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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으로 복귀를 넘어 선도국가로…한국판 뉴딜의 비전

김현명 명지대학교 교통공학과 교수 2020.08.27
김현명 명지대학교 교통공학과 교수
김현명 명지대학교 교통공학과 교수

왜 지금 뉴딜인가?

2020년 대한민국은 많은 사람들에게 고통스러운 한 해로 기억될 것 같다.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유행으로 전례 없는 경제 위축과 불확실성이 일상이 되는 뉴노멀(New Normal)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위한 국정과제로 제시한 것이 한국판 뉴딜이다.

뉴딜을 처음 제시한 사람은 미국의 소설가 마크 트웨인이다. 그는 1860년대 남북전쟁 이후 30여년간 미국 경제는 고속성장을 이루었으나, 이 혜택이 공정하게 분배되지 않고 사회와 경제가 병들어가는 상황을 보며 소외된 흑인이나 여성 같은 약자들을 구하기 위해서는 일시적인 도움이 아니라 근본적인 사회경제 구조를 바꾸어야 한다는 의미에서 ‘새 판 (New deal)’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였다.

이러한 주장은 이후 경제학자 스튜어드 체이스, 정치인 조지 노리스를 거쳐 1930년대 초 루즈벨트 대통령의 테네시강 유역개발 사업을 비롯한 다양한 뉴딜 정책을 통해 구현되었다.

2020년 대한민국에서 뉴딜이 가진 가치는?

남북전쟁과 고도성장, 그리고 분배의 불공정을 거쳐 독점 자본이 등장하고 종국에는 공황에 빠졌던 미국사회가 뉴딜을 통해 회생하는 과정은 6·25와 고도성장, 민주화 그리고 현재의 코로나 상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한민국과 마지막 반전을 빼고는 100여년의 시차를 두고 너무나도 닮아있다.

최근 플랫폼 기업의 시장 독점 문제나 이를 통해 파생되는 데이터 독점, 신산업의 등장에 따른 기존 산업과의 갈등과 이로 인한 고용 불안, 그리고 긱 이코노미 (Gig economy) 종사자 증가 등에서 대공황 직전의 미국 사회와 많은 부분이 겹쳐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등장한 한국판 뉴딜은 정부도 공정과 포용에 기초한 미래를 위한 새 판의 필요성을 선언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많은 국가들이 코로나 관리에 급급한 상황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위한 국가 개조 전략을  제시했다는 점 만으로도 한국판 뉴딜은 다른 나라와 차별화되는 우리 정부의 역량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그렇다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 우리 국민이 바라는 사회의 모습을 무엇일까? 필자는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지속가능한 성장을 달성하는 사회’라고 생각한다. 감염병과 같은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외부적 위협이 있더라도 개인과 기업이 정상적인 활동이 가능한 사회를 기대하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비대면 사회에서도 성장 가능한 DNA산업 중심으로 사회·경제체제를 재편하는 디지털 뉴딜과 최신 기술의 개발 및 활용을 통해 우리 사회를 저탄소 고에너지효율 사회로 전환시키는 그린 뉴딜 사업은 뉴노멀 시대 꼭 필요한 국가 사업이다. 궁극적으로 이 기술들이 확보되면 국민 생활공간의 친환경적 확대가 가능해져 감염으로부터 안전해지면서도 국민의 삶의 질은 개선되고, 국토의 균형 발전도 도모할 수 있는 기술이 확보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7월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7월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청와대)


더 적극적으로 사업의 장점을 홍보하고, 부족한 점을 보완하자


큰 틀에서 한국판 뉴딜이 균형있는 구성과 효과적인 사업 분야로 구성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뉴딜에 대한 평가가 아직은 높지 않고 우려 섞인 평가들도 존재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과정에서 많은 부분들이 보완되리라 기대하지만 다음과 같이 필자가 생각하는 보완 방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첫 번째로 DNA 산업 육성과 고용창출이 극대화되도록 개별 사업을 보완해야 한다. 데이터 댐 사업을 예로 들면 현재는 데이터를 모아 보관하는 사업의 비중이 크기 때문에 고용창출 및 파생산업 유발 효과가 명확히 보이지 않는다. 고용창출 효과가 우수한 중소·벤처 기업을 중심으로 새로운 산업 분야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데이터 결합 분석 및 활용과 같은 현재까지 활성화되지 않은 DNA 산업 분야 형성에도 균형 있는 예산 배정이 필요하다.

두 번째로는 한국판 뉴딜이 국가를 개조하는 수준의 변화를 이끌어내려면 이에 걸맞은 새로운 철학도 제시되어야 한다. 루즈벨트 대통령이 뉴딜의 핵심 사업이었던 테네시 강 유역개발에서 던진 화두는 ‘Electricity for All’이었다. 산업 생산에 기반이 되는 재화는 국가가 맡아 저렴하게 공급하겠다는 슬로건에 담긴 철학은 이후 미국의 주간(Interstate) 고속도로 건설 등에서도 큰 영향을 주었다.

전기 민영화에 맞서 공공재로 전기를 지켜낸 조지 노리스, 그를 발탁해 전 국민이 저렴하게 전기를 사용하게 만든 루즈벨트의 결단, 그리고 이에 공감한 대다수 미국 국민들의 지지가 뉴딜을 성공으로 이끈 점을 생각할 때 한국판 뉴딜도 국민을 하나로 묶는 미래를 위한 철학이 필요하다.

대표적 모범 사례로 꼽히는 개방형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 사업인 호주의 AURIN 프로젝트에서도 ‘데이터는 공공의 자산이다‘라는 철학을 사업의 핵심 배경으로 밝힌 점은 데이터 공공화의 중요성을 앞서 가는 국가들은 이미 인식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우리도 Data For All이나 DNA for All과 같은 슬로건을 통해 미래 핵심 자원인 데이터를 국가와 국민이 함께 개발하고 그 수혜를 공정히 분배하겠다는 선언을 하면 어떨까?

마지막으로 국민들이 어떤 혜택을 한국판 뉴딜에서 받을 수 있는지 구체적이고 쉽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 대다수의 국민들이 한국판 뉴딜에 큰 관심이 없는 현재의 상황은 뉴딜이 내 삶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 기대하는 국민이 많지 않다는 의미일 것이다. 160조라는 예산 규모에 걸맞은 대대적인 설명 작업이 필요하다. 실적을 통해 사업을 평가받기에는 한국판 뉴딜의 성과가 나타나게 될 시기가 너무 멀다.

한국판 뉴딜은 반드시 성공해야 될 사업이다

부동산 문제 등 정부가 풀어야 할 현안이 많은 상황에서 한국판 뉴딜의 보완까지 기대하는 것은 무리한 요구일 수 있다. 그러나 눈에 보이는 문제점들을 무시하기에는 160조로 상징되는 사업의 규모가 너무 크다. 시대적 맥락을 고려할 때 한국판 뉴딜의 적절한 등장 시점과 균형있게 배치된 3개 사업 구성 역시 이 사업에 대한 기대를 접지 못하게 한다.

하지만 다수의 국민들은 한국판 뉴딜에 대해 여전히 잘 모르고 있다. 이렇게 국민의 관심 밖에서 추진되는 대형 국책 사업 중 성공한 사례는 거의 없다. 이제라도 뉴딜사업의 가치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부족한 점이 있다면 국민들과 함께 고민하고, 뉴딜 사업의 경제 활성화 및 고용창출 효과가 극대화되도록 세부 사업의 조정에 나서야 한다.

코로나 시대 국민들이 감내하고 있는 고통 경감을 위해서라도 한국판 뉴딜은 반드시 성공해야한다. K-방역의 성공은 국민들의 인내가 만든 것이지만, 이러한 고통을 수 십 년간 반복하며 지속할 수는 없는 일이다. 한국판 뉴딜의 성공을 통해 모든 국민들의 정상 생활로의 복귀가 앞당겨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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