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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멜’ ‘케찹’…가공식품 외래어 표기 엉망진창
서울의 한 대형마트의 식품코너. 주부 정미정 씨는 초등학생 아들과 과자를 고르던 중 휴대폰을 꺼내들었다. 아이가 고른 각양각색의 카라멜 이름 때문이었다. 검색한 결과 ‘캐러멜’이 표준어였고 A사의 ‘카라멜’, B사의 ‘캬라멜’, C사의 ‘캐라멜’ 표기는 모두 틀린 표현이었다.
이처럼 소비자들이 사전 검색만으로 손쉽게 표준어를 확인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이 많이 먹는 과자나 캔디류의 외래어 표기가 틀린 제품이 많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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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자나 캔디류에 외래어 표기가 틀린 제품이 많아 문제가 되고 있다. |
식품의약품안정청은 비만과 고혈압, 당뇨 등으로부터 국민 건강을 지키기 위해 1994년 ‘식품표시기준제’를 도입됐다. 식품위생법에는 ‘가공식품의 포장과 용기에는 한글로 하여야 하나 소비자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한자나 외국어는 혼용하거나 병기하여 표시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표기방법도 한글 표시 활자와 같거나 작은 크기의 활자로 표시해야 한다.
이렇듯 허위·과대 식품표시 광고에 해당하는 표현을 제품명에 사용하지 못하도록 법령에 규정하고 있지만 맞춤법 표기에 대한 조항은 없어 소비자의 혼란이 되고 있다.
L업체 소비자관리팀 관계자는 “제품명을 선정할 때 표준어 사용은 의무사항이 아니”라며 “제조사로서는 제품의 특성과 재료를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맞춤법에 맞지 않는 경우가 더러 생긴다.”고 말했다. 특히 “장수제품은 표기를 변경하기가 쉽지 않다.”고 털아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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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품위생법에는 제품명 표현 제한 규정은 있지만 맞춤법 표기조항이 없어 소비자의 혼란이 우려된다.(출처=식품의약안전청) |
실제로 시중에 팔리고 있는 가공식품 명칭을 살펴보니 외래어표기법이나 표준어를 지키지 않는 사례가 수두룩했다. 특히 어린이들이 즐기는 과자류에 많았다. L사의 ‘빠다코코낫(버터코코넛)’, ‘칼로리바란스(칼로리밸런스)’를 비롯해 C사의 ‘비스켓(비스킷)’, ‘콘?(콘칩)’ S사의 바게뜨(바게트) 등은 모두 잘못된 표기명이다. 괄호 안에 쓴 표현이 맞는 표기다.
과자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좋아하는 소스류인 케첩도 O사는 ‘케?’, D사는 ‘케찹’으로 제품명이 표기돼 있다. 모두 틀린 표현으로 ‘케첩’이 옳은 표준어다.
장을 보러 온 한 주부는 “부드러운 케이크를 자주 구입하는데 대부분 ‘케익’이라고 표시돼 있어서 맞는 표현이라고 생각했다.”며 “IT기기의 발달로 외계어, 은어를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청소년들이 많은데, 더욱 악영향을 끼칠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케이크가 맞는 표현이다.
친구들과 간식을 사러 온 고등학생 준호 군은 “평소에도 바비큐 맛이 나는 과자류를 즐겨먹는데 회사마다 ‘바베큐’ 표기가 다른 것을 보고 조금 의아했다.”며 “무의식중에 ‘바베큐’라는 글씨를 자주 보다보니 이게 맞는 말인 줄 알았다.”고 말했다. ‘바비큐’가 맞는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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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제 판매되는 제품들 중 맞춤법에 어긋난 표기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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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중에 나온 ‘바베큐’의 올바른 표기는 ‘바비큐’다. |
이처럼 일상에서 사용되는 공공언어에 대해 창작의 자유를 인정해 비표준어를 고유명사로 허용해도 되는 지 여부는 끊임없이 논란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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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맞춤법에 어긋난 표현을 사용해 언어파괴라는 비난을 받았던 드라마 ‘차칸남자’는 방영 3회만에 ‘착한남자’로 제목을 바꿨다. |
식품의약품안정청은 “식품의 유해사항에 관해서는 철저한 규제를 하고 있지만 제품명칭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강제할 의무가 없다.”며 “아이들에게 혼란을 초대할 우려가 있는 외래어 제품명을 올바르게 표시하도록 권고하겠다.”고 밝혔다.
과자 진열대에서 직접 잘못된 한글 제품명을 가진 제품들을 파악해보니 생각보다 그 수가 많아 놀랐다. 제품의 특성에 따른 표현의 자유는 인정하지만 비표준어의 남발로 언어 습득이 빠른 어린이들에게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고 있는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
정책기자 김수희(프리랜서) 5phi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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