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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전 거리를 걷다…공동의 목표를 찾다

여대생이 보고 느낀 ‘광복70년 다시보기 마주보기’

광화문·종로 12곳 버스정류장에 가면 70년 전 그 곳의 사진

2015.08.14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소통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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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어떤 생각이 들었니?”

60년대생 직장인 아빠가 90년대생 대학생 딸에게 물었다.

“과거와 현재가 70년을 사이에 두고 한 자리에 공존한다는 게 왠지 신기하게 느껴져요.”

제70주년 광복절을 이틀 앞둔 지난 13일. 아빠 황인호씨와 딸 황수연양(중앙대 영어영문학과 2년)은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소통실이 진행하는 ‘광복70년, 다시보기 마주보기’ 프로모션의 사진을 찾아 서울 광화문~종로길을 걸었다. 아빠는 여전히 이 거리에 익숙하고, 딸은 아직도 이 거리가 낯설다.

60년대생 아빠와 90년대생 딸이 70년전의 거리 모습이 담긴 옛사진을 찾아 서울 종로 거리를 걷고 있다.
60년대생 아빠와 90년대생 딸이 70년전의 거리 모습이 담긴 옛사진을 찾아 서울 종로 거리를 걷고 있다.

이날의 미션은 광화문과 종로 일대 12개 버스 정류장 쉼터에 부착된 옛 사진들을 찾는 일. 그 옛 사진들에는 70년 전 촬영장소와 오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생생하게 담겨있다. 70년이라는 시간은 도로와 도로명만 빼고 사람들이며, 주변의 건물들이며 모든 것을 바꾸어 놨다.

딸은 사진에 비친 70년전 사람들과 거리의 모습이 흥미롭다. 곱게 옷을 차려입고 양산을 쓰고 가는 여인의 모습에서 여성이 피부를 생각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다름이 없다는 것을 느낀다.

아빠와 딸이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옆쪽에 위치한 버스정류장 쉼터에 있는 옛 광화문 거리 사진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아빠와 딸이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옆쪽에 위치한 버스정류장 쉼터에 있는 옛 광화문 거리 사진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또한 키보다 높게 짐을 올린 리어카를 힘들게 끌고 가는 일꾼과, 거리에서 구걸하는 어린 형제의 사진에서 광복 직후 옛 세대들이 겪어야 했던 고난한 삶의 무게를 어렴풋이 깨닫게 된다.

종각을 지나 뒤로 서울YMCA인 듯한 건물이 보이는 사진을 보았을 때다. 딸이 아빠에게 “YMCA 건물은 예전하고 똑같나봐요”라고 묻자, 아빠는 “‘그런가?’” 하고 사진을 유심히 살피다 “같은 건물이 아니야”라고 답한다. 

아빠의 말이 옳다. 서울YMCA 건물은 6.25 한국전쟁 때 소실이 됐고, 지금은 건물은 이후 다시 지은 것이다. 70년 동안 서울은 많이 변했다.

그렇게 1시간여 동안 걸으며 70년전 그 때의 모습을 찾아다닌 느낌은 어떨까. 딸이 말한다.

“사진을 보며 옛 분들이 광복의 기쁨과 새로운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는 기대를 하면서도, 이 나라는 앞으로 어떻게 되고, 또 자신은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 라고 걱정하는 모습이 느껴졌어요. 사회로의 진출을 앞두고 설렘반 두려움반이 있는 저희 젊은 세대들처럼요.”

종로 2가 서울YMCA 건너편에서. 70년의 긴 시간이 흘렀지만 거리 자체의 모습은 크게 변함이 없다.
종로 2가 서울YMCA 건너편에서. 70년의 긴 시간이 흘렀지만 거리 자체의 모습은 크게 변함이 없다.

광복 70년을 기억하고 말해줄 수 있는 분들이 적어지는 가운데 옛 사진들이 이렇게 과거와 현재를 잇고 있다. 문체부 국민소통실은 이 사진들을 배경으로 인증샷 이벤트(http://www.korea70.kr)를 펼친다.

이 12장의 사진 외에 더 많은 옛 서울 풍경 사진이 보고 싶다면 서울시립대박물관 ‘서울, 1945’ 전시회를 찾아가면 된다. 개관시간은 평일 오전 10시~오후 5시며, 관람료는 무료. 문의 : 02-6490-6587

# 다음은 황수연양이 ‘광복70년, 다시보기 마주보기’를 마치고 쓴 이날의 일기        

광화문과 종로로 대표되는 서울의 도심. 이 거리에는 너나 할 것 없이 바쁜 걸음을 재촉하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나 또한 가끔 광화문 거리를 걸을 때면 주변을 자세히 돌아볼 여유없이 바쁘게 지나친다.

그러나 아빠와 함께 걸은 오늘은 달랐다. 그동안 무심코 지나쳤거나 별 생각없이 봐왔던 것들이 아빠의 설명으로 새롭게 다가왔다.

황수연양은 요즘 젊은 세대들은 과거 어른 세대들이 공유했던 공동의 목표가 없는 것 같다며, 역사 교육 등을 통해 이를 찾아야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황수연양은 요즘 젊은 세대들은 과거 어른 세대들이 공유했던 공동의 목표가 없는 것 같다며, 역사 교육 등을 통해 이를 찾아야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광복70년을 맞이해 버스 정류장 쉼터에는 옛 흑백사진들이 붙어 있었다. 별 생각없이 사진을 보는데 아빠는 이 사진들이 70년전 이 곳의 모습이라고 말씀하셨다.

사진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정말 내가 서 있는 거리의 과거 풍경이 담겨 있었다. 내 눈 앞에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모습을 보며 신기할 따름이었다. 과거와 현재는 단절되지 않았고, 그렇게 연결된 채 70년의 시간이 흘렀음을 느끼게 됐다.

고백하건대 나는 사실 광복70년, 광복절 등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었다. 광복절은 그저 하나의 휴일에 불과하다고까지 생각하기도 했다.

그런데 아빠의 설명을 듣고, 거리 곳곳에 모여 있는 태극기 나무와 기념포스터들을 보며 나의 무관심이 새삼 부끄러워졌다.

나를 포함해 요즘 많은 젊은이들은 역사에 별 관심이 없다. 그래서일까! 우리는 개인의 목표만 있지, 공동의 목표가 없다.

그러나 70년전 광복의 그날에는, 아니 그 이후 줄곧 공동의 목표가 있었기에 세계사에 유래없는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루어 내는 기적을 만들어내지 않았을까!

따라서 공동의 목표를 상실한 우리 젊은 세대들이 이번 광복70년을 계기로 개인의 목표뿐 아니라 공동의 목표도 설정하며,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종로 1가 종각역 6번 출구 버스정류장 쉼터에서. 현재 영풍문고가 있는 자리에 영풍모자 간판이 보인다.
종로 1가 종각역 6번 출구 버스정류장 쉼터에서. 현재 영풍문고가 있는 자리에 영풍모자 간판이 보인다.

오늘 거리를 걸으면서 든 또 다른 생각은 지역사회의 활성화다. 그간 뉴스에서 지역 경제 위기에 대해 소식을 들었지만 항상 붐비는 수도권에서만 살다보니 그 심각성이 와닿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여름휴가 겸 떠난 가족여행을 통해 그 심각성을 피부로 실감할 수 있었다. ‘왕의 온천’으로 불리는 수안보와 충주 일대의 관광 명소는 극성수기인데도 한적했다.

우리가 묵었던 호텔 앞거리의 야경은 더 없이 쓸쓸했다. 밤 9시 한창 떠뜰석해야 될 시간이지만 지나가는 사람들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화려한 네온사인과 대비되는 적막한 거리가 괴이하게마저 느껴졌다.

옛 어른들이 힘을 합쳐 대한민국의 눈부신 경제발전을 이루었듯, 앞으로는 우리 젊은세대가 지역까지 고루 발전하는 대한민국을 만들어야겠다는 책임감이 느껴졌다.

광복 이후 70년간 우리나라는 큰 발전을 이루어 세계 11위권의 경제대국이 됐지만 앞으로 해결해야할 과제들도 많다.

아빠와 ‘광복70년, 다시보기 마주보기’ 거리 탐방은 나와 우리 공동체의 미래에 대해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준 좋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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