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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는 스포츠 게임의 심판역할 수행"

[기고] 손인옥 공정위 소비자보호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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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경제가 불황국면에서 새해를 맞았다. 얼어붙은 소비는 아직도 회복세를 보이지 않고 있고 경제외적인 문제는 경제활동을 더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과연 이 시점에서 경제를 활성화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해서 논의가 한창이다. 단기적으로 경제를 살리기 위한 대책은 주로 금융지원, 세제지원, 외자유치 등이 그 주된 수단이다.

현 시점에서 경제를 살리기 위한 단기 대책은 이러한 정책과 관련된 정부기관이나 민간기관이 머리를 짜내고 있으나 유감스럽게도 현 시점에서는 뾰족한 대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

그러나 장기적인 해결책은 명백하다. 우리 경제를 튼튼한 반석 위에 올려 놓으려면, 왠만한 충격에는 끄덕없이 성장과 발전의 궤도를 이탈하지 않으려면, 그래서 불황이라는 것을 될 수록 적게 경험하려면, 그 해답은 바로 '경쟁과 공정거래'에 있다. 경제의 모든 부문에서 경쟁이 활발해지고, 거래에 있어서 공정한 룰이 적용된다면 경제의 경쟁력은 자동적으로 강화될 것이다.

세계적으로 경제가 강한 나라는 경쟁이 활성화된 나라이다. 미국, 독일은 물론 경쟁정책이 세계에서 가장 발전된 나라이고 구소련이나 동유럽의 국가가 시장경제체제로 전환되면서 공통적으로 도입하는 것은 역시 공정거래제도이다.

공정위는 경쟁과 공정거래의 이념을 전파하는 첨병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공정위에 대한 우리 사회의 평가나 태도는 매우 잘못되어 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필자가 보기로는 공정위가 지금처럼 약화된 적은 없다고 여겨진다. 우선 대기업들이 모인 단체가 출자총액제한제도를 폐지하라고 외치면 그 다음 날은 언론에서 공정위의 규제가 늘었다고 비난한다.

정부내 다른 부처에서는 공정위가 자기 부처의 일을 간섭한다고 싫어하고 국회에서는 금융정보요구권을 연장을 반대하고 있다. 이러한 점들을 생각하면 현재의 공정위는 그야말로 사면초가다. 한마디로 핍박받는 공정위다. 온 나라가 이렇게 공정위에 대해 공격하면 그 결과는 무엇이 될까. 결론은 말하지 않아도 뻔하다. 우리 경제의 선진화가 지연되는 것이다. 경제체질이 약화되고 경쟁력이 없어질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공정위에 대한 비판 중 가장 자주 등장하는 것은 출자총액제한제도이다. 식자계층에 속하는 사람도 이 출자총액제한제도에 대해 잘못된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공정거래법에서 출자총액을 제한하고 있는 이유는 대기업집단(현재는 15개 집단이 해당)이 적은 지분으로 계열사간 순환출자로 형성된 가공자본을 통해 지배범위를 넓혀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기업이 수익성이 높은 사업기회가 있다면 이는 액수에 관계없이 가지고 있는 자본을 그 사업에 투자할 수 있다. 공정거래법은 이에 대해서는 아무런 제한이 없다. 다만 다른 회사를 통해 이 사업을 하는 경우 가공자본의 문제가 나타나므로 직접 투자를 하라는 것이다.

다음으로 논쟁이 되고 있는 부분은 금융정보요구권, 소위 계좌추적권이다. 이러한 금융정보 요구는 계열사간의 부당지원이 2개 회사간에 직접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4, 5단계도 넘는 다단계로 이루어지고, 나아가 다른 그룹의 금융회사를 통해서까지 복잡한 경로로 자금이 지원되기 때문에 부당지원행위에 있어서 필수적인 조사수단이다. 이러한 공정위의 금융정보요구권은 지난 2월4일자로 소멸됐다. 이 금융정보요구권은 가급적 빠른 시일내에 부활돼야 할 것이다.

또한 최근 공정위의 규제가 과거 5년간 거의 두배로 늘었다고 해 공정위가 거꾸로 가고 있다는 언론보도도 있었다. 이 또한 사실을 잘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공정위는 2002년에 소비자보호를 위해 전자상거래와 다단계판매와 관련된 2개 법률을 제·개정했다.

하프플라자와 같은 대형 인터넷 쇼핑몰 사건의 방지, 다단계회사에 의한 소비자 피해 방지를 위해 허위과장광고를 금지하는 것 등이 그 내용인데 이들은 소비자의 권익보호를 위한 불가피하고 최소한의 제도인 것이다. 이를 일방적으로 규제가 늘었다고 비난하면 이는 규제개혁의 본질을 잘못 이해한 것이다.

공정위는 축구게임에서 룰을 만들고 그 룰이 지켜지도록 현장에서 지휘하는 심판과 같은 역할을 수행한다. 만약 귀찮다고 해서 룰을 지키지 않는다면 우리 축구의 발전은 물론 스포츠로서의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이다.

경제도 마찬가지다. 공정위의 하는 일에 대해서 그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고 이를 전폭적으로 지지해주는 국가의 경제는 자동적으로 발전하게 되어 있다. 우리가 염원하는 2만불 소득을 1년이라도 앞당기려면 지금 우리 사회가 해야 할 일은 공정위 핍박이 아니라 공정위 응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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