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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주·정차, 가까운 곳에 있는 안전불감증

2019.09.03 이준 한국교통연구원 부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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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 한국교통연구원 부연구위원
이준 한국교통연구원 부연구위원
혹시, 오늘아침에도 황색신호에 무리한 교차로 통과를 하거나 불법주정차 지역에서 누군가를 내려주진 않았는가.

횡단보도 정지선을 넘어 신호대기를 하거나, 오히려 횡단보도를 침범하진 않았을까. 운전 중에 이메일과 문자 확인을 하며 뉴스를 보진 않았는지.

우리 모두가 위험하다고 알고 있지만 무심코 지나가버린 많은 시간들. 사고에 노출 된 순간들이었지만 다행스럽게도 별일이 없었다. 그렇다면 내일도, 다음번에도 계속 안전할까? 

허버트 윌리엄 하인리히(Herbert William Heinrich)는 1931년 하인리히 법칙을 발표했다. 큰 사고는 우연히 또는 어느 순간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그 전에 경미한 사고들이 반복되는 과정 속에서 발생한다는 실증적 자료를 제시한 바가 있다.

즉, 사고는 항상 사소한 것들을 방치할 때 발생한다는 것이다. 하인리히의 법칙을 교통사고 관점에서 재해석하면, 일련의 위험한 행동들이 쌓이면 결국 큰 사고가 발생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 오늘 내가 교통질서를 지키지 않아 위험했던 작은 순간들을, 그리고 내일도 오늘처럼 아무 일 없을지 장담할 수 있는지.

사소한 위험요소가 매일같이 반복되면 큰 사고를 만든다는 이러한 사실은 여러 사고 분석에서도 ‘전조증상’이라는 용어로 불리며 언제나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우리는 작고 사소한 일이라 생각하지만 무엇이든 쌓이면 무서운 재앙이 될 수 있음을 늘 인지해야 한다. 

행정안전부는 4대 불법 주·정차 관행을 뿌리 뽑기 위해 ‘주민 신고제’를 지난 4월 17일부터 시행했다. 사진은 서울시내 횡단보도에 주차된 승용차. (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행정안전부는 4대 불법 주·정차 관행을 뿌리 뽑기 위해 ‘주민 신고제’를 지난 4월 17일부터 시행했다. 사진은 서울시내 횡단보도에 주차된 승용차. (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그렇다면 왜 우리는 신호위반과 과속은 상대적으로 두려워하면서 불법주정차는 쉽사리 할까.

그것은 상대적으로 사소한 위반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은 아닐까. 신호를 어기는 것은 매우 위험하지만 주정차 금지구역에서의 주정차는 덜 위험하다고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불법주정차는 생각보다 여러 위험성을 갖는다. 운전자의 시야를 가려서 보행자의 접근상황과 전방의 도로상황을 파악하기 어렵고 도로의 통행에 지장을 줄 뿐만 아니라, 주·출차 시에도 위험을 준다.

심지어는 소방차와 같은 긴급차량의 이동과 소화활동까지 방해하게 된다. 애초에 불법주정차지역은 이러한 종합적인 판단으로 위험이 예상되는 지역을 선별해 지정한 것이다.

행정안전부는 상습적인 불법주정차를 근절하기 위해서 시급성과 위험성이 높은 4개 과제를 우선 근절 목표로 사업진행 하고 있다.

먼저 ‘소방시설 주변 5m이내 불법 주정차’ 근절로 화재발생 시 소방차진입과 소화전 확보를 위한 공간 확보에 초점을 두었다.

두 번째는 ‘교차로 모퉁이 5m이내’ 주정차 금지로 횡단보도와 우회전 시 시야확보가 안되어 발생하는 사고를 막기 위함이다. 세 번째는 ‘버스 정류소 10m’ 주정차 근절로 대중교통이용자의 안전 확보이다.

마지막으로 ‘횡단보도’ 주정차 근절로 보행자에 대한 보호와 통행방해를 막기 위함이다.

이처럼 소방차를 위한 소화전의 확보와 차량의 시야개선, 대중교통이용자 보호 및 보행자 통행지장 최소화를 목표로 시행되고 있지만, 이러한 과제는 ‘국민안전’이라는 더욱 큰 목표를 실행하기 위해 의식 전환이 필요하다.

보행자와 운전자 모두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잠재적 위험성이 있는 불법주정차지역에 대한 법규준수가 필요할 것이다. 작은 위험과 불법은 매일같이 쌓이면 큰 재앙이 될 수 있음을 우리는 꼭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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