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1월 20일 국무회의에서는 19개 부처 합동으로 마련한 '2026년 달라지는 민생 체감 정책'이 보고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국민께 알려드려야 할 내용이 많다"고 말하고 "정책이 삶의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세밀하게 살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책브리핑은 '민생 체감 정책'의 대표 과제들을 5회에 걸쳐 소개한다.
'지방의 소멸은 곧 국가의 지속 가능성과 직결된 문제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이후 여러 공식 발언을 통해 지역 균형발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수도권 일극 체제를 극복하고 대한민국 어디서나 공정한 기회를 누릴 수 있는 '지방 주도 성장'의 시대를 열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밝혀왔다.
이러한 기조는 올해 추진하는 '민생 체감 정책'을 통해, 선언을 넘어 국민 삶의 변화로 구체화되고 있다.
지역 공동체는 단순한 거주 공간이 아니라 사람이 일하고 소비하며, 돌봄과 문화를 함께 누리는 생활의 기반이다.
그러나 일자리가 마르고 인프라가 약해질수록 빠르게 비어간다.
사람이 떠난 자리에 남는 침체와 고립을 막기 위해, 정부는 올해 '지역 공동체 회복'을 민생 정책의 핵심 축으로 설정했다.
지역 공동체 회복을 목표로 추진되는 정책의 핵심은 지원을 개인 단위에 머무르게 하지 않고, 일자리·문화·소득·상권이 지역 안에서 선순환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있다.
사람이 다시 지역에 머물고, 지역이 스스로 살아 숨 쉬게 할 2026년의 주요 과제들을 짚어본다.
설 연휴를 앞둔 4일 부산 부산진구 부전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제수용 생선 등을 구입하고 있다. 2026.2.4(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일자리가 생기고, 사람이 머무는 지역
지역 공동체 회복의 출발점은 안정적인 일자리다.
정부는 지역의 특성과 강점을 살린 '산업'을 중심으로, 사람이 머물 수 있는 성장 기반을 다시 설계한다.
산업통상부는 '5극 3특' 권역 단위로 지역 성장엔진을 선정하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기업이 함께 육성 전략을 수립한다.
기존처럼 개별 사업을 분절적으로 지원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인재양성·규제완화·연구개발(R&D) 인프라·재정·금융을 묶은 '성장 5종세트'를 패키지로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권역별 특성과 국가 전략을 함께 고려해 초광역 단위의 성장 생태계를 조성하고, 기업에는 맞춤형 지원을 제공한다.
정부가 수도권 일극 체제를 5개 초광역권과 3개 특별자치도 중심으로 재편하는 '5극3특 국가균형성장 전략'을 30일 확정했다. 5극3특은 수도권·동남권·대경권·중부권·호남권 등 5개 초광역권과 제주·강원·전북 등 3개 특별자치도를 의미한다. 2025.9.30 (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한편 고용노동부는 청년일자리도약장려금 제도를 개편해, 비수도권 소재 중소·중견기업에 취업한 청년에게 근속 인센티브를 확대 지급한다.
기존에는 '빈 일자리 업종' 취업 청년에게 최대 480만 원을 지원했지만, 앞으로는 비수도권 기업 취업 청년에게 최대 720만 원까지 지원한다.
취업 후 6·12·18·24개월 근속 시 반기별로 지급되는 인센티브는 청년의 구직 부담을 덜고, 지역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데 목적이 있다.
지원기업의 범위를 비수도권 산업단지 입주 중견기업까지 넓혀, 지역 기업의 인력난 완화와 청년 일자리 창출 효과도 함께 도모한다.
이를 통해 지역 청년은 새롭게 성장하는 산업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얻고, 인재를 찾아 기업이 모여들며 지역 경제에 활력이 더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 문화와 소비가 살아나는 생활 공동체
사람이 머무는 지역에는 일상 속 문화와 소비가 함께 살아 있어야 한다.
정부는 문화 접근성을 넓히고, 지역 상권에 새로운 소비 동력을 불어넣는 정책을 병행 추진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취약계층의 문화 향유를 돕는 통합문화이용권(문화누리카드) 지원 대상을 270만 명으로 확대하고, 1인당 지원금을 연 15만 원으로 인상한다.
청소년(13~18세)과 60대 생애전환기(60~64세) 대상자에게는 1만 원을 추가 지원해 생애주기별 문화 향유 격차를 줄인다.
2026년 지역공연으로 선정된 (재)국립극단 연극 <스카팽> 공연 장면 (사진제공=국립극단)
수도권에 집중됐던 국립·민간단체의 인기 공연과, 박물관·미술관 화제의 전시도 지역을 찾는다. 지역 순회공연 건수는 전년 대비 40% 이상 늘어난 710건으로 확대해 지역 주민들이 거주지 인근에서 수준 높은 문화를 누릴 수 있게 된다.
중소형 작품 위주였던 지역 순회공연은 뮤지컬 등 대중성이 높은 장르까지 확대되고, 지역 순회전시 역시 횟수가 크게 늘어난다. 문화예술이 '찾아가는 서비스'로 전환되며, 지역 주민의 일상에 더 가까이 다가간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여기에 상권 정책을 결합한다.
외국 관광객이 K-컬처를 소비하는 '글로컬 상권'을 지역에 6곳 조성한다. 지역 특화 자원과 관광을 접목해 한 곳당 최대 50억 원을 투입, 소비 인구를 지역으로 유입시킨다.
또한 지역 고유의 콘텐츠를 활용한 '로컬 거점 상권' 10곳을 육성해 한 곳당 최대 40억 원을 지원, 청년들의 창의적인 로컬 창업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공간으로 집중 육성한다.
문화와 관광, 소비가 지역 안에서 연결되며 상권 활성화와 지역 경제 회복을 동시에 도모한다는 구상이다.
◆ 소득과 일손을 채워 유지하는 농어촌 공동체
농어촌 지역의 공동체 회복은 주민의 기본적인 생활을 뒷받침하는 기반에서 출발한다.
정부는 소득과 노동, 두 축에서 농어촌의 지속 가능성을 높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경기 연천, 강원 정선 등 인구 감소 지역 10개 군을 대상으로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 사업을 시행한다.
해당 지역에 일정 기간 이상 거주한 주민에게 개인당 월 15만 원을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해 생활 안정을 돕고, 지역 내 소비를 촉진한다. 10개 군 거주자 약 32만 4000명이 혜택을 누리게 된다.
농번기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지원도 확대된다.
공공형 계절근로 지원은 90개소에서 130개소로 늘리고, 외국인 계절근로자의 근로환경 개선과 인권 보호를 강화한다. 공공 숙소 확충과 보증보험 의무화 등을 통해 농업인이 인력 걱정 없이 농사에 전념할 수 있도록 현장의 부담을 줄인다.
소득이 유지되고, 노동이 가능해질 때 농어촌 공동체도 지속될 수 있다.
이번 정책은 농어촌을 단순한 지원 대상이 아닌, 지켜야 할 '생활 공동체'로 바라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23일 강원 강릉시 한 농촌 마을에서 베트남 전통 모자인 '논라'를 쓴 외국인 노동자들이 감자를 캐고 있다. 2025.7.23 (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26년 민생 체감 정책이 지향하는 지역 공동체 회복은 단편적인 지원의 합이 아니다.
일자리로 사람이 머물고, 문화와 소비가 일상을 채우며, 소득과 노동이 공동체를 지탱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목적이 있다.
정부는 지역이 떠나는 곳이 아닌 머무는 곳, 다시 선택받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정책의 무게중심을 지역으로 옮기고 있다.
사람이 떠나지 않는 지역, 다시 모여드는 지역. 이재명 정부의 2026년 민생 체감 정책은 그 변화를 생활 현장에서 차근차근 만들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