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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셔틀버스 금지 4년의 명암

운수업체 공조로 교통유발 줄이고 소비자 편의 늘려야

2005.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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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6월 30일이면 백화점이나 할인점에서 운행하였던 ‘백화점 셔틀버스’가 운행 중단된 지 만 4년이 된다.

백화점 셔틀버스란 백화점이나 할인점 등이 스스로 버스를 구입하거나 빌린 후 운전기사를 고용하여 백화점 영향범위의 지역을 운행하면서 승객을 실어 나르던 버스이다. 백화점버스는 백화점 이용객 및 일반 시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고 백화점의 매출에도 큰 기여를 하였다.

이에 재래시장과 기존 운수업체들은 백화점 버스 운행에 반발하여 백화점 셔틀버스 운행금지를 요구하였고, 이것이 헌법재판소에서 합헌 판정을 받으면서 백화점버스는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그런데 운수업체들은 백화점버스가 없어지면 승객들이 자신들의 버스를 타고 백화점을 이용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그다지 큰 효과는 없었던 것 같다. 오히려 자가용이 쏟아져 나오는 계기가 되어 요즘도 세일기간이나 주말에는 백화점 앞 도로들이 언제나 큰 혼잡을 빚고 있는 실정이다.

대중교통 대신 자가용 선택한 백화점 고객들

그렇다면 왜 승객들은 백화점 버스가 없어졌는데도 기존 대중교통으로 쉽게 옮겨가지 않았는가를 심각하게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첫째로 백화점 버스는 현실적으로 무료이다. 또한 백화점 셔틀버스들은 고급버스들을 사용하여 승차감이 좋았다. 의자도 더 좋은 것이었다. 또한 난방과 냉방이 좋고 차내 청결상태가 우수했다. 소음과 냄새가 적었으며 기사들의 서비스정신도 더욱 투철하였고 운행시각표를 철저히 지켰다. 마지막으로 백화점 셔틀버스는 각각의 버스가 각 지역을 담당하는 ‘지역분리’ 형태의 운행을 하고 있었고, 버스 종점은 백화점 주차장 바로 안에 있었다.

하지만 기존 버스들은 요금을 내야하며, 차량의 상태도 좋지가 않았다. 버스의 운행시각표가 따로 없었으며 중간지역을 일일이 정차해서 운행하는 장거리 굴곡노선이었다. 또한 백화점 앞 정류장이 백화점에서 좀 떨어져 있는 곳에 있었다. 이런 상황이니, 백화점 버스가 없어졌다고, 곧바로 기존 버스로 승객이 옮겨갈 리는 없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백화점셔틀버스 금지는 기존 운수업체에도 큰 도움이 안되고, 백화점으로서는 매출 감소를 걱정해야 하고, 승객들은 자가용이나 기존 대중교통을 이용해 불편하게 백화점을 가야하며, 교통 혼잡으로 사회적 비용까지 늘어나는, 모든 측면에서 부정적이었던 정책이라고 볼 수도 있다.

이렇게 우리나라는 언제나 동북아 물류중심 국가를 주장하지만 대도시의 교통 혼잡조차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백화점 버스 금지를 둘러싼 이러한 문제들의 대안은 없는가?

운수업체와 힘 합친 KTX셔틀버스

철도공사의 KTX셔틀버스 안내포스터 ⓒ한국철도공사
이 시점에서 본인은 지난 6월 10일 운행을 개시한 고속철도 광명역의 직통 셔틀버스에 주목해보고자 한다. 본인은 이미 작년 8월 23일 국정넷포터 기사 “고속철도 승객 천만명 시대, 아쉬움 많아”를 통해 고속철도 광명역에서 가장 가까운 전철역을 직통으로 잇는 셔틀버스의 운행을 역설한바 있다.

좀 늦은 감이 있지만 광명역 및 고속철도 활성화의 일환으로, 한국철도공사가 직통셔틀버스를 마련한 것은 매우 다행스런 일이다.

그런데 이 버스에서 주목할 점은 이 셔틀버스는 철도공사가 직접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즉 해당지역에 거점을 투고 있던 운수업체(자경마을버스)와 협약을 맺고 운행을 하는 것이다.

철도공사는 기존 마을버스의 낡은 이미지를 벗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였다. 버스 전체를 KTX테마로 도색하였으며 마을버스의 작은 좌석을 고속버스의 최고급 좌석으로 교체하였다. 또한 광명역과 경부선 관악역만을 최단시간, 최단거리로 운행하고 있으며, 운행시각표를 게시하고 이 시각표대로 철저하게 운행하고 있다.

이렇게 대규모 철도회사와 소규모 지역 마을버스 회사가 함께하는 버스운행을 보면서 백화점버스의 생각이 많이 났다.

백화점 업체의 자본력과 운수업체의 노하우가 결합한다면?

백화점버스는 분명 훌륭한 교통수단이었으나 백화점이 버스를 직접 운영하기에 어려움이 많고, 기존 버스회사들은 고급스러운 서비스를 원하는 승객의 요구를 맞추어주기 어려운 현실이다. 하지만 이 둘이 힘을 합친다면 서비스가 우수한 ‘백화점 셔틀버스’를 부활시킬 수도 있으리라는 생각을 해본다.

즉 백화점업체의 자본력 및 서비스 노하우와, 운수업체의 차량, 기사 같은 자산과 운수업 노하우가 결합된다면, 승객들에게 외면 받았던 기존 버스가, 백화점과 운수업체가 힘을 합쳐 운행하는 새로운 고급버스로 탈바꿈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

운영방식을 보면 백화점의 자본력을 이용하여 기존의 노후화된 차량을 개조하거나 대차(代車)하고, 운수업체들은 백화점 승객의 편의가 극대화된 노선을 운행한다. 지금처럼 백화점을 스쳐지나가는 게 아니라, 종점을 백화점안 주차장으로 하는 식이다.

요금은 백화점의 구입실적에 따라 승객별로 보상하고 운수업체에 지원금을 주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교통카드가 활성화되어 있어서 기술적인 어려움은 없다.

작년 7월 1일, 서울시에는 버스 준공영제가 본격 도입되면서 노선은 서울시가 정하고 운수회사는 버스만 운행하여 그에 따른 대가를 서울시로부터 받는 모습이 자연스러워졌다. 즉 노선을 선정하고, 운행계획을 짜며, 승객을 끌어 모으는 업무와 실제 버스를 운행하는 업무가 분리된 것인데, 이는 양쪽이 서로 잘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하는 일종의 분업이라고 할 수 있다.

백화점버스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본다. 백화점 버스가 폐지된 후 왜 승객들이 기존 버스보다 자가용을 선택했는지 생각해본다면 무조건 백화점버스를 금지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닐 것이다.

대중교통의 임무는 개인교통을 최소화하고 혼잡을 줄여,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백화점과 기존 운수업체가 힘을 합쳐 승객이 원하는 교통서비스를 창출하는 것은 승객, 백화점, 운수업체 그리고 우리 사회전체에 이익을 줄 수 있는 상생의 정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국정넷포터 한우진(교통평론가) ianha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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