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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복지·금리조절…영국도 ‘집값잡기’ 골몰
무주택자가 된 존스씨는 런던에서 기차로 1시간 거리 떨어진 엡섬(Epsom)의 공공주택을 임차해 월세를 내고 살다가, 간호사인 부인을 만나 은행 융자로 살고 있는 집을 시장 가격보다 30% 싼 가격에 매입한 것이다. 존스씨는 1980년 대처총리 시절 저소득층의 주택 구입을 지원하기 위해 만든 주택법의 혜택을 받은 경우로 지난 26년간 무주택 임차인에게 분양된 영국의 공공임대주택은 173만채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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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균 집값이 전국에서 가장 비싼 런던 근교 서레이에 수영장 딸린 농촌 주택. |
전세계적으로 저금리 시대를 맞아 집값이 상승하는 나라가 많다. 은행에서 대출된 돈들이 부동산에 몰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작년 한해 영국의 전국 평균 집값이 9% 상승한 반면, 발트 3국의 하나인 라트비아의 수도 리가는 작년 9월 이후 지난 1년간 무려 39% 상승했다. 영국사람들이 해외에 2번째 집을 구입하고 싶어하는 나라 중 하나인 불가리아는 19%, 덴마크 17.8% 올랐다.
그렇다고 모든 나라의 부동산이 호황인 것은 아니다. 작년 초까지 연20% 오르던 홍콩이 지난 1년간 2.6% 하락했고 독일, 일본 및 포르투갈도 집값이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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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또는 수 년 안에 떨어질 것이다는 전 재무장관 보좌관을 지낸 대비드 밀러씨의 경고나, 그리고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의 2차례에 걸친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처음으로 내집을 마련하거나, 투자수단으로 2번째 집을 사려는 영국 사람들의 심리를 아직 잡지 못하고 있다.
올해 집값이 1988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이자 더 오르기전에 ‘마이홈’을 가지려는 200여만 명의 무주택자들이 대출금을 20~30년 걸쳐 장기상환하는 모기지론으로 주택구입에 나섰고, 동포사회도 주택 구입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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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전통 빅토리아 하우스 |
집값폭등에 대응해 영국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은 올해 8월, 11월 두 차례에 걸쳐 대출금리 기준율을 4.5%에서 5%로 인상, 집값 상승세를 막으려 했다. 그러나 약효가 없어, 내년 2월 금리추가 인상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머빈 킹 영란은행장도 현재의 집값수준은 설명하기 어려운 높은 가격이라고 말했는데, 부동산 전문가들은 현재 집값이 15~30% 과대평가된 것으로 보면서도 앞으로 4년간 부동산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은 30%정도로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평가했다.
‘96년에 6만2000 파운드하던 영국 평균 집값이 작년말 16만 5000 파운드로 뛰더니 급기야 올해 말 20만 파운드를 훌적 넘어설 추세이다. 10년간 집값이 3배 상승한 셈이다.(연 평균 11% 상승)
가족 휴가용이나 재산투자용으로 해외에 두번째 집을 사두는 영국사람들도 2004년 7월 25만 명이던 것이 지난 2년간 45%가 증가, 올해 말 8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영국인들이 주택 가격의 10%정도(외국인은 30%)만 있으면 나머지는 장기상환 대출금으로 영국 내는 물론 해외 주택도 쉽게 살 수 있다. 문제는 실질가계소득에서 대출금 상환의 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지난 6월말 일간신문 데일리 익스프레스지는 5월 신규 모기지론이 300억 파운드나 대출돼, 전체 영국 국민들의 모기지가 1조 파운드를 돌파했으며, 부동산 붐이 가라않을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1조 파운드의 모기지는 영국 국민총생산(GDP) 1조2000만 파운드에 육박하는 것이다. 이것은 연금, 세금을 공제한 영국 일반가정의 실질소득 월 1700 파운드 가운데 모기지 원금 및 이자의 월 상환액이 700파운드로 소득의 42%를 주택융자금을 갚는데 지출해야 하는 것을 뜻한다.
모기지를 완전히 상환한 600만 명을 제외한 대부분 영국인들은 금리가 추가 인상되는 내년에는 더욱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으면 안 된다. 옥스포드 등 대학들의 연간 등록금이 작년 1000 파운드에서 올해 3000 파운드로 인상되자, 약 1만5000명의 저소득 가정의 자녀들이 대학진학을 포기하는 슬픈 사연들도 많았다.
영국의 집값이 오르는 데는 여러 요인이 있으나 까다로운 건축규제로 인해 주택 수요에 비해 공급이 많이 부족한 데 근본 원인이 있다. 1993~2003년(10년)간 민간분야 주택공급이 이전 10년간(1983~1993년) 보다 12% 이상이나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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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런던 중심가 스위트 방 2개 고급 빌라 60억원. 러시아 등 외국부자들이 30억원하던 것을 최근 몇년사이 2배로 올려 놓았다. |
그 이외에 올해 주택수요가 급증한 이유로는 세계의 금융허브로 발전한 런던금융가(The City)가 작년 호황으로 연말 펀드매니저 등 3000명에게 100만파운드 (18억원) 이상의 보너스를 지급한 일, 작년 EU에 신규 가입한 폴란드 등지에서 20만명의 입국이민이 순증한 점, 독신자의 증가 및 미국·러시아·인도의 부호들과 중동의 오일머니들이 런던의 고급주택을 매입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더욱이 런던은 부동산 폭락의 가능성이 낮고, 주택 한 채의 경우 양도소득세가 없으며, 외국인도 자유로이 외환을 들여올 수 있는 점, 그리고 금년에도 런던금융가의 호황으로 연말 보너스 총액이 100억 파운드(약 20조원) 이상 뿌려질 것이라는 소문, 2012년 런던 올림픽 특수 등 요인도 최근의 런던의 주택 시장을 달아오르게 하는 요인이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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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펜던트지 경제 칼럼니스트 하미시 맥레(Hamish MaRAE)는 칼럼에서 세계화와 자유무역에 의한 경쟁으로 상품과 서비스 부분의 인플레는 낮아졌지만, 대신 부동산 가격의 폭등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인플레를 가져왔다고 분석했다.
멕레는 지난 4년간 미국의 연방은행이 인플레이션에 못 미치는 단기 저금리를 유지한 결과가 선진국은 물론 중국 등에서의 부동산가격 폭등을 가져왔다고 주장한다. 즉 대부분 선진국에서 저금리로 싸게 빌린 은행대출자금이 부동산으로 몰려가 전세계적으로 주택가격을 올렸다는 것이다. 멕레는 이처럼 부동산 가격 폭등은 전세계에 돈이 너무 많이 풀려 일어나는 화폐적 현상으로 진단하고 있다.
영국처럼 우리나라도 시중 부동자금의 증가와 저금리에 따른 주택담보 대출 급증 등으로 시장에 돈이 많이 풀린 것이 근본 이유인 듯 보인다. 여기에 고급주택 수요와 늦기 전에 막차를 타자는 집단적 투기 심리도 작용하는 것 같다. 영국 경제전문가들도 은행돈을 빌려 무분별하게 단기간 부동산 투자를 하는 것은 위험한 게임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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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민이 많이사는 뉴몰든 지역집. 방 3개 주택이 보통 6-7억원한다. |
한반도 면적의 1.1배 크기인 영국에서는 특히 잉글랜드·웨일즈에 6000만 인구의 90%가 밀집해 살고 있다. 이에따라 전통적으로 런던과 동남부 잉글랜드의 집값은 공급 부족으로 상승폭이 크고, 북부 스코틀랜드의 집값은 상대적으로 오르지 않는 집값의 남북격차가 있어왔다.
지난 1971~2001(30년)간 평균 2.4% 상승하던 영국의 전국 평균 집값이 지난 2002년과 2003년에 갑자기 각각 17.4%, 22.4%가 폭등해 전국평균 집값이 96년 이후 7년 만에 두 배로 뛰었는데, 당시 영란은행(BOE)은 3.5% 이던 금리를 2년간 6차례에 걸쳐 4.75%로 인상한 후인 2004년 10월이 되어서야 비로소 주택가격 상승을 안정시킬 수 있었다.
집값 상승은 집이 있는 부자나 부동산이 있는 노년층에게 부를 재분배 해주는 반면, 젊은층이나 부동산이 없는 가정의 아이들은 결과적으로 더 가난해지는 소득 양극화를 초래한다.
블레어 정부들어 지난 수년간 부총리실에서 담당하던 주택정책이 최근 ‘지역사회 및 지방정부청’으로 이관되었다. 영란은행이 금리 조절에 의해 주택가격을 안정시키는 역할을 한다면, 중앙정부는 소득이 적은 무주택자들을 사회적 약자로 보고 복지차원에서 선 임대주택공급 및 후 저가분양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하겠다.
매년 정부 예산에 주택 및 지역사회 개선을 위한 투자계획을 별도로 수립해 예산을 확보하는 한편, 실제 주택건설은 카운티 등 지방자치단체가 계획하여 개발업자로 하여금 공공임대주택, 단독 주택 또는 아파트를 신축하게 하고 있다.
존스씨가 살고 있는 엡섬에는 요즈음 교사·간호원 대상 분양용 아파트 신축이 한창이다. ‘지역사회 및 지방정부청’의 케빈 테일러씨는 자치단체가 공공임대주택을 지어 교사·간호원·경찰관 등 주요 직종(key workers)의 무주택자들에게 1순위로 우선 분양하고 있다고 말한다.
영국정부가 영국병으로 1976년 IMF구제금융을 받은 후 사회적 약자 복지지원 차원에서 시행한 주택법(Housing Act)은 그동안 173만 가정에 내집마련의 기쁨을 주었다. 우리나라도 이제 국민복지 차원의 주택정책을 추진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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