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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년만에 ‘미사일 주권’ 회복…의미와 과제는

2021.05.26 손한별 국방대 군사전략학과 교수
손한별 국방대 군사전략학과 교수
손한별 국방대 군사전략학과 교수

42년만의 미사일지침’ 종료 

지난 5월 21일(현지시간), 미국을 공식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은 한미 정상 공동기자회견에서 “기쁜 마음으로 미사일지침 종료 사실을 전한다”고 말했다.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도 “미국은 비확산 노력을 증진하는데 있어 한국의 국제적 역할을 평가하였다. 한국은 미국과의 협의를 거쳐 개정 미사일지침 종료를 발표하고, 양 정상은 이러한 결정을 인정하였다”고 밝혔다. 

1979년 10월 시작되어 한국의 미사일 사거리와 탄두 중량을 제한해오던 것을 완전히 해제하면서, 독자적인 방위력을 갖출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한 것이다. 

42년간 이어져 온 한미 미사일지침은 현재까지 네 번 개정됐다. 1979년 사거리 180km, 탄두 중량 500kg으로 제한하는 ‘한·미 미사일 양해각서’에 합의하면서 최초의 미사일지침이 체결되었다. 이후 북한 핵·미사일 도발이 늘면서 차츰 제약을 완화해 왔다. 첫 번째 개정은 김대중 정부 시절인 2001년 1월 최대사거리 300km, 탄두 중량 500kg 미사일을 개발해 보유할 수 있도록 하였다. 2012년 10월 2차 개정에서는 사정거리를 800km까지 확대하고, 사거리를 줄이는 만큼 탄두 중량을 늘릴 수 있는 절충(trade-off) 개념을 적용하였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두 차례 개정이 진행됐다. 2017년 11월 3차 개정에서는 탄도미사일 사거리는 기존대로 800㎞로 하되 탄두 중량 제한을 완전히 없애는 내용에 합의하였고, 2020년 7월 4차 개정에서는 우주 발사체에 대한 고체연료 사용 제한을 해제하였다. 고체연료와 하이브리드형 등 다양한 형태의 우주 발사체를 자유롭게 연구·개발하고 생산, 보유할 수 있게 된 것이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한미 미사일지침이 종료되면서 한국의 미사일 사거리와 탄두 중량에 대한 제한이 완전히 사라졌다.  

미사일지침 종료의 의미와 성과

미사일지침이 종료됨으로써 우리 군의 정보·감시·정찰 능력과 전략적 타격능력이 비약적으로 발전할 수 있게 되었다. 우선은 미사일의 사거리와 탄두 중량에 대한 제약이 사라짐으로써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을 개발할 수 있게 된 것이지만, 미사일과 관련된 모든 기술적 제약이 사라졌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번 미사일지침의 종료는 국방·군사 분야 뿐만 아니라 우리 과학기술과 산업발전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다양한 차원에서 그 의미와 성과를 확인할 수 있다. 

첫째, 정치적 차원에서 주권국가로서 자국의 방위를 스스로 책임질 수 있음을 보여줄 수 있게 되었다. 그동안 한국이 미사일지침의 테두리 내에서 미국으로부터 미사일 기술을 이전받아 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른바 “미사일 주권을 회복했다”는 평가는 아직 이른 측면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한국이 강력한 미사일 능력을 보유하게 됨으로써 한국에 대한 군사적 위협을 억제하고 대응할 수 있음을 보여줄 수 있게 된 것이다.  

둘째, 외교적 차원에서 이번 정상회담의 다른 성과들과 함께 한국의 높아진 위상을 보여주었다. 미중의 경쟁, 한반도 비핵화 협상, 코로나19 등 중대한 전환점을 맞은 한국의 외교력을 여실히 보여준 것으로, “한미동맹의 새로운 장”을 열었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한 포괄적 협력”의 기틀을 마련했다. 미사일지침의 종료는 강력한 군사적 억제력이 뒷받침된 가운데 한반도 평화구상을 재추진하기 위한 동력을 확보했다는 의미도 갖는다.

셋째, 전략적 차원에서 포괄적, 호혜적 책임동맹으로 발전하고 있는 한미동맹을 재확인하였다. 미사일지침의 수 차례 개정을 거치면서 한미동맹의 결속력과 신뢰성을 확인하였으며, 더욱 건강하고 심화된 동맹관계로의 발전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이는 한국의 군사적 능력 뿐만 아니라 비확산·국제평화에 대한 의지를 오랜 동맹국인 미국으로부터도 확인받은 것이다. 또 자강력을 증진하여 미중 경쟁 사이에서 한국의 전략적 공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넷째, 군사적 차원에서 전방위 위협을 억제하고 대응할 수 있는 핵심능력을 확보한 것이며, 우주개발의 시작점으로서 의미가 있다. 보다 먼 거리에 있는 전략목표를 타격할 수 있는 전략적 타격능력은 한국에 대한 군사적 도발을 억제하는 효과를 가진다. 뿐만 아니라 다수의 군사정찰 위성을 발사하여 현대전에 필수적인 위성정보를 확보할 수 있게 되었고, 우주 공간으로부터의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핵심기술과 우주작전 수행능력을 발전시킬 수 있는 기반도 마련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1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한미 미사일 지침 해제에 합의했음을 밝혔다. 사진은 23일 오전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 전시된 미사일. (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1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한미 미사일 지침 해제에 합의했음을 밝혔다. 사진은 23일 오전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 전시된 미사일. (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한국의 실질적 억제력 확보를 위한 과제  

2017년과 2020년의 두 차례 미사일지침 개정, 2021년 종료를 통해 완전한 미사일 능력을 갖추게 된 만큼 감당해야 할 책임과 의무도 있으며, 무엇보다 실질적 억제력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첫째 정치적 차원에서 주변국들의 불필요한 오해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주변국들의 눈치를 볼 일은 아니지만, 한국의 군사력 증강과 한미동맹의 발전에 촉각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국방부는 미사일지침 종료와 관련하여 “주변국들의 영향 등을 고려해 결정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미국의 대중국 압박에 동참하는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둘째 국방 차원에서 미사일지침 종료는 성과이기도 하면서 시작점으로서의 의미를 가진다. 미사일은 사거리나 탄두 중량이 핵심적인 기술이기는 하지만, 타격목표에 대한 감시정찰과 정보분석 능력, 충분한 피해를 줄 수 있는 파괴력, 상대의 미사일방어망을 침투하기 위한 빠른 속도, 다양한 투발 플랫폼 개발 등 관련 기술을 함께 확보해야만 실질적인 억제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는 27일 국방과학연구소가 강원도 삼척에서 미사일 탐지 및 계측과 관련한 동해시험장 준공식을 개최하는 것도 이같은 필수능력을 갖추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이해된다. 

셋째 군사작전 차원에서는 실제 미사일 전력을 운용하기 위한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다. 미사일 작전을 기획하고, 미사일 운용교리를 마련하고, 타격계획을 작성하며, 연습 및 훈련을 통해 준비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각 군의 미사일 전력을 통합 지휘할 수 있는 체계나 조직, 결정적인 속도와 압도적인 작전템포를 유지하기 위한 지휘통제통신체계, 미사일 자산을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방호체계도 함께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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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정책브리핑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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