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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UAE의 'AI 분야 전략적 협력'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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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과 아랍에미리트(UAE)가 AI 분야에서 전략적 협력을 체결함에 따라, 양국 간의 관계가 새로운 차원으로 도약하고 있다. 이번 협력은 단순한 MOU 차원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매우 구체적인 실천 방향과 향후 양 국가가 글로벌 AI 거버넌스 체제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를 들여다볼 수 있는 전략적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UAE는 국가 차원에서 AI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 중이며, 2031년까지 세계 AI 선도국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최대 5기가와트 규모의 AI 데이터센터(AIDC)를 기반으로 하는 인프라 강국이 되고자 하며 이를 기반으로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에서 AI 허브 국가의 위상을 차지하고 싶어 한다. 이를 위해 오픈AI, 엔비디아, 오라클, 소프트뱅크 등의 해외 기업과 UAE G42의 주도로 아부다비 첨단기술위원회(AIATC), MGX 등이 참여 협력하는 방안으로 시작했다.

그러나 AIDC에는 이 외에도 많은 기술이 필요하고 이를 모두 미국 기업이나 투자사에 의존하는 것보다는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있는 한국이 기술 협력 국가가 됨으로써 양국이 원하는 바를 보다 명확히 실현할 수 있는 기반을 닦은 것이다.
이번에 체결한 '전략적 인공지능 협력 프레임워크'는 30조 원 규모의 초기 투자를 하는 스타게이트 UAE 프로젝트에 한국이 AI 기술 협력 파트너가 되며 AIDC 건설과 에너지 인프라 구축의 핵심 파트너가 되기로 한 것이다.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은 인터뷰를 통해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는 일단 메모리 수급이 중요하고, 한국의 원전(바라카 원전 전력), 송배전, ESS, 건설, 냉각, 전력기기, AI 설루션 기업이 대거 참여할 기회가 생긴 것이다.
또한 로봇 기술 등을 접목해 생산성을 올리는 피지컬 AI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제조업 기반이 부족한 UAE로서는 한국 첨단 제조 시설을 기반으로 하는 피지컬 AI 기술 확보를 꾀하는 것이다. 더군다나 지난 경주 APEC 기간 중 엔비디아는 한국 기업과 협력하기 위해 정부를 포함해 총 26만 장의 첨단 GPU를 향후 우선 공급하기로 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한국이 피지컬 AI의 중심 국가로 도약할 기회를 얻게 된 것이다.
이 영역에서는 한국의 부산항과 UAE의 칼리파항을 시범 프로젝트로 삼아 피지컬 AI를 도입한 AI 항만 해결책을 공동 개발하겠다는 것이 눈에 띈다. 이 프로젝트에는 한국의 IoT, AI 설루션, 에이전트, 로봇 관련 하드웨어·소프트웨어 기업이 참여하며, 이를 공동 합작 투자(JV) 형태로 아프리카 등 제3국으로 수출하는 것을 목표로 함으로써 단순히 두 나라의 협력에 머물지 않고 결과를 바탕으로 세계 시장 진출을 함께하겠다는 사업 목표를 갖고 있다.
이 영역을 리딩하는 싱가포르나 네덜란드 로테르담 항구의 자동화 기술 수준을 넘어서서 피지컬 AI를 기반으로 하는 차세대 항만 설루션을 이끌겠다는 야심이다. 특히 UAE가 여러 나라의 항만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매우 현실적인 결과를 얻어낼 수 있다.
반도체 분야 역시 UAE 입장에서는 엔비디아에 대한 종속성을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서 한국의 팹리스 반도체 회사들이 현재 개발하는 NPU에 대한 실증을 통해 대규모 수요처 확보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게 되었다. 앞으로 100메가와트급의 AIDC에서 추론을 위한 NPU 검증이 이루어질 수 있다. 이는 그동안 중동 지역을 방문하면서 시장 개척을 하고자 했던 국내 AI 반도체 회사들에 커다란 힘이 될 것이다.
이번에 주목할 부분은 특사단이 G42 CEO와 만나 협력 방안에 대해 깊이 있는 논의를 했다는 점이다. G42는 아부다비 왕실의 핵심인물이자 UAE의 국가 안보 고문으로 있는 셰이크 타흐눈 빈 자예드 알 나흐얀이 대주주로 있는 기업이다. 셰이크 타흐눈은 UAE 대통령 무함마드 빈 자예드(MBZ)의 동생이며 UAE의 광범위한 투자 제국(1조 5000억 달러 규모)을 소유한 아부다비의 가장 강력한 인물 중 한 명이다. G42는 사실상 UAE 왕실의 강력한 지원과 통제 아래 있는 국영 AI 기업으로, UAE의 국가 AI 전략을 실현하는 핵심 주체이며 그동안 국내 기업이 만나기 어려웠던 기업이기 때문에 큰 의미가 있다.
CEO 펑 샤오(Peng Xiao)는 마이크로스트래티지 고위 임원 출신이고 마이크로소프트, 오픈AI, 오라클, 메타 등의 빅 테크와 협력을 추진하는 실무 책임자로 글로벌 기술 및 비즈니스 리더이다. 그는 왕실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으면서 AIATC 위원, MBZUAI(AI 대학교)의 이사, MGX의 이사이다.
11워 20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하정우 AI미래기획 수석이 펑 샤오 CEO와 만나 면담을 나눈 것도 매우 의미 있는 일이었다. 배경훈 부총리는 이 면담을 통해 양국이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구체적인 상호 협력 프로젝트를 발굴하기로 하는 등 경제·기술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그래서 UAE의 AI 전략을 총괄하는 G42와의 전략적 협력은 단순한 MOU가 아니라 국가 대 국가(G2G) 차원의 프레임워크 합의라고 평가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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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작성한 '전략적 AI 협력 프레임워크'는 대한민국 국가AI전략위원회와 아부다비 AI 및 첨단 기술위원회(AIATC) 간에 체결한 것으로 AI 기술 및 애플리케이션의 개발, 채택, 상업화, AI 인프라 구축, 관련 공급망 역량 확대를 포함하여 양자 간의 협력을 포괄적으로 심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상호 교환한 MOU 내용을 보면 AI 관련 투자, 인프라 구축, AI 공급망 확대, AI 및 첨단 기술 채택 가속화, AI 연구 개발 등의 전 영역에서 협력을 추진할 것이고 이를 위한 워킹 그룹을 구성해 담당자를 지정하며, 공공 및 민간 부문, 학술 기관 등의 관련 주체들의 참여를 수용할 것이라고 한다.
이번 협력 프레임워크를 통해 우리는 중동 및 글로벌 시장 진출 교두보를 확보해 한국 AI 기업과 기술이 중동 및 인근 지역으로 확산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AI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응용 분야에서 실증 기회를 얻을 것이며, 기술 상용화 및 글로벌 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것이다. 일자리와 인재 측면에서는 국제 협력 프로그램을 통해 차세대 AI 인재 양성 및 일자리 창출에 긍정적 영향을 예상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UAE의 투자 능력과 지역에서의 리더십을 기반으로 글로벌 AI 거버넌스 논의에서 다양한 글로벌 이슈에 대한 우리의 국제적 입지가 강화될 수 있고 정책 협력을 이루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지난번 에이펙 총회 결과로 아시아태평양 AI 센터를 한국에 유치하기로 한 것과 연계해 한국이 글로벌 거버넌스와 정책 설정에 갖는 위치를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한국과 UAE의 AI 분야 전략적 협력은 단순한 기술 교류를 넘어, 양국의 경제·사회 전반에 긍정적인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기대한다. 미래 성장동력 확보, 글로벌 경쟁력 제고, 그리고 국제적 AI 거버넌스 논의 주도 등 다양한 측면에서 그 의미가 크다. "이번 정상회담은 단순한 우호 과시를 넘어 양국이 실질적인 경제동맹으로 나가기 위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한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의 말은 적어도 AI 분야에서 깊은 의미를 갖고 있다.
◆ 한상기 테크프론티어 대표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1회 졸업생으로 1980년대 카이스트에서 인공지능 주제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삼성종합기술원, 삼성전자 등에서 활동했으며 1999년 벤처포트 설립, 2003년 다음커뮤니케이션(현 카카오) 전략대표와 일본 법인장을 역임했다. 카이스트와 세종대 교수를 거쳐 2011년부터 테크프론티어 대표를 맡고 있다. 데이터 경제 포럼 의원, AI챌린지 기획, AI데이터 세트 구축 총괄 기획위원 등을 역임했다. 대표 저서로는 <AGI의 시대>, <AI 전쟁 2.0>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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