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인메뉴 바로가기
힘내라 대한민국! 끝내자 코로나19! / 코로나19 예방접종 공식누리집 바로가기 / 대한민국 대전환 한국판 뉴딜 힘내라 대한민국! 끝내자 코로나19! 코로나19 예방접종 공식누리집 바로가기 대한민국 대전환 한국판 뉴딜

img-news

콘텐츠 영역

거슈윈의 썸머타임

[클래식에 빠지다] 재즈에 클래식을 접목시켜 세계적으로 대중화시킨 조지 거슈윈

2021.06.06 김상균 바이올리니스트

올해 그래미어워드(GRAMMY Award) 오페라부문 시상식은 뉴욕메트로폴리탄(The Metropolitan Opera) 의 <포기와 베스(Porgy and Bess)>가 차지했다.

이 작품은 미국 작곡가 조지 거슈윈(George Gershwin)의 오페라로, 한두 명의 단역을 제외한 공연진이 모두 흑인이어서 자주작품으로 올리기 쉽지 않고 또 미국이 아니면 원작을 접하기가 어려운 공연이기도 하다.

몇 해전 시카고에서 시카고리릭 오페라단의 공연으로 관람한적이 있었는데, 우리가 잘 아는 곡 중 하나인 “썸머타임(Summertime)”은 <포기와 베스>에 나오는 아리아 중 하나이며 오페라 전체에서 3번 정도 나온다. 

영화음악이나 광고에도 자주 사용되는 이 곡은 위대한 재즈싱어인 엘라 피츠제랄드(Ella Fitzgerald)와 루이 암스트롱(Louis Armstrong)의 목소리로 처음 들었던 기억이 난다.

전반적으로 흐르는 우울한 듯 한스럽기까지 한 서정성이 느껴지는 이 곡은 오페라배경이 된 한 여름 사우스캐롤라이나의 빈민촌 바닷가와 어울려 더욱 더 매력적이다.

한편 작품의 배경인 사우스 캐롤라이나 지역은 마가렛 미첼(Margaret Mitchell)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배경으로도 알려져 있는데, 흑인노예의 노동력을 착취해서 면화수출 등의 사업으로 경제활동을 했고 이후 노예해방전쟁으로 알려진 미국 남북전쟁의 도화선이 된 지역이기도 하다.

뒤보스 헤이워드(DuBose Heyward)의 소설 <포기(porgy)>를 기반으로 작곡된 <포기와 베스>는 거슈윈의 다양한 명곡들로 채워져 있는데, 개인적으로 비극적인 오페라의 내용보다 거슈윈의 곡들이 더 기억에 남는다.

거슈윈은 클래식에 재즈적 요소가 가미된 미국적이면서 독창적인 작품을 많이 썼는데, 그의 삶과 이후 미국 클래식음악에 미친 영향에 관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2009년 2월 25일 워싱턴의 백악관 이스트 룸에서 가수 스티비 원더의 ‘미국회 도서관 거슈윈 대중음악상’ 수상을 축하하고 있다. 거슈윈상은 미 의회도서관이 대중음악 분야의 최고 음악가에게 주는 상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2009년 2월 25일 워싱턴의 백악관 이스트 룸에서 가수 스티비 원더의 ‘미국회 도서관 거슈윈 대중음악상’ 수상을 축하하고 있다. 거슈윈상은 미 의회도서관이 대중음악 분야의 최고 음악가에게 주는 상이다. (사진=저작권자(c) EPA/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거슈윈과 재즈의 시대

조지 거슈윈은 미국 뉴욕의 브루클린에서 러시아 계 유태인 이민자의 아들로 태어나 10대에는 정식적인 음악교육은 받지 못했지만 형의 피아노를 사용해 음악공부를 시작했다.

그리고 16세에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유명악보 출판사나 극장에서 피아노를 연주하며 음악생활을 시작했는데, 전문적인 작곡가로 활발하게 활동하기 시작한 시기는 그가 20대인 1920년대부터이다.

당시 미국은 1차세계대전 이후 호황기를 맞고 있었는데, 스콧피츠제랄드(F. Scott Fitzgerald) 의 소설 <위대한 게츠비>에서는 물질적인 풍요와 대조적으로 정신적 빈곤과 시대의 불안함이 있었던 이 시기를 잘 그리고 있다.

당시 미국의 젊은 세대들은 잃어버린 자아의 상실감으로 향락에 빠져들었고, 정신적 공허함을 술과 재즈, 파티로 채워나갔다. 미국의 1920년대를 금주법의 시대라고 하지만 동시에 재즈의 시대라고도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편 재즈(JAZZ)는 아프리카 계 미국흑인들의 전통적인 리듬인 블루스(Blues)와 렉타임(Ragtime)에 클래식적인 악기와 요소를 결합해 탄생한 미국의 독특한 장르 음악이다.

20대 초반의 거슈윈은 뮤지컬 코미디 라라루실(La La Lucille)과 스와니(Swanee)로 큰 히트를 쳤다. 이후 당시 재즈의 제왕으로 군림하던 폴 화이트먼(Paul Whiteman)에게 인정받아 심포니 재즈를 작곡하는데, 1924년에 <랩소디 인 블루(Rhapsody in Blue)>를 작곡해 많은 인기와 호평을 받게 됐다.

또한 클래식적인 작곡의 깊이를 더하기 위해 프랑스 작곡가 모리스 라벨(M.Ravel)을 찾아가 배움을 간청하기도 했지만, 재즈를 통해 이미 자신만의 독특한 음악을 만들고 있었던 그에게 자신의 도움은 필요하지 않다고 거절했다고 한다.

1925년 봄에 거슈윈은 파리를 여행한적이 있는데 그곳에서 영감을 받아 <파리의 미국인>이란 작품을 발표해 또 한번 센세이션을 일으켰고, 20세기폭스사로부터 제안을 받아 영화음악에도 진출했다.

그리고 미국의 전통적 멜로디와 재즈오페라의 열망으로 1935년도에는 <포기와 베스>를 작사가인 형과 소설가 뒤보스 함께 작업해 선을 보였는데, 초연에는 실패했다고 한다. 아마 인종차별과 보수적인 사회분위기에 흑인들만 출연하는 오페라는 당시로는 아직 받아들이기 어려웠지 않았을까 싶다.

오페라 <포기와 베스>의 초연 이후인 2년뒤 거슈윈은 안타깝게도 뇌종양으로 세상을 떠나게 되는데, 아직은 젊은 나이였던 38살에 생을 마감한 거슈윈이 좀더 살아서 많은 작품을 남겼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 작품의 영향력

20세기 초반 재즈는 유럽으로 건너가서 많은 작곡가들에게 영감을 주었는데, 거슈윈이 스승으로 배우고자 했던 라벨도 그의 바이올린 소나타 중 한악장은 블루스의 리듬과 색채를 사용했다.

또한 이고르 스트라빈스키나 쇼스타코비치 등도 즉흥적인 재즈에 영감을 받았는데, 이런 재즈를 가장 미국적이면서 클래식적으로도 확대시킨 인물이 거슈윈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의 음악을 듣다 보면 어떤 이질감 없이 자연스럽게 물 흐르는 듯하게 느껴지는데, 아는 만큼 들리게 되는 이전의 클래식과 달리 즉흥적이고 본능적인 요소를 결합한 그의 음악은 보다 쉽게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었고 미국의 클래식음악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

미국이 자랑하는 작곡가중하나인 아론 코플랜드(Aaron Copland)의 피아노 협주곡을 들어보면 거슈윈 처럼 재즈적인 느낌을 찾아볼 수 있고, 사뮤엘 바버(Samuel Barber)역시 영감을 받은듯하다.

이후 번스타인이나 쉰필드(Paul Schoenfield)까지 재즈적 요소를 클래식에 결합한 작곡가들은 거슈윈의 선구자적인 업적에 영향을 받았으리라 짐작된다.

특히 그의 오페라 <포기와 베스>는 오페라가 아닌 연극이나 뮤지컬로도 다양하게 재탄생 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유치진의 연출로 우리말로 공연된 첫 외국 뮤지컬작품이 <포기와 베스>로 알려졌다.

2016년 7월 독일 드레스덴의 셈페로 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한 조지 거슈윈의 <포기와 베스> 실황 장면.
2016년 7월 독일 드레스덴의 셈페로 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한 조지 거슈윈의 <포기와 베스> 실황 장면. (사진=저작권자(c) EPA/BRITTA PEDERSEN/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독창성

피카소의 라이벌이자 20세기 미술에 큰 획을 그은 색채의 마술사 앙리 마티스(Henri Matisse)는 폐색전증으로 몸이 안 좋아지자 더 이상 붓을 들고 오래 작업할 수 없음을 깨닫고 새로운 방식으로 작업을 해나갔다.

이른바 ‘컷 아웃’이라 불리는 방식으로, 종이에 과슈물감으로 색을 입힌 후에 가위로 오려서 그림에 붙이는 작업을 했는데, 1947년에 이러한 방식으로 완성한 작품집에 마티스는 ‘재즈’라는 이름을 붙여줬다.

이는 아마도 자신이 색종이를 오려서 붙인 작품이 마치 재즈처럼 독창적이고 즉흥적인 영감을 받은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해서 이름을 붙인 듯하다.

이처럼 재즈라는 독창적인 장르의 음악을 클래식에 접목시켜 세계적으로 대중화시킨 거슈윈의 영향으로 이제 재즈는 지역적 한계를 넘어 클래식뿐만이 아닌 다른 장르의 음악과도 결합하며 발전해 나아가고 있다.

또한 여러 예술가들이 그렇듯 거슈윈의 작품 역시 그가 살아온 시대를 관통하고 있는데, 20세기초 세계대전과 스페인독감, 호황과 공황을 모두 겪은 치열한 시대를 살았던 거슈윈의 인생은 한 여름 뜨거웠던 시대의 ‘썸머타임’에 비유하고 싶다. 

우리의 창작 오페라인 발레 <심청>이나 뮤지컬 <명성황후> 등 우리만의 독특한 문화를 잘 살린 깊이 있는 작품들도 많이 나오고 있는데, 이제 남은 건 거슈윈이 성공한 세계화가 아닐까?

언젠가 우리만의 <포기와 베스>가 나오길 기대하며 가까운 미래에 우리의 썸머타임 또한 다가오고 있음을 확신한다.

☞ 추천음반

첫 번째로 올해 그래미어워드를 받은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단의 <포기와 베스>를 추천한다. 또 피아노 협주곡인 <랩소디인 블루>는 뛰어난 연주자가 많지만 미국출신 피아니스트 얼 와일드(Earl Wild)의 피아노로 들어보시길 권하겠다.

재즈광인 영화감독 우디 앨런(Woody Allen)의 작품 중 <맨하튼(Manhattan)>의 OST 또한 거슈윈의 주옥 같은 작품들이 수록되었다. 주빈메타의 지휘로 뉴욕필하모닉이 연주했는데 편곡 또한 매우 아름다워서 개인적으로 꼭 들어보셨으면 하는 앨범이다.

또 다른 작품 <파리의 미국인(An American in Paris)>은 지휘자이자 피아니스트인 레너드 번스타인(L.Berstein)과 앙드레 프레빈(Andre Previn)의 연주도 좋다.

20세기 최고의 바이올리스트인 야사 하이페츠(Jascha Heifetz)가 포기와 베스를 바이올린과 피아노반주로 편곡한 작품도 있는데 색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끝으로 클래식 앨범은 아니지만 엘라 피츠제랄드(Ella Fitzgerald)와 루이 암스트롱(Louis Armstrong)의 듀엣으로 발매된 <포기와 베스> 앨범은 거슈윈 음악의 진수를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김상균

◆ 김상균 바이올리니스트

서울대 음대 재학 중 오스트리아로 건너가 비엔나 국립음대와 클리블랜드 음악원 최고연주자과정 최우수 졸업. 이 후 Memphis 심포니, Chicago civic오케스트라, Ohio필하모닉 악장 등을 역임하고 London 심포니, Royal Flemisch 심포니 오디션선발 및 국내외 악장, 솔리스트, 챔버연주자로도 활발히 활동 중이다. eigenartig@naver.com

공공누리가 부착되지 않은 자료는 담당자와 사전에 협의한 이후에 사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아~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