 가장 즐기는 취미는 의외로 1위가 낚시, 2위가 등산으로 나타났다. 이는 급격한 해양레저인구 증가 추세와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해양레저의 활성화가 우리 모두에게 행복을 선사하는 것은 아니다. 바다는 반짝이는 빛깔 뒤에 차갑고 잔인한 위험을 감추고 있기 때문이다. 황금연휴로 불리던 지난 추석 명절에 전남 진도에서는 바다에 빠진 막내를 구하러 바다에 뛰어든 일가족 중 아버지와 큰아들이 바다에 빠져 익사하는 참변이 일어났다. 자식이 위험에 처하면 서슴없이 바다로 뛰어드는 것이 부모로서의 본능일 것이다. 그러나 바다는 결코 생명을 동정하는 법이 없다. 준비되어 있지 않은 자의 방문을 바다는 허락하지 않는다.

해양경찰로 근무하면 일가족 전체가 바다에 뛰어드는 다양한 사건들을 경험하게 된다. 몇 년 전 경남 통영에서 발생한 사건이 기억난다. 당시 6세의 어린이가 부두에서 바다로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주변의 낚시객들이 우왕좌왕하는 사이 손자를 구하기 위해 수영을 못하는 할아버지가 바다에 뛰어들어 허우적대고 뒤를 이어 할머니까지 바다로 뛰어들어 일가족이 모두 목숨을 잃을 뻔한 사고가 있었다.

다행히 해양경찰의 구조로 이 가족은 인명사고를 면했지만 자력구조 과정에서 신고가 늦어지거나 구조대가 도착하기 전에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바다에서 인명사고가 발생하는 가장 큰 원인은 부주의라 할 수 있다. 국회의원 발표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총 4061명의 해상 변사자가 발생했다. 사고유형을 살펴보면 개인과실이 33%로 가장 높다는 사실 또한 바다에서의 부주의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결국 국민들이 해양레저를 행복하게 즐기는 방법은 조기 교육훈련을 통해 바다의 위험을 알고 부주의를 줄이며 위기대응능력을 체득하는 것이다. 전통적 해양강국인 영국은 초등학교 전 학년에서 최소 25m를 헤엄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고, 영국과 마주한 프랑스 역시 ‘6분간 수영하기’ 등 구체적 목표를 가지고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가까운 일본 역시 2009년 시작한 ‘Can you swim? 프로젝트’를 통해 학교에서 수영을 활성화 하고 있는 것을 보면 이미 선진국들은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바다에서 국민의 생명을 지켜내는 방법을 터득하고 있는 것이다. 다행히 우리나라도 해양에서 생존력을 높이기 위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생존수영’ 교육을 확대하고 있는 것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다.   

해양경찰은 바다에 뛰어들어 국민의 생명을 구하기도 하지만, 국민에게 바다를 교육하는 방법으로 사고를 예방하고 자신을 보호하는 능력을 배양하는 것을 도와주기도 한다. 해양경찰교육원은 2014년부터 경찰관 교육훈련시설을 개방해 학생과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해양안전교육 프로그램인 ‘바다로 캠프’를 실시하고 있다. ‘바다로 캠프’는 선박항해, 선박침몰, 선박비상탈출, 응급처치, 생존수영, 저체온증 극복 등 국민들이 바다에서 처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을 가정해 위기상황에서의 생존역량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 10월 현재 바다로 캠프에 참여한 인원은 총 11회, 633명이 수료했고 2014년부터 올해 10월 현재까지는 총 69회, 4400여 명이 수료했다. 이처럼 ‘바다로 캠프’에 참가한 초등학생, 중학생 등이 커서 부모가 되고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었을 때 바다에서 자신의 자녀와 손주에게 안전의식과 생존능력을 전수할 수 있다는 ‘해양안전교육 백년대계’의 자세로 해양경찰 교수진들은 오늘도 ‘바다로 캠프’의 돛을 올린다. 무엇보다 안전한 나라를 만들기 위한 학교, 교육당국과 학부모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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