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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중년’, ‘힐링하다’가 국어사전에?

[한글날 특집] 국립국어원, 개방형 국어사전 ‘우리말샘’ 누리집 개통!

2016.10.09 정책기자 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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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중년, 그루밍족, 갑질, 힐링하다’

우리는 위 단어들을 자주 접한다. 그만큼 매스컴에 자주 등장하는, 우리 생활과 맥이 닿아 있는 말이기도 하다. 그런데 우리는 이런 신어를 쓰면서 “과연 이게 맞는 표현일까? 표준어가 아니어도 활용할 수 있는 걸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앞으로는 그런 부담을 상당 부분 덜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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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5일에 개통된 개방형 국어사전 ‘우리말샘’. 국민 누구나 단어를 추가하고 뜻을 추가할 수 있다.(출처=우리말샘 누리집)

국립국어원은 한글날 직전인 10월 5일부터 개방형 국어사전인 ‘우리말샘’ 누리집(http://opendict.korean.go.kr/)을 개통한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한국어기초사전’과 ‘국립국어원 한국어-외국어 학습사전’ 누리집도 함께 공개했다. 함께 만들고 모두 누리는 우리말샘은 한 마디로 표현하면 ‘현실을 반영한 사전’ 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말샘은 국립국어원의 대표 사전인 ‘표준국어대사전’ 누리집과 비교할 수 있다. 표준국어대사전은 교과서, 언론 등 어문규범이 엄격히 필요한 공적 현장에서 사용될 규범 기준으로 보면 되고 우리말샘은 표준국어대사전에 담기 어려운 요즘 신어나 생활어를 수록한 신개념 사전으로 보면 된다. 즉, 우리에게 꼭 필요한 사전이 하나 더 탄생하게 된 것이다. 

그동안 ‘힐링하다, 갑질’과 같은 말은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해 표준어로 인정되는 데 걸림돌이 많았다. 국민들이 흔히 쓰는 말이지만 나름의 어문규범 잣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우리말샘에서 이러한 신어들을 찾아 한국어를 생생하게 접하고 그 의미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출처도 당당히 밝힐 수 있으니 표준국어대사전과 쌍벽을 이루는 국어의 보고(寶庫) 역할을 담당하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말샘은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먼저, 우리말샘은 ‘참여형 사전’이다. 국민 누구나 새로운 어휘를 직접 등록할 수 있고, 사전의 뜻풀이도 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진다. 참여자의 제안 정보는 전문가가 내용을 다듬어 그 뜻이 정해지고 사람들에게 공유된다.

우리말샘은 ‘실생활어 사전’ 이기도 하다. 신어와 생활용어를 포함한 일상어, 지역어, 전문용어 등 실생활 언어 정보가 무려 100만 항목 이상으로 제공된다. 표준국어대사전의 50만 어휘에 새로 구축된 50여 만 어휘가 추가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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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샘에서 ‘아버지’를 검색했을 때 나오는 역사 정보 및 수어(수화) 정보.(출처=우리말샘 누리집)

우리말샘은 ‘한국어 지식 사전’이다. 해당 언어의 역사정보와 규범정보, 음성/사진/영상자료뿐만 아니라 수어정보, 어휘지도도 새롭게 살펴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우리말샘은 ‘진화하는 사전’이다. 우리말샘은 시류가 반영된 단어들의 변화를 실시간으로 감지하여 사전 정보가 고인 물이 아닌 흐르는 물이 될 수 있도록 돕는다.

우리말샘의 100만 목록은 시작점에 불과하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국민들의 참여로 그동안 수록되지 못한 다양한 단어들이 올라올 것이고 참여자와 국어 전문가의 손을 거쳐 끊임없이 등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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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샘의 메인 화면. 왼쪽 하단부의 새로 오른 말과 가운데의 많이 찾은 말이 눈에 띈다.(출처=우리말샘 누리집)

필자는 우리말샘 누리집이 어떻게 구성돼있는지 살펴보기로 했다. 먼저, 누구나 쉽게 검색할 수 있는 직관적인 인터페이스가 마음에 들었다. 메인화면 왼쪽 하단부에는 ‘새로 오른 말’ 이라고 해서 국민들이 등록한 단어가 노출되고 있었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개방성이 돋보이는 부분이었다.

필자가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등재돼있지 않은 ‘그루밍족’을 검색했더니 단어가 어떤 형태로 조합됐는지, 품사와 분야 및 자세한 뜻이 바로 나타났다. 한편, 로그인을 하면 오른쪽에 ‘내가 살펴본 단어’가 차례대로 노출되니 단어장 등으로 잘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 

같은 방법으로 ‘갑질, 힐링하다, 캥거루족, 헬리콥터족’ 등도 검색했더니 모두 뜻풀이가 자세히 되어 있었다. 사전에는 검색되지 않을 법한 신어들이 이렇게 체계적으로 정리됐다고 생각하니 무척 신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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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샘에서 ‘그루밍족’을 검색한 화면. 오른쪽 하단부의 ‘내가 살펴본 단어’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출처=우리말샘 누리집)

다만, ‘지못미(지켜주지 못해 미안해의 줄임말), 버카충(버스 카드 충전의 줄임말), 킹왕짱(정말 좋다는 의미)’ 등과 같은 신어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검색해봤지만 등장하지 않았다. 국립국어원에서도 사용되는 한국어를 가능한 한 모두 싣고자 하나, 최소한의 제약은 두기로 했다고 명시한 바 있다. 

가령, 과도한 비속어, 욕설, 특정 개인/단체/집단을 비난하거나 찬양하는 말 등은 등록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필자는 젊은 세대들이 자주 사용하는 위의 줄임말들이 전 연령층이 두루 사용하는 말로 확대되고 사회 통념상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 누군가에 의해 우리말샘에 등록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 본다.

지금은 우리말샘 서비스가 초기 단계니만큼 신어의 축적과정 및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참여하는지 유심히 모니터링해 향후 서비스 방향을 면밀히 점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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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우리말샘 어휘지도.(출처=우리말샘 누리집)

우리말샘에서는 단어의 다양한 활용형태를 볼 수 있어 유익했다. ‘아버지’ 라는 단어를 검색했더니 세기별 용례, 설명 등의 역사 정보와 수어 정보, 어휘지도가 등장했다. 특히, 어휘지도는 마인드 맵처럼 반대말과 낮춤말, 상위어, 하위어, 참고 어휘, 비슷한 말 등 연관 어휘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었다. 어휘지도를 보며 필자는 우리말샘에 수많은 국어학자들의 정성과 노력이 깃들어있다는 것을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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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기초사전의 메인 화면. 외국인 학습자를 위해 하단부에 10개 언어로도 서비스되고 있다.(출처=한국어기초사전 누리집)

뿐만 아니라 국립국어원에서는 ‘한국어기초사전’과 ‘국립국어원 한국어-외국어 학습사전’을 동시에 구축해 한국어를 공부하는 외국인 학습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자 했다.

한국어기초사전은 한국어 학습에 기본이 되는 5만 어휘를 수록해 뜻풀이를 쉽게 하고, 다양한 실례를 제시했다. 국립국어원 한국어-외국어 학습사전은 한국어기초사전을 10개 언어로 번역해 학습자의 모어와 비교하여 보다 효율적인 학습이 가능하도록 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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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언어의 키보드로 필요한 어휘 검색이 가능하다.(출처=국립국어원 한국어-외국어 학습사전 누리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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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어 상세검색 창. 해당 언어 학습자들에 대한 배려가 돋보인다.(출처=국립국어원 한국어-외국어 학습사전 누리집)

필자가 이 두 사전 누리집을 살펴보니 뜻을 최대한 쉽게 풀어쓰려는 노력, 해당 언어권 학습자의 시각에서 누리집을 구성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당 언어의 키보드라던지 한국어와 해당 언어가 함께 쓰인 상세검색항목 등이 주목할 만한 부분이었다. 이 두 사전 누리집이 한국어 학습자들에게 적절하게 홍보된다면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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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어원은 2010년부터 쉽고 살아있는 사전 누리집을 구성하기 위해 위의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출처=2016.9.28. 국립국어원 보도자료)

송철의 국립국어원장은 “국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우리말샘이 민간에서 다양하게 활용되어 다시 새로운 문화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 보물창고가 되길 바라고, 정부 3.0 의 개방 가치에 따라 우리 사회의 소통과 문화 축적의 기제로 작용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필자는 우리말샘과 다른 두 사전 누리집을 살펴보며 국립국어원이 보다 실제적이고 실질적인 국어를 반영하기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보았다. 그러나 우리말샘이 잠재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선행돼야 한다.

국립국어원 측은 “그간 살아 움직이는 국어를 제 모습대로 파악, 기록하기 어려웠고 소수의 사전 편찬가들만으로는 시시각각 변화하고 발전하는 국어의 참모습을 반영할 수 없었다.”고 밝히며, “발달된 정보통신 기술을 이용하여 대중과 함께 언어현상을 기록하고 공유할 수 있는 우리말샘을 개통하게 됐다.”고 언급했듯이 우리말샘 활용자 수가 점진적으로 늘어나 사전의 가치를 더욱 빛내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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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2일까지 우리말샘 개통 이벤트도 진행되니 참고하기 바란다.(출처=우리말샘 누리집)

오늘은 제 570돌 한글날이다. 아무쪼록 우리말샘 사전 누리집과 외국인을 위한 사전 누리집이 적극 홍보되고 잘 운영돼 국민 모두가 잠시 목을 축이고 갈 수 있는 쉼터이자 ‘샘’으로 자리매김하게 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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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기자단|전형wjsgud2@naver.com
제 17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 전 형입니다. 외교, 통일, 그리고 제 전공인 한국어교육에 깊은 관심이 있습니다. 기사를 통해 유익한 정책이 국민들에게 널리 알려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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