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에너지환경부는 올해 처음 전기·전자, 반도체 소재, 철강, 식품 등 다양한 업종의 기업·산업단지 16곳을 순환경제 선도기업·산업단지로 지정해 5년 동안 맞춤형 지원에 나선다.
기후부는 19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순환경제 선도기업 및 산업단지로 선정된 16곳의 기업 및 한국환경공단과 함께 '순환경제 선도기업·산업단지 육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전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지난달 27일 경기도 평택시 소재 재활용업체인 엔에이치리사이텍컴퍼니에서 하드디스크 희토 영구 자석 회수 과정을 살펴보고 있다.(사진=기후부 제공)
최근 중동전쟁으로 인한 공급망 불안이 심화됨에 따라 수입 원료를 국내 폐자원을 활용한 재생원료로 적극 대체하고 그동안 소각·매립하던 폐기물에 대해서도 순환이용 가치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이에 기후부는 올해 최초로 전기·전자, 반도체 소재, 철강, 식품 등 다양한 업종의 기업·산업단지 16곳을 선도기업·산업단지로 지정하고 ▲핵심광물·철강·냉매 등 재생원료 생산·사용 활성화 ▲공정부산물 공유 및 순환이용 ▲제품의 수리·재사용 체계 강화 ▲포장재의 재활용성 향상 등 다양한 핵심과제를 함께 추진한다.
특히 이번 협약은 개별기업을 넘어 재생원료 가치사슬(밸류체인)을 공유하는 기업 협력체계뿐만 아니라 지역 단위의 산업단지까지 협력·지원해 순환경제 내재화를 꾀하는 새로운 시도다.
먼저, 전기·전자 업종은 가전의 가치를 되살리는 순환경제를 추진한다.
전기·전자 업종의 대표로 참여하는 엘지전자(LG전자)는 에어컨·냉장고 등에서 배출되는 폐냉매에 대해 물류기업인 엘엑스판토스(LX판토스)와 적정한 회수·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이를 칠서리사이클링센터, 오운알투텍으로 운반해 재생 냉매를 생산할 계획이다.
경남권역의 산업단지를 관리하는 경남테크노파크도 협약에 참여해 폐냉매 회수·관리 관련 표준체계 등을 구축한다.
아울러 부분 불량 등으로 반품되어 폐기되던 전기·전자 제품을 재사용할 수 있는 상태로 복원해 제품의 효용가치를 높이고 자원 효율을 극대화하는 수리·재사용(Refurbish) 체계도 새롭게 마련해 실증한다.
이어서 반도체 소재업종은 버려진 핵심광물의 위대한 재탄생을 추진한다.
반도체 소재 업종은 전 세계 생산량이 연 70~75톤에 불과한 희소금속 하프늄에 주목한다.
피케이씨(PKC)와 아데카코리아는 국제적인 하프늄 수급 경쟁을 선점하기 위해 반도체 제조 공정의 부산물에서 재생원료를 생산해 전구체를 제작하고 이를 반도체 공정에 다시 활용하는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민관 협력으로 실증이 원활히 추진될 경우 기타 희소금속 등 다양한 핵심광물까지 협력 사업을 확장할 예정이다.
또한 철강업종은 폐기물을 철강·순환 기반시설의 새로운 자원으로 재활용한다.
포스코와 신진기업, 세림상운, 진평은 매립되던 공정분진·슬래그·오니류에 포함된 철, 탄소 등 유가 성분(valuable materials)을 분석하고, 이를 고품질 재생원료로 회수, 가공하는 데 집중한다.
현대제철은 흥진개발, 세운산업개발과 규제특례를 통해 자유롭게 철강슬래그 등 공정부산물을 공유하며 슬래그 아스콘 및 콘크리트용 골재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협업체계를 구축한다.
이와 함께 식품업종은순환경제로 확장하는 케이-푸드 경쟁력을 갖춘다.
국내 식품업종의 대표주자인 삼양식품은 그동안 소각 처리하던 공정부산물을 강원바이오에너지와 함께 바이오가스화해 에너지를 생산한다.
그동안 식품 포장재는 선도 유지를 위해 첩합·복합재질 등으로 만들어져 재활용이 어렵다는 한계점이 자주 제기됐다.
삼양식품은 포장재에서 알루미늄을 제거하고 재질을 단일화하는 등 포장재의 재활용성을 높이기 위한 사업을 추진해 재생원료 중심의 탈플라스틱 순환경제로의 전환에 적극 기여할 계획이다.
기후부는 선정된 기업 또는 협력체(컨소시엄)에 올해 '2026~2030년 순환경제 세부 경영전략'을 함께 수립한다.
이를 바탕으로 ▲폐기물규제 개선 또는 실증특례를 통한 제도 개편 ▲순환경제를 위한 공정개선 및 설비 설치 지원(중견·중소기업 대상) ▲혁신 기술개발(R&D) 과제 발굴 등 행정적·재정적·기술적 지원을 오는 2030년까지 집중적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자원 공급망 경쟁이 심화돼 순환경제로의 전환이 불가피한 시점에 순환경제 선도기업·산업단지가 산업생태계 전반의 변화를 이끄는 이정표가 되기를 기대한다"면서 "정부는 각 업종의 실험과 혁신을 든든하게 뒷받침하고 순환경제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데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