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거주하는 여월3단지 아파트(부천시 오정구 길주로)는 지난해 오정보건소로부터 금연아파트 지정을 받았다. 금연아파트란 주민들의 기본 생활터인 아파트 복도, 계단, 엘리베이터, 주차장, 어린이 놀이터, 관리 사무소 등을 금연구역으로 지정·운영하는 아파트이다.
금연아파트로 지정 후 필자의 가족도 담배를 끊었다. 담배 냄새를 맡지 않아서 정말 살맛 나는 요즘이다. 가끔씩 불법으로 아파트 내에서 담배를 피우는 주민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스스로 금연을 실천하며 모범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정부나 지자체에서 금연아파트를 지정해야 할 만큼 우리 사회의 공동체 의식이 성숙되지 못한 것 같아 아쉽기도 하다. 실제로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거주하는 아파트에는 언제나 문제가 끊이지 않는다.
 |
| 필자가 거주하는 여월3단지 아파트가 금연아파트로 지정받았다. |
층간소음, 악취로 인한 이웃 간 불상사는 때론 심한 갈등으로 번져 강력 범죄로 이어지기도 한다. 위·아랫집에서 소음과 악취, 주차 문제로 갈등을 빚어온 이웃끼리 칼부림으로 인명을 앗아가는 강력 범죄도 잊을만 하면 발생하고 있다. 함께 사는 이웃인데, 이런 사건을 볼 때마다 늘 안타까운 심정이다.
그런데 앞으로는 아파트 주민들의 불쾌감과 갈등을 유발했던 담배 연기나 음식 냄새, 악취 등이 앞으로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정부가 단위 세대별로 자동역류방지 댐퍼를 설치하도록 의무화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칙 일부개정령에 따라 다음과 같은 점이 개선된다.
가. 세대 안의 배기통에 자동역류방지댐퍼(세대 안의 배기구가 열리거나 전동환기설비가 가동하는 경우 전기 또는 기계적인 힘에 의해 자동으로 개폐되는 구조로 된 설비를 말한다) 또는 이와 동일한 기능의 배기설비 장치를 설치할 것.
나. 세대 간 배기통이 서로 연결되지 아니하고 직접 외기에 개방되도록 설치할 것. 이 규칙은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사업 시 시행한다.
 |
| 실내 공기 정화를 위해 녹색식물가꾸기에 동참하고 있는 부녀회원들. 아파트 입주민회에서도 실내환경 개선을 위한 다양한 노력이 진행 중이다. |
이 개정안에 따라 아파트의 실내 환경이 한층 깨끗하게 바뀔 전망이다. 입주자 동대표로 활동하고 있는 필자도 환영하는 입장이다. 음식 냄새와 악취 등이 세대 간에 연결된 화장실 환풍구를 통해 이웃집으로 역류하는 문제로 입주민들의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주민 김금희(37세, 부천 여월동) 씨는 “맑은 날에는 괜찮은데 날씨가 흐린 날에는 각종 냄새가 들어와요. 화장실에서 담배 피울 때, 생선 튀길 때 이웃집 환기구를 통해 우리 집으로 냄새가 들어와서 가끔 불쾌할 때가 있어요. 지금은 금연아파트로 지정돼 담배 냄새가 들어오지 않아서 좋아요. 다만, 음식을 할 때 타는 냄새로 인해 어린 아이들 건강에 해가 될까봐 걱정돼요. 배기설비 기준이 바뀐다고 하니 앞으로는 환기구에서 역류하는 냄새가 사라지고 주민들 간에 인상 찌푸릴 일도 줄지 않을까 싶네요.”라고 말했다.
 |
| 아파트 주변 공원과 베르네천의 환경을 가꾸고자 주민들이 앞장서고 있다. |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집안엔 할아버지, 할머니가 계셨고, 부모님의 엄격한 가정 교육으로 형제들간에 우애도 깊었다. 그 시절엔 이웃지간에도 한 가족처럼 지내며 음식도 나누고, 작은 이해관계에선 양보를 미덕으로 여기며 화목하게 지냈다.
하지만 요즘은 핵가족화 되고, 아파트 거주자가 늘면서 주변사람에 대한 배려심도 점차 사라져가는 부분이 아쉽다. 우리가 사는 이 지구상에는 60억 인구가 복닥거리며 살아가고 있다. 다양한 사람들의 이해관계 속에서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 요즘이다. 그 많은 사람들 중에 한 아파트에서 거주하게 된 것도 어찌보면 필연일 텐데 좀 더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공동체 생활이 더 쾌적해지면 배려심도 저절로 생기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칙’ 일부개정안에 대한 상세내용은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http://www.law.go.kr)에서 국민 누구나 확인할 수 있다.
나의 묘비명에 쓰고 싶은 글 - 이웃사랑 봉사활동에 앞장 선 호박조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이 세상을 다녀가다. 내 곁을 지켜 준 모든 님들께 감사한 마음을 전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