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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크코리아의 글로벌 전략

이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순방이 갖는 전략적 가치

2026.03.02 백우열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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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순방은 단순한 친선 외교가 아니다…이번 순방이 신남방정책 2.0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 글로벌 톱10 코리아의 자신감과 피크코리아의 두려움이 혼재하는 지금, 안보 컨버전스 시대에 동남아시아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백우열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백우열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재명 대통령이 3월 1일 싱가포르를 시작으로 필리핀을 잇달아 방문한다. 한국은 최근 두 나라를 연달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키며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 거점으로 끌어올렸다. 

이번 순방은 단순한 친선 외교가 아니다. 2020년대 중반, 군사·경제·과학기술 안보가 서로 수렴하는 '안보 컨버전스' 현상이 글로벌 질서를 재편하고 있다. 미·중 전략 경쟁이 반도체, 인공지능(AI) 등 각종 첨단기술 제재로 심화되면서 경제와 기술이 안보의 핵심 변수가 됐고, AI 기반 유무인복합전투체계(MUM-T)처럼 최첨단 무기가 이중용도 기술에 기반하면서 세 영역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 이 안보 컨버전스의 맥락에서 필리핀과 싱가포르는 각각 고유한 전략적 가치를 지닌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일 싱가포르 한 호텔에서 열린 동포 만찬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일 싱가포르 한 호텔에서 열린 동포 만찬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싱가포르는 과학기술안보와 군사안보의 교차점이다. 양국은 미·중 AI 독점 구도에 맞서 AI 주권(Sovereign AI) 확보라는 공동 목표를 공유한다. 현 정부의 'All in AI' 전략과 싱가포르의 국가 AI 전략 2.0, 'AI for Fun'이 만나는 접점에서, 양국은 디지털 협력 MOU와 디지털 통상협정(KSDPA)을 체결하며 AI 공동연구, 안전성 가이드라인 공동 개발에 나섰다. 

글로벌 AI 지수 3위인 싱가포르는 프랑스, UAE, 캐나다와 함께 한국이 반드시 연대해야 할 AI 기술 동맹 후보다. 군사 분야에서도 중동·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기존 공급선이 불안해진 싱가포르가 한국산 전차, 자주포, 드론 도입을 검토하며 방산 다변화의 문이 열리고 있다.

필리핀은 군사안보와 경제안보의 교차점이다. 한국은 필리핀 전체 무기 수입의 33%를 차지하는 최대 공급국이다. FA-50 전투기는 2017년 마라위 전투에서 '게임 체인저'로 호평받은 뒤 2025년 12대 추가 계약이 체결됐고, 호세 리잘급 호위함의 운용 만족도를 바탕으로 HDF-3200 호위함 2척 재계약도 이뤄졌다. 

FA-50에서 KF-21로, 초계함에서 호위함으로 이어지는 점진적 능력 확대 전략이 작동 중이다. 필리핀은 향후 10년간 48조 원 규모 추가 무기 도입의 첫 번째 공급자로 한국을 지목했다. 남중국해 분쟁 속 군 현대화가 절실한 필리핀과, 방산을 피크코리아 극복의 신성장 동력으로 삼는 한국의 구조적 윈윈이다. 경제안보 차원에서도 바탄 원전 재가동 협력, 니켈·구리 공급망 공동 개발을 통해 한국의 에너지·광물 다변화 전략과 필리핀의 자원 산업화 목표가 정확히 맞물린다.

필리핀은 올해, 싱가포르는 내년 아세안 의장국이다. 신남방정책 이후 충분히 이어가지 못한 대동남아 외교의 동력을 되살릴 적기다. 한국은 지금 미국과 중국 양쪽으로부터 경제·기술·군사안보 압력이 점증하는 위기에 처해있다. 

동남아시아가 이 두 강대국을 대체할 수는 없지만, 3대 안보 컨버전스 축에서 한국의 국가역량을 실질적으로 강화할 지역 파트너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번 순방이 신남방정책 2.0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 글로벌 톱10 코리아의 자신감과 피크코리아의 두려움이 혼재하는 지금, 안보 컨버전스 시대에 동남아시아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백우열

◆ 백우열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UCLA 정치학 박사로 혁신 과학 시대의 정치적 新舊 난제에 천착하는 융복합정치학자다. 국내·국제정치의 상호작용, 글로벌 안보컨버전스, AI 정치와 정책을 연구한다. 주요 저서로는 <피크코리아(Peak Korea)>가 출간됐으며, 그 국제편에 해당하는 <세계에서 한국은 얼마나 쓸모있을까?>를 집필 중이다. 또한 <Global Expansion of Korea's Defense Industry>는 2026년 출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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