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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싱가포르 AI 동맹, '글로벌 AI G3' 향한 전략적 승부수

'AI 대항해 시대', 한·싱가포르 함께 돛 올리다
인공지능(AI)은 이제 기술 경쟁의 차원을 넘어 국가 전략과 외교 의제의 핵심으로 부상했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 특히 싱가포르 방문에서 대통령이 천명한 'AI 대항해 시대'의 비전은 이러한 시대적 흐름을 가장 명확하게 관통한다. AI는 더 이상 특정 산업의 혁신 도구가 아니라, 국가 경쟁력의 구조를 근본적으로 재편하는 핵심 자산이자 미래 산업의 새로운 항로를 결정짓는 나침반이기 때문이다.
이번 순방을 통해 양국은 단순히 우호를 확인하는 수준을 넘어 정부와 연구기관, 민간 기업을 잇는 촘촘하고 다층적인 협력의 틀을 공고히 했다. 국내 우수 연구기관과 싱가포르 명문 대학 간의 공동 연구는 물론, 자율주행 및 공공안전 AI 분야 혁신 기업들이 체결한 양해각서(MOU)는 그 의미가 남다르다.
이는 대한민국이 보유한 AI 설루션이 글로벌 테스트베드에서 검증되고 실질적인 생태계 연계로 이어지는 중요한 토대를 마련한 것이기 때문이다.

왜 싱가포르인가? 세계 1위의 '준비'와 한국의 '역량' 만나다
그렇다면 수많은 국가 중 왜 싱가포르인가? 그 해답은 국제통화기금(IMF)이 발표한 '2024 인공지능 준비도 지표(AIPI)'에서 찾을 수 있다. 싱가포르는 174개국 중 세계 1위를 기록하며 AI가 경제 전반에 확산될 수 있는 최적의 토양을 갖췄음을 증명했다. 2014년 '스마트 국가 이니셔티브'부터 2019년 '국가 AI 전략(NAIS) 1.0'에 이르기까지, 싱가포르는 기술을 기다리는 대신 제도와 정책으로 먼저 길을 닦아온 '준비된 파트너'다.
이러한 싱가포르의 강점은 한국과의 협력에서 독보적인 시너지를 창출한다. 양국의 협력은 '세계적 수준의 AI 역량과 탄탄한 하이테크 제조 기반을 갖춘 한국'과 '글로벌 비즈니스 허브이자 최첨단 디지털 인프라를 보유한 싱가포르'가 만난 상호보완적 기술 동맹이다. 여기에 소형모듈원전(SMR) 협력 MOU와 디지털 통상 강화가 더해지며, AI를 구동하기 위한 에너지 인프라부터 제도적 틀까지 아우르는 '미래 산업 패키지 협력'이 완성됐다.
'한-싱 AI 얼라이언스'와 글로벌 모펀드: 성장의 엔진 달다
특히 이번 순방에서 추진하기로 한 '한-싱 AI 얼라이언스'와 정부 최초의 '글로벌 모펀드' 조성은 협력의 실질적 동력이 될 것이다. 2030년까지 3억 달러 규모로 조성될 모펀드는 양국의 유망 AI 스타트업이 자본의 장벽 없이 글로벌 시장으로 뻗어 나갈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이 될 전망이다.

이는 단순히 하드웨어를 공급하거나 기술을 교류하는 차원을 넘어선다. 공공 안전과 혁신 분야의 공동 대응부터 차세대 AI 원천기술 연구, 나아가 미래 인재 교류까지 협력의 범위를 전방위적으로 넓혔다. 한국의 강점인 반도체와 로보틱스 기술이 싱가포르의 글로벌 네트워크 및 자본력과 결합할 때, 양국은 AI 산업의 전주기 생태계를 함께 구축하고 글로벌 시장을 공동 공략하는 강력한 파트너가 될 것이다.
글로벌 AI G3 향한 '제3의 길'
현재 글로벌 AI 시장은 미·중 중심의 패권 경쟁이 치열하다. 이러한 구도 속에서 한-싱가포르 협력은 우리가 나아갈 '제3의 길'을 제시한다. 급성장하는 동남아시아(ASEAN) 시장을 거점으로 우리 AI 설루션이 확산되고, 글로벌 AI 표준과 규범 형성 과정에서 양국이 공동의 목소리를 냄으로써 다극화되는 글로벌 질서 속에서 실질적인 영향력을 확보하는 전략이다.
물론 이번 성과가 내실 있는 결실로 이어지기 위한 과제도 분명하다. 체결된 협력이 단기적 이벤트에 그치지 않도록 실제 R&D 성과로 이어지는 후속 실행력이 필요하며, 양국의 청년들이 자유롭게 오가는 인적 교류 시스템이 안착해야 한다. 데이터 활용의 효율성과 AI 윤리 및 안전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신뢰 기반의 협력 모델 정립도 병행돼야 할 과제다.
AI 협력은 단순히 기술적 계약을 맺는 일이 아니라, 미래 산업의 질서를 함께 설계하는 거대한 여정이다. 세계에서 가장 준비된 AI 국가인 싱가포르와 함께 다진 'AI 대항해 시대'의 닻이 우리 기업과 인재들의 경쟁력으로 치환될 때 대한민국은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 AI 생태계의 명실상부한 주도국으로 거듭날 것이다. 이번 순방이 다진 협력의 토대 위에서 대한민국 AI의 새로운 미래가 활짝 열리기를 기대해 본다.
◆ 김익재 한국과학기술연구원 AI·로봇연구소장
서울대학교 전기·컴퓨터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현재 KIST AI·로봇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그동안 인공지능·로봇 분야 연구를 수행하며 국가 과학기술 전략 수립과 대형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이끌어 왔다. 인공지능 기반 영상인식, 선별 및 전역 관제 등 다양한 AI 분야에서 다수의 원천기술을 개발해 산업 및 공공 영역에 확산시켰다. 과학기술 발전과 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한 공로로 석탑산업훈장을 수훈했고, 공학한림원 젊은 공학인상과 KIST 미래재단 석학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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