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말하는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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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농업과 지역 농가 살리는 국산 쌀…김포공항에서 만났어요
얼마 전 어머니와 함께 저녁 장을 보러 마트를 들렀다.
어머니는 그날 홍보 중인 쌀을 추천하는 판매원의 말을 뒤로 한 채 "알찬미가 밥맛이 좋다"며 쌀을 고르는 것이다.
'알찬미'가 무엇인지 궁금해 찾아보니, 충북 진천군에서 재배되는 국산 쌀 품종 중 하나로 찰기가 좋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었다.
마트를 둘러보니 쌀 이외에도 누룽지나 떡, 식혜 등 다양한 가공식품에서 국산 쌀을 사용했다는 표시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국산 쌀을 이용한 다양한 가공식품들.
이렇게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국산 쌀, 우리는 왜 이를 선택해야 할까.
단순히 우리나라에서 나고 자란 쌀이기 때문일까?
첫 번째 이유는 '우리 농업과 지역 농가를 지킬 수 있는 소비'이기 때문이다.
양곡 소비량 조사에 따르면, 2015년 62.9kg이던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지속적으로 감소해 2024년에는 55.8kg까지 줄었다.
육류나 과일 등 다양한 식품 소비가 늘고, 식습관 변화와 아침 식사를 거르는 습관이 확산되며 쌀 소비 감소는 농가의 어려움으로 직결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산 쌀 소비는 단순한 식재료 선택을 넘어 지역 농가의 지속가능성을 지키는 의미 있는 행동이 된다.
두 번째는 '입맛과 환경을 살리는 명품 쌀'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엄격한 국가 기준에 따라 쌀 재배 과정이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있으며, 쌀의 품질 향상을 위한 '쌀 등급 기준' 또한 마련되어 있어 소비자가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품질을 자랑한다.
여기에 더해, 식재료가 생산지에서 소비지까지의 이동한 거리를 뜻하는 '푸드 마일리지'라는 지표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식재료가 멀리서 올수록, 운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하며, 이는 환경과 식재료의 품질 모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보관이 중요한 쌀의 특성을 고려하면, 소비지와 가까운 곳에서 생산된 국산 쌀은 영양과 신선도가 보존된 식품일 뿐만 아니라 환경 보호까지 고려한 선택이라 할 수 있다.
전반적으로 쌀 소비가 감소하는 현 상황 속에서, 정부는 국산 쌀을 활용한 쌀 가공식품 할인 지원 행사와 '우리쌀·우리술 K-라이스 페스타' 등 다양한 행사를 통해 국산 쌀 소비 촉진에 나서고 있다.
1월 말까지는 김포국제공항 국제선청사 1층에서 '우리 쌀·쌀 가공식품 홍보 팝업 스토어'가 열린다고 해 직접 방문해 보았다.
김포국제공항 국제선 청사 1층에서 열린 '우리쌀·쌀가공식품 홍보 팝업 스토어'.
동편 GATE 1 측면 신한은행 앞에 위치한 팝업 스토어에 들어서자, 한국 쌀의 유래와 품종, 다양한 쌀 가공식품들이 한눈에 들어왔다.
가장 먼저 눈길을 끈 것은 한국의 지역별 쌀 품종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지도였다.
한국의 지역별 쌀 품종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지도.
종자 독립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 온 결과, 우리나라 전국 각지엔 품질이 우수하며, 지역을 대표하는 쌀들이 자리 잡고 있다고 한다.
찰기가 있고, 부드러운 단맛과 고소한 풍미 덕에 돌솥비빔밥에 잘 어울리는 경기도 '참드림', 깔끔한 식감과 밥알이 잘 유지되는 특성 덕에 김밥에 잘 어울리는 전남 순천의 '새청무', 아밀로스 함량이 적어 밥에 찰기가 있기에 덮밥에 잘 어울리는 경북의 '일품'까지.
경북 지역의 '일품'과 경남 지역의 '영호진미'.
같은 쌀이라도 품종마다 맛부터 특징까지 이렇게 다양하다니!
식감이 다양한 음식을 좋아하는 나로선, 밥알이 크고 씹는 맛이 살아 있다는 전주의 '참동진' 쌀로 만든 요리를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팝업 스토어 내에서 지역을 대표하는 팔도의 쌀부터 휴대가 편한 소포장 쌀을 판매하고 있어 마음에 드는 쌀을 바로 구매하기에도 쉬울 것 같다.
쌀 뿐만 아니라, 우리 쌀, 밀, 콩으로 만들어진 다양한 가공식품들도 전시· 판매되고 있었다.
우리 쌀, 밀, 콩으로 만들어진 다양한 가공식품들.
쌀, 밀, 콩으로 만든 가공식품이라고 하면 누룽지나 떡국 떡 정도가 있을 것이라 예상했는데, 팝업스토어에선 다이어트 단백질 쉐이크부터 다양한 맛의 과자, 쌀 시리얼까지 다양한 종류의 가공식품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비교적 건강하고 담백한 맛일 것이라 예상했지만, 직접 쌀과 밀로 만든 과자를 구매해 맛본 결과 일반 과자와 다르지 않을 만큼 맛도 뛰어났다.
쌀로 만들어졌지만 뛰어난 맛을 자랑하는 가공식품들.
팝업스토어가 공항에서 운영되는 만큼, 국산 쌀과 제품 설명은 한국어와 외국어로 함께 제공되고 있었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 국민은 물론 외국인 방문객들에게도 우리 쌀의 우수성과 매력이 잘 전달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으로 출국하는 관광객이 쌀을 구매하는 경우엔, 매장에 상주하는 검역관에게 즉시 검역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있다고 한다.
일본으로 출국 시, 매장에 상주하는 검역관에게 검역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있다는 안내문.
'한국인은 밥심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나라 쌀은 오랜 시간 우리 식탁을 지켜온 중요한 식량이자 지역농가의 지속가능성, 식량 주권 측면에서도 반드시 지켜져야 할 자원이다.
1월 31일까지 팝업스토어가 진행되니, 우리 쌀과 다양한 쌀 가공식품에 관심이 있다면 방문해 보는 건 어떨까?
☞ (정책뉴스) 김포공항서 '우리쌀' 팝업스토어 운영K-라이스 해외 인지도
정책기자단|김재은lgrjekj4@naver.com
정책이 국민에게 더 가깝고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깊이 있는 시선으로 세상의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2026.01.06
정책기자단 김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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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터 패션까지 다양한 잡지 '무료'로 구독하기
최근 2026 수학능력시험에서 만점을 받은 한 학생이 연일 화제다. 사교육 1번지로 일컬어지는 서울 대치동이나 목동과는 거리가 먼 지역에 살면서 만점을 받았다는 것. 게다가 만점자의 당연한 수순으로 여겨지는 의대가 아닌 경제학과에 진학하는데다 학생의 꿈이 공직자라는 점이다.
2026 대학수학능력시험 만점자들의 비결은 역시나 '책 읽기'에 있었다.
그가 다양한 방송 프로그램에도 출연하며 자신의 생각을 똑소리나게 말하는 것을 보고 많은 기성세대들은 '대한민국의 미래가 밝다.'라는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나또한 마찬가지다. 이 학생이 '의대병'에 걸린 대한민국 사회에 멋지게 경종을 울려준 것이 고맙기도 하고 남의 아들이지만 너무나도 대견하다.
이 학생은 수능만점 비결을 묻는 질문에 역시나 '독서'를 꼽았다. 그리고 고교 재학 중에도 사회적 관심을 늦추지 않았다는 것인데 나도 지금의 청소년들이 학교와 학원에 얽매여 이 사회를 보는 눈이 흐려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종이 신문을 읽히지는 못해도 초·중·고교생을 위한 다양한 잡지는 폭넓게 보게 하고 싶다.
다양한 교육. 시사 잡지를 구독하는 것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세상을 보는 눈을 키워준다.
논술 공부방을 운영하면서, 내 아이를 키우면서 다양한 교육 관련 잡지들을 구독하고 있는데 놀라운 사실은 이 모두가 무료라는 점이다. 사실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인문·과학 잡지를 구독하려면 하나만 해도 1년에 십 만원은 훌쩍 넘는다. 그런데 나는 다양한 잡지들을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구독하는 것이다.
비결은 바로 공공도서관에 있다. 어느 지역엘 가도 교육청 산하 도서관이나 시 혹은 구에서 운영하는 도서관이 있으니 이를 적극 활용하면 된다.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자주 방문하는 도서관 누리집에 들어가서 로그인을 한다. 만약 회원가입이 안되어 있다면 이참에 동네 도서관에 방문해 회원가입을 하도록 하자. 도서관 누리집에 로그인을 했다면 상단의 전자잡지를 클릭한다. 그러면 디지털신문이나 잡지 플랫폼을 만날 수 있다. 내가 이용하는 도서관엔 프레스리더와 모아진이 있는데 이곳에선 200여 종의 분야별 잡지와 2만여 권에 달하는 과월호 잡지까지 열람이 가능하다. 도서관은 이런 잡지 플랫폼을 도서관 이용자들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것이다.
도서관 회원가입이 되어있다면 국내.외 전자 잡지를 무료로열람하거나 구독할 수 있다.
교육.문학은 물론 문화.예술, 일상, 여행, 시사까지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내가 원하는 것을 클릭하면 해당 잡지들이 펼쳐진다. 내가 구독 중인 잡지는 '시사원정대'나 '리딩 톡톡', '어린이 동산' 등의 월간지와 그 주의 생생한 이슈를 담은 국어학습지 '글픽'이다. 이렇게 어린이·청소년들을 위한 잡지만 활용하는 것은 아니다. 지하철이나 버스를 이용할 때는 패션 잡지나 영화 잡지로 무료함을 달래기도 한다.
물론 도서관에서 잡지를 빌릴 수도 있다. 하지만 도서관의 규칙상 해당 월의 잡지는 대여가 불가능하고 과월호 잡지를 빌리거나 해가 지난 잡지는 없어서 아쉬웠는데 이런 마음을 전자 잡지가 채워주는 것이다. 전자 잡지는 이번 주 혹은 이번 달의 가장 화제가 되는 정보를 바로 접할 수 있기 때문에 훨씬 더 흥미로운 읽기가 가능하다.
시험이 끝나고 여유로운 아이와 함께 전자잡지로 문해력을 키우고 있다.
나는 이제 기말고사도 끝나고 아주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 중학교 1학년 아들과 함께 전자 잡지 하나를 펼쳤다. 매주 발행되는 기사를 읽고 문제를 풀 수 있어 시사 이슈에 대한 배경 지식도 쌓고 문해력도 키울 수 있어 내가 아주 애정하는 잡지다.
아들도 전자잡지는 어쩐지 종이 책을 보는 것과는 다르게 조금 더 가벼운 마음으로 볼 수 있어서 좋다고 한다. 종이 신문을 읽으면 가장 좋겠지만 사실 요즘 신문 구독하는 집에 몇 가구나 될까? 이렇게라도 사회를 보는 눈을 키울 수 있다면 나는 적극 찬성이다. 숏츠와 릴스에 절여진 아이들과 또 나 같은 어른들에게도 적극 추천이다.
나는 요즘 휴대폰으로 쇼츠나 릴스 대신 전자 잡지를 본다.
이제 곧 있으면 겨울방학이니 도서관 아이디를 통해 전자잡지와 친숙해지고 문해력도 키워보는 건 어떨까? 다양한 주제들이 클릭만 하면 내 앞에 무료로 펼쳐지는 신세계가 펼쳐질 테니 우리 모두 풍덩 빠져보자!
정책기자단|김명진uniquekmj@naver.com
우리의 삶과 정책 사이에징검다리를 놓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2026.01.06
정책기자단 김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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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리의 섬에서 치유의 공간으로 '소록도'
소록도가 보여주는 국가 정책과 인권의 과제
전라남도 고흥반도 앞바다에 위치한 소록도는 오랫동안 '한센병 환자의 섬'으로 불려 왔다. 그러나 이 섬의 역사는 질병 관리의 기록이라기보다, 국가 권력이 어떻게 한 집단을 사회로부터 격리하고 통제했는지를 보여주는 한국 인권사의 어두운 단면에 가깝다.
전라남도 고흥반도 앞바다에 위치한 소록도 전경. 1916년 일제강점기 한센병 환자 강제 격리 공간으로 지정.
소록도가 한센병 환자 수용지로 지정된 것은 일제강점기였다. 1916년 조선총독부는 한센병 환자를 사회로부터 분리·격리한다는 명목 아래 소록도에 자혜의원을 설치했다. 이후 이 공간은 치료보다 통제가 우선되는 장소로 기능했다. 환자들은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강제로 이송됐고, 가족과 사회로부터 완전히 단절된 삶을 강요받았다.
소록도 내 옛 병동 건물. 치료를 명분으로 운영됐지만, 실제로는 감시와 규율이 우선된 통제의 공간이었다.
일제는 한센병을 '전염병'이자 '사회 불안 요소'로 규정했다. 그 결과 소록도는 의료 공간이 아니라 감시와 규율의 공간으로 설계됐다. 외출과 이동은 제한됐고, 노동이 일상화됐으며,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존엄은 제도적으로 보장되지 않았다. 특히 단종 수술과 같은 강제적 의료 행위는 개인의 삶을 돌이킬 수 없게 훼손했다. 이 시기 소록도는 치료의 장소가 아니라, 인간의 권리가 제도적으로 삭제된 공간이었다.
등록문화유산인 그 때의 감금실, 방안에는 단종당한 수감자의 절규의 시가 걸려있다.
해방 이후에도 상황은 곧바로 개선되지 않았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에도 소록도의 격리 정책은 상당 기간 유지됐다. 국가 운영 체계가 바뀌었음에도, 한센인을 바라보는 시선과 정책의 기조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사회는 여전히 과학적 이해보다 공포와 낙인에 지배돼 있었고, 소록도는 '보이지 않는 곳'에 존재해야 할 섬으로 남아 있었다. 이 시기 한센인들은 치료가 가능해졌음에도 자유롭게 사회로 복귀할 수 없었다.
섬을 떠나는 일은 허락이 필요했고, 가족과의 재회는 극히 제한됐다. 결혼과 출산 역시 국가의 관리 대상이 됐다. 질병은 개인의 몸에 있었지만, 통제는 삶 전체를 겨냥했다. 당시 수감자의 처절한 삶의 단면을 전하는 짧은 글이 지금도 그 공간 한쪽에 걸려 있다. 치료의 이름으로 격리되었던 이들이 남긴 시는 개인의 감상이 아니라, 말로 전해지지 못한 삶의 기록에 가깝다. 가족과의 단절, 노동과 통제의 일상, 그리고 되돌릴 수 없었던 삶의 조건들이 몇 줄의 문장 속에 압축돼 있다.
당시 쓰여진 시는 읽히기 위해 남겨진 것이 아니라, 남겨질 수밖에 없었던 흔적이다.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그 문장을 따라가게 된다. 순간, 소록도는 과거의 수용지가 아니라 국가가 만들어낸 침묵의 공간으로 다시 인식된다.
수탄장 자리에 서있는 안내판.
수탄장(愁嘆)은 과거 직원지대와 병사지대를 구분하는 경계지역이었다. 병원에서는 감염을 우려해 환자 자녀들을 직원동 지대에 있는 보육소에서 생활하게 하였으며, 병동지대의 부모와는 이 경계지역 도로에서 한 달에 한 번 면회를 허용하였다. 부모와 자녀가 도로 양옆으로 갈라선 채 일정한 거리를 두고 눈으로만 혈육을 만나야 했던 이 장소를 환자들은 탄식의 장소라는 의미로 '수탄장'이라 불렀다. 해방 이후에도 한센인들의 일상은 국가 정책에 의해 장기간 제한됐다.
소록도에서 한센인들이 겪은 고통은 개별 사건의 나열이 아니라, 국가 정책이 삶 전반을 통제한 구조적 인권침해의 결과였다. 결혼과 출산은 개인의 선택이 아니었고, 출산을 막기 위한 강제 단종과 의료 조치는 질병 치료가 아닌 사회적 격리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작동했다. 이는 한 개인의 생애 가능성을 국가가 일방적으로 차단한 결정이었다.
노동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치료와 재활이라는 명목 아래 한센인들은 섬의 유지에 필요한 농사와 건설, 관리 노동에 동원됐다. 선택권과 정당한 보상은 보장되지 않았고, 노동은 치료의 일부로 포장되며 구조화됐다. 소록도는 의료 공간이자 수용 공간이면서, 동시에 값싼 노동력에 의존하는 폐쇄적 시스템이었다.
이 모든 정책의 전제는 강제 격리였다. 소록도는 단순한 병원이 아니라, 사회로부터 한센인을 물리적으로 분리하기 위해 설계된 공간이었다. 입도는 강제적이었고, 외부와의 접촉과 이동은 엄격히 통제됐다. 치료 기술이 발전한 이후에도 격리는 유지됐으며, 공포와 편견은 제도보다 오래 살아남았다. 그 결과 소록도는 보호의 장소가 아니라, 국가가 불편한 존재를 보이지 않게 관리하는 공간으로 기능했다.
소록도의 잔혹사는 특정 사건 하나로 설명되지 않는다. 의료, 행정, 치안, 복지라는 이름의 제도가 통제의 방향으로 작동하면서, 한센인은 보호의 대상이 아니라 관리의 대상으로 고착됐다. 이 과정에서 국가는 책임을 분산시켰고, 사회는 침묵으로 동조했다.
현장을 직접 마주하면 이러한 역사는 흘러간 추상적 개념이 아니라 구체적인 흔적으로 남아 있다. 과거 병동과 생활시설의 배치, 작업장과 수용 공간의 흔적, 기록관에 남아 있는 문서들은 소록도가 단순한 섬이 아니라 '제도화된 격리의 결과물'임을 보여준다. 공간 자체가 증언이 되는 셈이다.
늦게나마 변화는 시작됐다. 정부는 과거의 강제 격리와 인권 침해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보상과 지원 정책을 추진해 왔다. 소록도는 점차 치료의 공간을 넘어 기억과 성찰의 장소로 전환되고 있다. 기념관 조성, 기록 보존, 치유 프로그램은 과거를 지우기 위한 장치가 아니라, 기억하기 위한 최소한의 책임이다.
지난 6월 25일, 이재명 대통령은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국립 소록도병원을 방문해 병원 관계자들과 한센인 원생 자치회 분들을 만나기도 했다. 이날 소록도 주민들은 일제강점기에 조성된 소록도에서 한센인들에게 자행된 강제격리와 출산금지 등 아픈 역사에 대해 이 대통령에게 전했다.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한센병에 대한 사회적 편견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고, 소록도의 역사는 여전히 많은 시민에게 낯설다. 소록도의 역사는 한 집단의 비극에 머물지 않는다. 그것은 국가가 공포와 효율을 이유로 인간의 존엄을 얼마나 쉽게 유보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동시에 늦었지만 책임을 인식하고 회복을 시도하는 과정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말해준다.
기억되지 않는 역사는 언제든 반복될 수 있다. 소록도를 다시 말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오늘의 소록도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공간이다. 격리의 섬으로 만들어졌던 이곳이 기억과 인권의 장소로 남을 수 있을지는, 우리가 이 역사를 어떻게 기록하고 전할 것인지에 달려 있다. 소록도의 잔혹사는 끝난 이야기가 아니다. 그것은 지금도 한국 사회에 질문을 던지고 있다.
☞ '정책뉴스' 대통령 최초 소록도병원 방문"사회적 편견 없어져야"
☞ '보도자료' 고단한 삶에도 배움을 놓지 않았던 소록도 사람들의 희망 메시지 전달
정책기자단|정재영cndu323@naver.com
국민에게 꼭 필요한 정보의 메신저!대한민국 정책의 흐름을 발로 뛰고, 때로는 직접 겪어보며..
2026.01.06
정책기자단 정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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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라서 못 받는 공공서비스? 혜택알리미로 놓치지 마세요
정책기자단 활동을 하면서 내가 미처 모르고 지냈던 각종 정책이나 공공서비스가 많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내가 자주 이용하는 것은 취업 지원이나 면접과 관련된 정책, 혹은 청년 생활과 관련된 정책인데, 여러 가지 정책들을 통해 일상에서 크고 작은 도움을 받으면서 더 많은 정책을 사람들도 알고 활용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정책을 찾아보고 활용하는 주된 통로는 '혜택알리미'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다.
'혜택알리미'란 행정 및 공공기관의 모든 공공서비스를 알아서 안내해주는 개인 맞춤형 공공서비스 알림 서비스이다.
정부24를 통해 접속한 혜택알리미 홈.
내 현재 소득 상황이나 거주지 조건, 가족 정보 등을 기반으로 내가 처한 여러 가지 상황에 맞추어 내가 현재 이용할 수 있는 정부 지원 서비스나 유용한 정책이 무엇이 있는지 간편하게 확인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나 혼자 이용할 수 있는 공공서비스뿐만 아니라, 부모님과 자녀, 배우자 등 가족 구성원 모두를 위한 공공서비스까지 함께 찾아주는 서비스라는 점에서 유용하다.
혜택알리미가 처음 도입되었던 것은 2025년 1월 10일이다.
그 당시부터 지난 12월 9일까지는 청년·구직·임신·전입 등의 4개 분야에서 1500여 종의 공공서비스에 대한 정보를 제공했었다.
내가 주로 필요한 정보인 '청년·구직' 공공서비스는 혜택알리미를 통해 쉽고 편리하게 찾아볼 수 있었지만, 우리 부모님이나 친척 어른께서 이용할 수 있는 정책을 찾아볼 때는 관련 부처의 누리집을 틈틈이 들락거리거나, 가장 적합한 정책을 일일이 비교해 보며 찾아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여전히 남아 있었다.
그런데 행정안전부에서 지난 12월 10일부터 혜택알리미 서비스가 확대되었다고 밝혔다.
이제 '전체 혜택'을 통해 전 영역의 정부 정책을 한 번에 혜택알리미에서 확인해볼 수 있게 되었다.
이제는 전 분야에서 6000여 종의 공공서비스를 개인의 상황에 따라 맞춤형으로 알려주도록 개편된 것이다. 어떻게 개편된 것인지 자세하게 살펴보기 위해 '정부24'에 접속했다.
혜택알리미는 '정부24'를 통해 간편하게 접속할 수 있다.
정부24 누리집에서 로그인을 한 뒤, 혜택알리미 홈에서 맞춤 조건을 설정한다. 이때 모바일 신분증이나 간편인증, 공동 및 금융인증서로 로그인을 한 경우, 민원 신청이나 혜택알리미 이용 시 추가 인증 없이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간편하다.
정부24에서 간편인증을 통해 로그인을 해봤다.
로그인을 통해 자동으로 연동되는 행정정보와 내가 개인적으로 맞춤조건을 입력하면 맞춤 혜택을 찾을 준비가 모두 끝난다.
혜택알리미를 통해 맞춤형 혜택 알림을 받기 위해서는 서비스 동의를 해야 한다.
출산, 이사, 취업, 실직 등의 생활 상황과 연령, 소득, 가족 구성, 장애 여부 등의 자격 정보를 모두 종합 분석하기 때문에 현금 지원, 물품 제공, 요금 및 세금 감면 등 생활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는 지원부터, 교육과 돌봄, 복지 및 주거, 일자리와 같은 생활밀착형 제도까지 폭넓게 안내받을 수 있다.
혜택알리미 누리집을 확인해보니 한파와 관련되어 피해를 입은 사람이 이용할 수 있는 정책도 추천해주고 있는 게 눈에 띄었다.
생활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는 지원부터, 생활밀착형 제도까지 다양하게 안내해주고 있는 혜택알리미.
정부24의 설명에 따르면, 이번 개편을 통해 정책 변화나 계절 이슈, 사회적 상황 등을 골고루 반영한 콘텐츠 큐레이션 형태로 생활에 유용한 정보와 맞춤 알림도 함께 받을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앞서 가족의 혜택까지 꼼꼼하게 챙길 수 있다고 했었는데, 그 이유는 혜택알리미에서 가족 맞춤안내 기능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가족을 추가하고, 그 가족의 정보제공 동의를 받는다면 나의 혜택알리미에서 가족 혜택까지 함께 챙겨볼 수 있다.
가족 등록은 주민등록등본상 동일 세대원인 가족이거나, 가족관계등록부상 배우자 또는 직계 존속, 비속인 경우에 가능하다고 한다.
가족 맞춤안내를 이용하면 가족이 직접 혜택알리미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아도 대신 혜택을 조회하거나 신청 시기를 확인해줄 수 있다.
또한 가구 단위로 받을 수 있는 추가 지원 혜택도 편리하게 찾아볼 수 있게 되어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
이렇게 맞춤 설정이 끝나면 혜택알리미에서 내가 받을 수 있는 혜택만 골라서 안내를 해준다.
현재 정부24 홈페이지 외에도 주요 은행(기업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앱에서 혜택알리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앞으로 네이버와 우체국 등 다양한 공공 및 민간 앱에서도 이용할 수 있도록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한다.
나도 로그인을 한 뒤 내가 받을 수 있는 혜택의 개수를 살펴보았다.
나의 경우, 총 7개의 정책을 이용할 수 있다고 안내되었다.
혜택알리미의 경우 내가 받을 수 있는 정부 혜택을 구분하여 안내한다고 하는데, 나의 경우에도 '신청하세요'와 '확인하세요' 항목이 따로 나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신청하세요'와 '확인하세요'를 따로 구분해서 알려주고 있다.
정부24의 설명에 따르면 '신청하세요'는 내 상황과 자격이 행정정보로 모두 확인되어 바로 신청할 수 있는 혜택을 이른다. 한편 '확인하세요'는 일부 개인정보가 확인되지 않아, 신청 조건 충족 여부를 확인해야 하는 혜택이라고 하니 각각을 구분하여 살펴보는 것이 좋겠다.
조금 더 세밀하게 정책을 찾고 싶다면 '발견' 탭에서 나의 상황을 선택하여 맞춤형 정책을 검색해볼 수 있다.
내가 알고 이용하고 있는 정책 목록도 있었지만, 존재하는지도 모르고 있었던 정책들도 있었다.
나의 조건에 적합한 정책인 줄 미처 몰랐던 정책들도 혜택알리미를 통해 빠짐없이 검색하고 확인하여 판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용한 서비스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요즘 관심을 두고 있는 분야에는 어떤 정책이 있는지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평소 부모님과 친척 어른께 도움이 되는 소상공인 정책을 종종 찾아본다.
이제부터는 혜택알리미 한 번으로 다양한 부처에 흩어져 있는 소상공인 정책을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하니, 검색해보았다.
'전체 혜택' 칸에서 '소상공인'을 검색해보았더니, 현재 제공 중인 다양한 소상공인 정책 목록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전체 혜택에서 '소상공인'이라고 검색하기만 해도 현재 운영 중인 262개의 정책을 순식간에 찾아낼 수 있었다.
정책명을 눌러보니 서비스 대상, 신청 기간 및 신청 방법, 제출 서류 및 접수할 수 있는 홈페이지 주소까지 모두 종합해서 알려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정책을 눌러보니 정책을 이용할 수 있는 대상부터 언제 신청하는지, 어떻게 신청하는지 차근차근 확인해볼 수 있었다.
그동안 많이 검색해보고 정책을 잘 찾아서 이용하고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혜택알리미를 통해 검색해보고 내가 몰랐던 숨은 정책들이 무척 많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내가 받을 수 있는 새로운 혜택이 생기면 자동으로 알려주는 서비스까지 있다고 한다.
내가 국민비서에서 선택한 앱을 통해 알림을 받거나, 문자 알림으로도 받아볼 수 있다.
행정안전부의 발표에 따르면 "혜택알리미는 국민이 '정부의 혜택을 찾아가는 방식'에서 '정부가 국민을 찾아가는' 방식으로 전환하는 핵심 서비스"라고 한다. 이제 우리가 모르고 지나치는 정책이 없도록, 혜택알리미를 적극적으로 이용해보며 나에게 딱 맞는 맞춤형 정책을 알고 이용해보자!
정책기자단|한지민hanrosa2@naver.com
섬세한 시선과 꼼꼼한 서술로 세상의 소식을 전하겠습니다.
2026.01.05
정책기자단 한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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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표현 NO! '금지광고물' 가이드라인 시행으로 본 골목길의 변화
최근 세대, 지역, 성별 갈등이 심화되며 길거리의 현수막에서도 특정 집단과 민족에 대한 혐오 표현이 증가하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최근 들어 급증하고 있는 혐오·비방성 표현을 담은 현수막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고자 '옥외광고물법 금지광고물 적용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11월 18일부터 시행 중이다.
행안전부의 이번 방침은 이러한 혐오·비방성 표현을 담은 현수막을 관리하고 시민들의 불편을 완화하기 위함으로 기본적으로는 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되, 광고물 내용이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훼손하거나 개인의 인권을 침해하는 경우에는 설치 중지 등의 조치를 취한다고 한다.
해당 판단은 1차적으로 광고물 담당 부서에서 이루어지며, 판단이 어려운 경우에는 지방자치단체 옥외광고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종합적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행안부는 밝혔다.
필자는 '금지광고물이라는 기준이 자칫 주관적으로 적용될 가능성은 없는지, 그리고 이러한 기준이 실제 지자체 현장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구현될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
혐오 및 비방성 현수막 정비 모습 (성동구 제공)
이에 해당 시행령을 단순한 제도 차원이 아니라 현장 적용의 관점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으며, 우리 주변의 생활 공간에서는 해당 가이드라인이 어떻게 시행되고 있는지 확인하고자 했다.
그리고 이를 보다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관계자와의 인터뷰가 효과적일 것이라 생각해 성동구청에 연락해봤다.
시행령이 실제로 어떻게 시행되고 있는지, 구청 담당자분께서는 어떤 실행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시민의 참여방법에는 무엇이 있는지 등을 상세히 들려주셨다.
다음은 '성동구청 도시계획과 광고물관리팀'과 서면으로 함께 한 일문일답
Q1. 행정안전부가 18일부터 시행한 '금지광고물 적용 가이드라인'과 관련해 성동구에서는 현장에서 어떤 기준이나 절차로 적용할 계획인지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아직 세부 계획이 없다면 현재 내부적으로 검토 중인 방향성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A. 성동구는 행정안전부 '금지광고물 적용 가이드라인'을 근거로, 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실무 지침을 마련하였습니다. 정당 현수막을 포함한 모든 현수막에 혐오·차별 표현과 악의적 비방 등 사회적 갈등을 조장하는 현수막은 신속히 조치할 계획입니다. 또한 법률 전문성을 갖춘 옥외광고심의위원회 심의와 내부 매뉴얼을 통해 금지광고물 관리 체계를 확립하고자 합니다.
Q2. 구청 입장에서 현장에서 특정 문구가 '혐오·비방성 표현'에 해당하는지 판단할 때 어떤 요소를 중점적으로 검토하실 계획인지 궁금합니다. 행안부 가이드라인의 6가지 분류 중 성동구가 특히 주목해서 보는 부분이 있을까요?
A. 금지 광고물에 해당되는 광고물 중 가장 많은 민원이 제기되는 것은 인종차별적이거나 혐오를 조장하는 내용의 현수막이기에 이 부분을 특히 유의하면서 관리·정비해 나갈 계획입니다.
Q3. 최근 몇 달간 성동구 내에서 혐오 표현이나 비방성 문구로 주민 불편이 제기된 사례가 있었는지, 혹은 관련 민원이 접수된 적이 있다면 그 경향이나 양상을 간단히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A. 일부 정당에서 인종차별로 보여질 수 있는 내용을 담은 현수막을 게첩하여 민원이 제기된 적이 있었고, 혐오·차별 표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높아지면서 관련 민원 제기가 이전보다 다소 증가한 측면이 있습니다.
Q4. 기존 현수막은 허가를 받고 게시되는 부분도 있는데, 가이드라인이 시행된 후에는 어떤 절차로 현수막을 점검하고 조치하게 되는지 궁금합니다. 현장에서 담당자분들이 따르는 단계적 절차가 있다면 간단히 설명 부탁드립니다.
A. 다음과 같은 단계로 점검·조치할 계획입니다.
첫째, 현재 법령으로는 정당 현수막에 대한 허가·신고가 배제되나, 정당현수막 설치자가 내용에 대한 사전심의 요청을 할 경우 사전 심의도 가능합니다.
둘째, 현수막 게시 후에는 정기 점검과 민원·신고를 통해 현장에서 신속하게 내용을 확인합니다.
셋째, 금지광고물 소지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옥외광고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금지 여부를 결정합니다.
넷째, 금지광고물로 결정되면 즉시 시정명령을 내리고, 24시간 이내 신속한 정비가 이루어 지도록 합니다.
Q5. 혐오·비방성 문구 판단이 주관적일 수 있다는 지적도 있는데요, 현장에서 판단하거나 조치하는 데 어려움이나 부담이 있는 부분이 있다면 어떤 점이 있을지 듣고 싶습니다.
A. 성동구도 혐오·비방성 문구를 어디까지 문제 삼을 것인지에 대해 일정 부분 주관이 개입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담당자가 단독으로 판단하지 않고, 관련 법령, 판례 유권 해석, 행안부 가이드라인 등에 따라 체계적인 심의 절차(법률 전문성 확보한 옥외광고심의위원회)를 거쳐 해당 광고물을 판단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를 통해 금지광고물에 대한 합리적이고 일관적인 행정조치 체계를 확립하고자 합니다.
Q6. 이번 가이드라인 시행 이후 성동구는 향후 어떤 방향으로 현수막 관리나 정비 활동을 강화할 예정인지, 또 혐오 현수막을 줄이기 위해 구민들이 어떤 방식으로 참여하거나 신고할 수 있는지도 안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A. 향후 성동구는 관내 설치된 광고물에 대한 주기적인 점검, 체계적인 심의 절차 운영을 통해 금지광고물 관리 체계를 강화할 예정입니다. 주민 참여와 신고 방법과 관련해서는, 구청 민원실 방문, 전화, 구청 홈페이지, 120 다산콜센터 등을 통해 혐오·비방성 광고물이나 금지광고물이 의심되는 현수막을 신고하실 수 있습니다. 접수된 신고 건에 대해 신속하게 현장 확인을 실시하고, 위반 사실이 확인되면 정비 후 처리 결과를 신고자에게 안내드립니다. 성동구는 주민과 함께 쾌적한 도시 경관과 안전한 광고 환경을 조성해 나가겠습니다.
성동구청의 모습
성동구는 행안부의 시행령 지침 이후 구체적인 시행 방향성과 방안을 마련하고 있었다. 인터뷰를 통해서 이미 시행령의 실효성과 방침을 일부 가늠할 수 있었지만, 실제 생활권 내 혐오 현수막 현황을 직접 확인한다면 성동구의 시행계획이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를 보다 생생하게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따라서 필자는 성동구 내에서 유동 인구가 많은 왕십리역과 성수역 근방, 용답동을 중심으로 혐오 현수막의 게시 여부를 살펴보고, 일정 기간이 지난 후 변화가 있는지도 함께 확인하고자 했다.
조사 결과, 유동 인구가 많은 왕십리역 4번과 5번 출구 일대에서는 특정 인종이나 집단을 직접적으로 비하하거나 과격한 혐오 표현을 담은 현수막은 확인되지 않았다.
성수역 인근과 용답역 일대 역시 왕십리역만큼 많은 현수막이 게시되어 있었으나, 이곳에서도 정당 현수막이 간헐적으로 관찰되었을 뿐,혐오, 비방성 표현이 담긴 현수막은 쉽게 발견되지 않았다.
혐오 및 비방성 현수막이 철거된 왕십리역 근방의 모습
혐오 및 비방성 현수막이 정비된 성수동 주변의 현황
10월까지만 해도 종종 찾아볼 수 있었던 특정 인종, 집단, 정치인에 대한 원색적인 혐오표현이 담긴 현수막은 조사 시점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시행령이 11월 18일에 배포되고 조사가 11월 말에 이루어졌다는 점을 고려할 때, 단기간 내에 일정 수준의 정화가 이루어졌거나 사회단체 및 정당들이 가이드라인 시행 이후 표현 수위에 대해 보다 신중한 태도를 보이기 시작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숫자에 근거한 기계적인 비교가 쉽지 않을 만큼 혐오 현수막이 관찰되지 않았다는 점은, 역설적으로 이번 시행령이 소기의 성과를 이루고 있다는 하나의 단서로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행안부의 혐오 및 비방 표현을 포함한 현수막에 대한 제한적 조치와 관련해 성동구청의 실천 방안과 지침, 그리고 실제 현황을 살펴보며 혐오 사회 방지를 위한 지자체의 노력과 현장 공무원들의 부담을 간접적으로나마 체감할 수 있었다.
사실 '혐오 표현 현수막'이라는 기준은 개인의 정치적·사회적·문화적 성향에 따라 다르게 인식될 수 있는 위험을 내포하고 있어, 해당 지침이 얼마나 구체적이고 일관된 방향성을 갖고 적용되는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성동구청에서도 인터뷰를 통해 이번 가이드라인이 단순한 규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주민 간 정서적 갈등을 완화하고 불쾌감을 줄이며 전반적인 생활환경 개선에 기여하는 데 목적이 있음을 강조했다.혐오가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든 사회는 장기적으로 건강한 공동체로 나아가기 어렵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행정안전부의 지침은 일상 속에 축적된 혐오의 표현을 줄이기 위한 하나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물론 혐오의 주관성이 자의적으로 가이드라인에 반영되어서는 안 되겠지만, 혐오적 표현과 문화를 공적 영역에서 제한하려는 첫 시도라는 점에서 이번 정책은 충분히 주목할 만한 의미를 지닌다.
이번 정책이 단순히 현수막을 정비하는 수준을 넘어, 시민들이 일상에서 마주치는 혐오 표현을 줄이고 보다 안전하고 편안한 생활환경을 누릴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 정책뉴스 '"혐오·비방 현수막 근절"18일부터 '금지광고물' 가이드라인 시행'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한경준 kjun6573@naver.com
2026.01.05
정책기자단 한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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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오픈뱅킹까지 차단! 보이스피싱 피해 완벽 방지
'070-xxxx-xxx'
요즘은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오면 곧바로 전화를 받기보다, 먼저 검색창에 전화번호를 검색해 보는 습관이 생겼다.
보험이나 카드 광고는 물론, 보이스피싱에 사용된 전화번호라는 정보까지 쉽게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 날은 한동안 기다리던 연락이 있어, '혹시나' 하는 마음에 모르는 번호로 걸려 온 전화를 받은 적이 있다.
상대방은 자신을 검찰 수사관이라고 소개하며, 신상 정보를 줄줄이 말해 순간적으로 흠칫했던 경험이 있다.
검찰 수사관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사례가 많다는 뉴스를 봐서 알고는 있었지만, 막상 개인 정보를 정확히 알고 있는 듯해 자칫하면 속을 뻔한 것이었다.
이러한 보이스피싱은 해외를 거점으로 점점 조직화·지능화되며 다수의 피해자를 양산하고 있다.
비교적 젊은 층의 경우 수법을 인터넷에 검색하며 보이스피싱임을 인지하는 경우도 있지만, 중장년층이나 노년층을 대상으로 자녀의 개인정보를 읊으며 접근하는 사례도 많아 보이스피싱 피해자는 날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정부에서도 보이스피싱을 초국경 범죄로 규정하고, 국민을 범죄 피해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신용대출, 카드론, 신용카드 발급 등 개인 명의의 비대면 여신거래를 차단할 수 있는 '여신거래 안심차단 서비스'부터, 범죄 조직의 수익 통로로 사용될 수 있는 대포통장 개설로 인한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비대면 계좌 개설을 차단할 수 있는 '비대면 계좌 개설 안심차단 서비스'까지 단계적으로 시행됐다.
여기에 더해, 지난 11월부터는 '오픈뱅킹 안심차단 서비스'까지 도입되며 총 3단계 금융거래 안심차단서비스가 운영되고 있다.
보이스피싱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새롭게 시행된 '오픈뱅킹 안심차단 서비스'를 직접 사용해 보았다.
평소 여러 금융회사의 카드와 계좌를 이용하고 있어, 각각의 금융 앱에 일일이 접속하기보다는 '오픈뱅킹'을 주로 사용하는 편이다.
오픈뱅킹은 금융 공동 시스템을 통해 여러 금융회사의 계좌정보를 조회하거나, 이체, 관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편리하지만, 개인정보가 탈취될 경우 금융사기에 악용될 수 있는 위험이 크다고 하다.
'오픈뱅킹 안심차단 서비스'는 이러한 위험을 줄이기 위해, 오픈뱅킹을 통한 계좌정보 무단 조회나 이체 등을 사전에 차단하는 서비스이다.
오픈뱅킹을 활용한 보이스피싱 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오픈뱅킹 안심차단 서비스'. (출처 = 금융감독원)
금융결제원 오픈뱅킹 서비스에 등록된 은행, 증권사, 저축은행 등 총 3,608개 금융회사가 참여하기에 높은 활용도 또한 기대된다.
오픈뱅킹을 통한 금융 범죄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오픈뱅킹 안심차단 서비스'. (출처 = 금융감독원)
현재 거래 중인 은행, 저축은행 등의 영업점에 직접 방문하거나, 금융결제원 어카운트인포 앱 또는 은행 모바일뱅킹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직접 방문, 어카운트인포 앱, 은행 모바일뱅킹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자주 사용하는 은행의 모바일 앱에 접속하니, 쉽게 '오픈뱅킹 안심차단 서비스' 신청 화면을 찾을 수 있었다.
신청할 수 있는 금융기관의 계좌의 개설 내역을 확인한 뒤, 오픈뱅킹 차단을 원하는 금융회사를 선택했다.
나는 오픈뱅킹에 등록하지 않고 각 은행 앱에 직접 접속해 사용하는, 비교적 자주 이용하지 않는 계좌를 선택해 오픈뱅킹 안심차단 서비스에 가입했다.
신청 즉시 오픈뱅킹 등록이 차단되거나 출금이체, 잔액 및 거래내역 조회가 불가능해진다.
서비스에 가입 즉시, 오픈뱅킹이 등록되지 않은 계좌는 오픈뱅킹 등록이 차단되며, 이미 오픈뱅킹이 등록된 계좌는 신규 오픈뱅킹 등록 및 출금이체, 잔액 및 거래내역 조회가 불가능해진다.
사기범에 의한 무단 해제를 방지하기 위해, 영업점에 방문하여 본인 확인 절차를 거친 후에만 오픈뱅킹 안심차단 서비스 해제가 가능하다.
영업점에 방문해 본인 확인 절차를 거친 후에만 서비스 해제가 가능하다.
따라서 자주 이용하는 은행 계좌는 아닌지, 오픈뱅킹을 활용한 간편결제나 지역사랑상품권 구매, 자동납부 서비에 사용하는 계좌는 아닌지 등을 꼼꼼하게 확인 후 신청하는 것이 좋겠다.
보이스피싱 수법이 날이 갈수록 고도화되는 요즘, 나의 모든 계좌가 연결된 오픈뱅킹을 악용한 범죄를 선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이러한 서비스는 반갑게 느껴진다.
편리하지만 잠재적 위험이 있는 오픈뱅킹, 범죄 피해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오픈뱅킹 안심차단 서비스' 등록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 (정책뉴스) 오픈뱅킹에도 안심차단서비스 도입...보이스피싱 막는다
정책기자단|김재은lgrjekj4@naver.com
정책이 국민에게 더 가깝고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깊이 있는 시선으로 세상의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2026.01.05
정책기자단 김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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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리터러시, 겨울방학에 '미리네'로 재밌게 배워요!
디지털 세상에서 미디어 리터러시는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해지고 있다.
미디어로 세상과 접촉하는 사람들이 점점 증가함에 따라, 정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활용하느냐의 문제를 떼어놓을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미디어 리터러시는 무엇일까? 이는 '미디어'와 '리터러시'의 합성어이다. 여기서 리터러시(literacy)란 문자를 활용한 기록물을 기반으로 지식과 정보를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능력을 말한다.
즉, 미디어 리터러시는 미디어를 해석하고 이해하는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우리 손에 스마트 기기와 SNS가 쥐어져 있다고 해서 디지털 리터러시 능력을 갖췄다고 결코 말할 수 없다.
오히려 손 한 번 까딱하면 다양한 정보를 손쉽게 손에 넣을 수 있는 만큼, 내가 어떤 기기를 통해 어떤 정보를 받아들이고 있는지 정확하게 읽고 비판적으로 생각할 수 있어야만 미디어 리터러시 능력을 갖추었다고 할 수 있다.
며칠 전에 초등학생인 사촌동생을 만날 일이 있었다.
요즘 친구들과는 무엇을 하면서 노느냐고 물었다. 동생은 SNS에서 유행하는 각종 밈과 챌린지를 내게 소개해주었다. 그것들을 따라 하는 동생을 귀엽게 바라보던 것도 잠시였다.
부정적 논란이 있었던 유행어와 밈, 자극적인 허위정보들도 자연스럽게 내뱉고 노는 동생의 모습에 깜짝 놀랐다.
이모께 동생이 거의 모든 유행어나 밈을 꿰고 있다고, 모르는 게 없는 것 같은데 알고 계시느냐고 여쭈었다.
이모께서는 "지난봄부터 동생이 하교하기만 하면 스마트폰과 태블릿 PC를 번갈아 가며 손에서 떼어놓지 않았다"라고 하셨다.
겨울방학이 코앞에 다가온 지금, 아이들이 학기 중보다 더 자연스럽게 많은 미디어에 노출될 수 있으니 긴 겨울방학을 잘 활용해서 미디어 리터러시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도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육부에서 미디어 교육 포털인 '미리네'를 운영하고 있다.
마침 교육부에서 미디어 교육 포털인 '미리네'(https://miline.or.kr/)를 운영하고 있다.
'미리네'는 미디어 교육 자료와 최신 정보 공유 등, 다양한 미디어 교육 활동 지원을 위한 플랫폼이다. 이름인 '미리네'의 뜻을 풀어보았다. 이는 '미디어+은하수+네트워크'의 합성어라고 한다.
'미리네'에서 확인할 수 있는 정보들 소개.
미디어 교육에 관한 모든 정보가 은하수처럼 한 곳에 모여 연결된 공간이라는 의미라고 하니, 미디어 교육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미리네를 알고 활용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리네를 돌아보며 아이들을 위한 맞춤형 콘텐츠가 무엇이 있는지 살펴보았다.
미리네의 특징은 다양한 연령층의 아이들이 미디어 리터러시 개념을 즐거운 놀이처럼 배울 수 있도록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를 제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학년과 과목에 따라 적합한 미디어 교육 콘텐츠를 활용할 수 있다.
'교육 콘텐츠' 목록에서 '교수학습자료' 항목을 누르면 '초등 1~2학년', '초등 3~4학년', '초등 5~6학년', '중학교', '고등학교'에 따라, 과목에 따라 다양한 맞춤형 교수학습 자료를 살펴볼 수 있다.
내 사촌동생은 초등학교 고학년이다. 동생의 나이에 맞춰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를 확인해 보았다.
콘텐츠의 제목 옆에 과목과 활용할 수 있는 학년군이 표시되어 있어 아이의 수준에 적합한지 판단하기 쉽다.
그중에서도 '미디어 어드벤처' 워크북이 눈에 띄었다.
미디어 어드벤처 워크북을 다운로드하여 어떤 것을 배울 수 있는지 살펴보았다.
미디어 어드벤처 워크북의 소개를 읽어보았더니 아이가 자기주도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하여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탐험 지도를 따라 미션을 해결해 나가는 게임 형식으로, 아이들이 미션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미디어에 대해 질문하고 비판적으로 생각하는 힘을 키울 수 있도록 짜여 있었다.
동생이 자신의 미디어 사용 습관을 돌아보고 성찰하기에 적합한 콘텐츠라는 생각이 들어 동생과 함께 활용해 보았다.
다양한 미디어의 특징을 알아보기 위해 사다리 타기 게임을 해보고, 나의 미디어 생활을 돌아보는 과정에서 핸드폰 사용 시간도 확인해 보며 스마트폰 과의존 검사도 해볼 수 있었다.
이외에도 미디어의 사회적 역할은 무엇인지, 정보를 판별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등을 워크북 풀이와 영상 감상 등을 통해 재미있게 배울 수 있었다.
미디어 어드벤처 워크북 중 일부.
학습지 풀이를 싫어하는 동생이라 걱정했는데, 게임 형태의 가벼운 워크북이라 그런지 잘 활용해서 미디어를 즐겁게 배우는 것 같아 다행이었다.
특히 평소에 허위 정보도 사실이라고 믿곤 하는 동생에게 어떻게 하면 눈높이에 맞게 설명을 해줄 수 있을지가 고민이었는데, 애니메이션을 시청하고 스스로 생각하는 과정에서 허위 정보 문제의 위험성을 깨닫게 해줄 수 있었던 점도 좋았다. 동생 역시 그림과 놀이가 많아 어렵지 않았다며, 다음에도 여러 가지 학습지를 풀어보고 싶다고 말해주었다.
교수학습 자료 외에도 도움이 되었던 것은 '참고자료'의 '학습주제사전'이었다.
'미리네'의 '학습주제사전'에서 미디어나 사회현상과 관련된 단어의 의미를 알아볼 수 있다.
다양한 책을 읽고 어휘를 늘려가는 동생이 미디어나 사회와 관련된 단어의 의미를 물어볼 때도 많았는데, '학습주제사전'을 통해 뜻풀이를 쉽게 알려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습주제사전을 통해 알아본 '디지털 발자국'의 뜻풀이와 관련 역량. (출처: 미리네)
복잡한 사회 속에서 스마트폰의 활용도는 지금보다 더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된다.
스마트폰이 없는 삶을 상상하기 힘들어진 요즘,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말라고 제한을 걸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현명하게 사용할 수 있는지를 알려주어야 할 때가 왔다는 생각이 든다.
조금 더 친근하게, 딱딱하지 않게 눈높이에 맞춰서 미디어 리터러시를 알려주고 싶다면 '미리네'를 찾아보는 건 어떨까?
정책기자단|한지민hanrosa2@naver.com
섬세한 시선과 꼼꼼한 서술로 세상의 소식을 전하겠습니다.
2026.01.05
정책기자단 한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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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평등가족부 출범, 신축 가족센터에서 즐거운 하루
2025년 10월 1일, 정부는 '여성가족부'의 명칭을 '성평등가족부'로 변경했습니다.
아직은 눈과 귀에 다소 낯선 이름이지만, 변화의 방향만큼은 분명하게 느껴집니다.
마침 제가 사는 지역에서 '성평등가족부' 로고가 새겨진 홍보물을 발견했습니다.
군산시가족센터가 새 청사를 마련하고, 이를 기념해 '온가족축제'를 개최한다는 내용의 포스터였습니다.
군산시가족센터 개관식 및 온가족축제 포스터. (출처=군산시가족센터)
성평등가족부 체계에서 전국 가족센터의 의미는 더 이상 단순한 복지시설에 머물지 않습니다.
가족센터는 성평등을 기반으로 한 생활 밀착형 가족정책을 실현하는 핵심 거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취지를 공유하고자 지난 2일, 성평등가족부와 한국건강가정진흥원은 '2025년 가족센터 소통의 날'을 개최했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전국 가족센터 종사자와 이용자들이 함께 참여해 우수 사례를 나누고 서로를 격려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한국건강가정진흥원이 운영하는 가족센터 대표 누리집.
전국 가족센터는 지난 20여 년간 지역사회 속에서 모든 가족을 위한 핵심 전달체계로 자리매김해 왔습니다.
현재 전국 227개소의 가족센터가 운영 중이며, 관련 사업과 서비스는 한국건강가정진흥원이 운영하는 가족센터 대표 누리집(familynet.or.kr)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주요 업무는 가족센터 운영 사업을 중심으로 가족 상담, 온가족보듬사업, 다양한 가족 지원, 공동육아 나눔터 운영, 아이 돌봄 지원사업 등으로 나뉩니다.
목록을 살펴보다 보니 자연스레 낯익은 사업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자녀를 키우는 과정에서 공동육아 나눔터와 아이 돌봄 서비스를 이용하며 실질적인 도움을 받은 기억도 떠올랐습니다.
가족센터는 이렇게 정책과 일상이 맞닿는 지점에서, 눈에 띄지는 않지만 분명한 변화를 우리 삶 속에 차곡차곡 만들어 가고 있었습니다.
군산시 가족센터 새 청사 이전.
특히 지난 19일, 군산시 가족센터에는 더욱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2007년 군산시건강가정지원센터로 문을 연 이후, 지역 가족의 곁을 지켜온 이곳이 새 청사로 이전하며 새로운 출발을 알린 것입니다.
18년 가까운 시간 동안 가족 상담과 돌봄, 교육과 교류의 역할을 묵묵히 수행해 온 가족센터의 축적된 경험이, 이제는 더 넓고 안정적인 공간에서 이어지게 된 것입니다.
쾌적한 환경의 가족센터 내부.
지난 20일 군산시가족센터 온가족축제 '벗: 우리 곁에 가족센터' 행사에 방문했습니다.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의 신축 센터는 외관에서부터 가족을 위한 종합 생활공간의 면모를 드러냈습니다.
센터는 가족센터와 생활문화센터의 기능을 갖춘 복합 시설로 내부에는 가족·다문화 소통 교류 공간을 비롯해 공동육아 나눔터, 교육실, 상담실, 주민 자율 공간, 다목적홀, 공동체 부엌 등 다양한 기능의 공간이 마련됐습니다.
층마다 이어지는 공간에는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세대가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도록 배려한 흔적이 곳곳에서 느껴졌습니다.
각 층 공간을 한눈에 이해할 수 있도록 스탬프 투어 프로그램 마련.
특히 각 층에 자리한 공간을 한눈에 이해할 수 있도록 스탬프 투어 프로그램을 마련해, 새 청사를 둘러보는 과정에 재미와 참여를 더했습니다.
2층 주민자율실(학습)에서는 세계 전통의상 체험과 이중언어 따라 해보기에 참여했고,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주민자율실(마루)에서는 가족 주사위 놀이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같은 층에 마련된 휴게 공간에서는 아이 돌봄 퀴즈를 풀며 작은 선물도 받았습니다.
세계 전통의상과 이중언어 체험.
아이 돌봄 지원사업을 홍보하는 부스.
주민자율실(마루)에서 가족 주사위 놀이 체험.
공간마다 찾아가는 재미가 더해져 자연스레 발걸음이 이어졌는데요.
가족 상담실에서는 MBTI 검사와 도담 퀴즈를 통해 가족 상담 프로그램을 체험하고, 담당자로부터 개인 상담을 비롯해 부부·가족·집단 상담과 심리검사까지 상시로 제공되는 서비스에 대한 설명을 직접 들을 수 있었습니다.
가족 상담 프로그램 안내하는 담당자.
정책을 알면 알수록 느끼는 점은, 아는 만큼 보이고 이용한 만큼 삶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입니다.
가족센터의 다양한 사업을 하나씩 경험해 보며, 이 공간이 한층 더 친근하게 다가왔습니다.
군산시 가족센터에서 받은 선물.
군산시 가족센터 집들이를 다녀왔더니, 오히려 선물이 한가득이었습니다.
생활에 필요한 필수품과 간식거리 등 선물 하나하나가 센터가 지역 가족을 세심하게 배려하고 있음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지역 주민 누구나 편안하게 찾을 수 있는 가족센터가 전국 227개소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일상에서 가족을 지원하고, 필요할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열린 공간입니다.
전국 가족센터와 함께 연말연시 따뜻하고 즐거운 가족의 시간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 군산시 가족센터 누리집 바로 가기
☞ (숏폼) 새해에 성평등가족부는
정책기자단|박영미pym1118@hanmail.net
정책을 초콜릿처럼 꺼내 먹어요. 정책을 쉽고 편하게 전달할게요.
2026.01.03
정책기자단 박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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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선물도 광고인가요?" 개정된 SNS 광고 및 협찬 표기 방법!
맛집 검색을 하다 광고에 속은 적이 있는가?
요즘은 SNS 계정만 있다면 누구나 신청을 통해 무상으로 제품을 제공받고 리뷰를 올릴 수 있는 시대다.
특히 '인스타그램'이나 '블로그' 계정을 운영하는 이들 사이에서 '체험단'이나 '서포터즈'는 아주 익숙한 활동이다.
만약 이런 활동을 하고 있거나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주목해야 할 정보가 있다.
바로 '경제적 이해관계 표시 안내서'다.
광고성 게시물이 범람함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12월 2일, 「경제적 이해관계 표시 안내서」 개정본을 배포했다.
변화하는 온라인 환경에 맞춰 기만 광고, 쉽게 말해 자주 논란이 되는 '뒷광고'를 근절하기 위한 조치다.
소비자의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는 요즘, 게시물이 광고인지 아닌지 쉽게 알아보고 싶거나 자신의 포스팅이 뒷광고로 오해받고 싶지 않다면 꼭 읽어봐야 할 내용이다.
◆ "단순 선물도 광고인가요?" 더 명확해진 경제적 이해관계 표시경제적 이해관계 표시란 게시물 작성자와 광고주 사이에 금전적 대가나 상품 제공 등의 이해관계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소비자에게 알리는 것이다.
이번 개정안은 이를 더 투명하고 정확하게 표시하는 것에 방점을 두었다.
경제적 이해관계는 현금 지급은 물론 무료 상품 제공, 할인 혜택 등을 모두 포함한다.
심지어 동업, 고용, 친족 관계 등 경제적 이익을 공유하는 경우도 표시 대상이다.
따라서 '체험단'이나 '단순 선물', '서포터즈'와 같은 모호한 표현은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다.
대신 '광고', '협찬', '상품 무상 제공' 등 자신이 얻은 이익을 명확하게 명시해야 한다.
광고주(회사)의 직원이 자발적으로 올린 후기라도 예외는 아니다.
경제적 이익을 공유하고 있다면, 소비자가 제삼자의 의견으로 오해하지 않도록 '직원 리뷰' 또는 '소속 직원 작성'임을 밝혀야 한다.
무엇보다 주의해야 할 점은 '미래·조건부 대가' 규정이다.
앞으로는 당장 현금을 받지 않았더라도 해당 글을 통해 향후 이득을 얻을 수 있는 여지가 있다면 반드시 표시해야 한다.
'우수 후기 선정 시 포상금 지급', '조회수 당 포인트 지급'이나 '경품 추첨 대상'이 되기 위해 올리는 게시물도 반드시 경제적 이해관계를 적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때 미래에 얻게 될 경제적 이득이 확실하지 않더라도 표시해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리뷰 이벤트로 소액의 쿠폰을 받는 경우에도 별점 5점 등의 조건이 붙는다면 기만 광고가 될 소지가 있으므로 명확히 표시해야 한다.
또한 한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글이라면, 경제적 이해관계는 한글 표시가 원칙이며, 'AD', 'PR' 등의 외국어 표기는 지양해야 한다.
◆ 눈에 띄지 않는 광고 문구는 부적절 위치와 접근성 강화표시 내용만큼 중요한 것이 위치다.
이번 개정안에서는 소비자가 '더보기'를 누르거나 스크롤을 하지 않고도 광고임을 즉시 알 수 있게 바꾸었다.
블로그나 카페의 경우 과거에는 글 마지막에 문구를 넣기도 했으나, 이제는 게시물의 제목이나 첫 부분에 반드시 명시해야 한다.
여러 개의 해시태그 속에 광고 문구를 숨기거나, 배경색과 유사한 색으로 작성하여 눈에 잘 띄지 않게 하는 행위는 허용되지 않는다.
◆ 블로그로 서평단 활동을 직접 해보았다나는 현재 '한겨레출판' 서포터즈 '하니포터' 11기로 활동하며 매달 '한겨레출판'의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서평을 작성하고 있다.
별도의 광고료는 없지만 도서라는 현물을 받고 서평을 작성하는 활동이다.
이와 같이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체험단', '서평단' 활동의 일환으로 글을 작성하는 경우 어떻게 경제적 이해관계를 표시하면 될지 개정 지침에 따른 작성법을 적용해 보고자 한다.
우선 내가 이번 달 받은 도서는 조수경 작가의 '말라가의 밤'이다.
무상으로 제공받은 도서, '말라가의 밤'.
서평을 작성하기 전, 도서를 읽고 줄거리, 나의 생각, 이 책이 가지고 있는 장점(소구 포인트)을 정리한다.
그리고 블로그를 접속해 본격적으로 서평 작성을 시작한다.
먼저 블로그 제목 말머리에 [도서협찬] 문구를 배치했다.
제목에 '도서 협찬' 문구를 작성하고 있는 모습.
본문 첫 줄에도 서포터즈 활동으로 도서를 무상 제공받았다는 사실을 명확히 삽입했다.
제목에 협찬 표시, '한겨레출판 서포터즈 하니포터의 활동으로, 후기 작성을 조건으로 해당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았습니다.' 라는 문구를 첫 문단에 적은 모습.
이렇게 서평을 작성하던 중, 궁금증이 생겼다.
'활동 이외의 게시물로 이 책을 다시 추천한다면 어떨까?''내돈내산'리뷰나 책 추천도 함께 진행하고 있는 내가, 서평단 활동을 통해 받은 책이 너무 좋아서 활동 이외의 게시물로 추천하는 경우에도 광고 표시를 해야 할까?
공정거래위원회의 QA에 따르면, 단순히 제품이 좋아 자발적으로 올린 경우라도 과거 해당 브랜드로부터 대가를 받은 이력이 있다면 관계를 밝히는 것이 안전하다.
특히 활동이 완전히 종료되지 않은 상태이거나, 우수 리뷰어 선정 등 미래 보상이 걸려 있는 시점이라면 더욱 관계를 밝혀야 한다.
이를 숨기는 것은 자칫 '뒷광고'에 해당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 투명한 리뷰 문화, 건강한 광고 생태계를 위한 일경제적 이해관계를 정확히 표시하는 것은 단순히 처벌을 피하기 위함이 아니다.
자신의 글을 봐주는 소비자와의 신뢰를 지키는 가장 기본적이고 강력한 노력이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경제적 이해관계 개정 이유는 바로 '소비자가 광고임을 인지한 상태에서 정보를 수용하도록 돕는 것'이다.
이제는 SNS 리뷰어들에게 진정성과 투명성은 필수다.
"나 하나쯤이야"라는 생각으로 표기를 빠뜨리기보다는, 개정된 지침을 숙지하여 건강한 광고 생태계를 만들어갔으면 좋겠다.
공정거래위원회도 변화하는 광고 게시물에 맞춰 꾸준히 올바른 리뷰 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 (보도자료) 경제적 이해관계 표시 안내서 개정본 배포
정책기자단|이지민@jimini0206@naver.com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이지민입니다.
2026.01.03
정책기자단 이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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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풍경길, 오래된 길에서 다시 발견한 대한민국의 첫 관광도로
◆ 상림공원에서 백무동까지, 지안재의 굽이와 오도재의 능선을 따라서
지리산 자락을 따라 이어지는 오도재의 연속된 굽이. 오래된 통행로였던 이 길은 '관광도로' 지정 이후 풍경을 체험하는 길로 새롭게 해석됐다.
국토교통부가 국내 최초로 '관광도로' 제도를 도입하며 함양의 오도재·지안재 구간을 포함한 6개 노선을 선정했다.
경남 함양의 '지리산 풍경길'은 새로 만든 도로가 아니라, 지역민과 여행객이 오랫동안 오가던 기존의 길이다.
그러나 이번 지정으로 이 길은 함양이 지닌 자연과 문화, 역사를 선형으로 잇는 체험형 공간으로 재정의 됐다.
먼저 함양 상림공원을 시점으로 출발해 종점인 백무동까지, 총 59.5km를 직접 따라가며 지리산 자락에 스며든 삶의 풍경을 기록한다.
◆ 상림공원 - 천년 숲의 길을 따라 걷는 고요한 시간
잎을 떨군 나무 사이로 겨울의 기운이 스며든 함양 상림공원 산책길. 천년 숲은 계절이 바뀌어도 차분함을 유지한다. (사진=함양군청 제공)
함양에 들어서면 상림공원이 먼저 모습을 드러낸다.
잎을 떨군 나무들 사이로 겨울의 공기가 곧게 스며들고, 숲길은 한층 단정한 표정을 띤다.
붉고 노랗던 색은 사라졌지만, 가지와 줄기가 만들어내는 선과 숲의 깊이는 오히려 또렷해진다.
천년 동안 자리를 지켜온 숲이라는 사실은 설명이 없어도, 한 발 한 발 내딛는 순간 자연스럽게 전해진다.
상림공원은 관광도로의 '힐링 구간'으로 재해석되어, 차에서 내려 잠시 걸음을 늦출 수 있는 드문 숲길이자 이 여정에서 가장 고요한 시간이 머무는 공간이다.
◆ 남계서원 - 도덕적 실천을 중시한 조선 성리학 교육의 현장
경남 함양에 자리한 남계서원. 도덕적 실천과 인격 수양을 중시한 조선 성리학 교육의 정신이 공간 전체에 배어 있다.
16~17세기 조선 사회에서 서원은 학문 교육을 넘어 지역 사회의 도덕과 질서를 이끄는 지식 공동체의 중심 역할을 수행하였다.
이러한 전통을 대표하는 유산 가운데 하나가 경남 함양에 있는 남계서원이다.
남계서원은 도덕적 실천과 인격 수양을 중시한 성리학 교육의 성격을 잘 보여주는 서원으로 평가된다.
남계서원은 1552년 함양 지역 유학자들이 조선 초기 성리학자 정여창(호 일두)의 학문과 삶을 기리기 위해 창건하였다.
이후 1566년(명종 21) 국왕으로부터 '남계서원'이라는 현판을 하사받아 사액서원이 되었으며, 이는 국가 차원에서 학문적·도덕적 가치를 인정받았음을 의미한다.
'남계(藍溪)'라는 이름은 서원 앞을 흐르는 하천에서 유래하였다.
임진왜란 시기 남계서원은 경남 지역 의병 활동의 거점 역할을 하였으나, 정유재란 때 왜군의 침입으로 소실되는 아픔을 겪었다.
이후 인근 지역으로 옮겨졌다가 1612년 현재의 자리에서 재건되었다.
이러한 역사적 변천은 남계서원이 교육 공간을 넘어 지역 공동체의 정신적 중심지였음을 보여준다.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공간 구성 속에서 강학과 제향이 함께 이루어진 남계서원은 조선 성리학이 지향한 '앎과 실천의 일치'를 상징하는 문화유산으로 오늘날까지 그 가치를 전하고 있다.
◆ 개평한옥마을 - 선비풍류길을 따라 만난 사람들의 일상
개평한옥마을에 남아 있는 일두 정여창 선생의 고택. 수백 년의 시간이 쌓인 한옥은 오늘날에도 마을의 일상 속에서 살아 숨 쉰다.
남계서원에서 차로 몇 분 이동하면 개평한옥마을이 모습을 드러낸다.
수백 년의 시간을 견뎌온 전통 한옥들이 비교적 온전히 보존된 이 마을은 조선 성리학의 대가 정여창의 생가지인 일두고택을 비롯해 풍천노씨 대종가, 노참판댁 고가, 하동정씨 고가, 오담고택 등이 자리하고 있다.
마을 곳곳에는 선조들의 생활 방식과 미감이 지금도 일상의 풍경으로 이어진다.
돌담과 기와지붕이 이어지는 골목길은 주민들의 삶이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공간이자, 선비 문화의 생활사를 고스란히 품은 장면이다.
국토교통부 관광도로 지정 이후 이 일대는 '선비풍류길'로 성격이 분명해지며, 걷는 길 자체가 역사와 일상을 잇는 체험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지역 문화해설사는 "관광도로로 지정된 뒤 예전보다 마을을 찾는 분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라며 "이곳이 천천히 걸으며 사람과 시간을 만나는 공간으로 기억되길 바란다" 라고 말했다.
개평한옥마을은 그렇게 오늘도 조용한 일상 속에서 선비 풍류의 길을 이어가고 있다.
◆ 거연정 - 계곡 위에 남은 선비의 풍류
계곡 위 바위에 앉은 거연정. 흐르는 물과 정자가 어우러지며 조선 후기 선비의 풍류와 사색의 시간을 전한다.
경남 함양에 자리한 거연정은 조선 후기 선비의 정신과 풍류를 간직한 정자이다.
이곳은 동지중추부사를 지낸 전시서가 1640년경 서산서원을 세우며 인근에 억새로 지은 정자를 처음 마련한 데서 시작되었다.
이후 1853년 화재와 1868년 서원철폐령으로 서원이 철거되자, 1872년 전시서의 7대손 전재학 등이 서산서원 재목을 활용해 정자를 다시 세웠고, 1901년 중수가 이루어졌다.
계곡을 따라 흐르는 물과 바위 위에 앉은 정자가 어우러져, 머무는 이로 하여금 번다한 생각을 내려놓게 하는 깊은 운치를 전한다.
◆ 지안재·오도재 - 굽이의 리듬에서 파노라마로 열리는 지리산 풍경길
오도재 정상에 세워진 '지리산 제1문'. 이 지점을 기점으로 풍경은 파노라마처럼 열리며 지리산 깊숙한 산자락으로 이어진다.
거연정을 지나 지리산으로 오르는 길목에서 만나는 지안재는 함양을 대표하는 드라이브 구간이다.
연속된 S자 굽이는 도로의 선형을 또렷하게 드러내며, 굽이를 돌 때마다 시야와 풍경이 끊임없이 바뀐다.
산의 결을 거스르지 않고 흐르듯 이어진 도로는 길 자체가 하나의 풍경이자 경험이 된다.
이 구간에서 운전자는 목적지를 향해 차량 속도는 자연스럽게 낮아지고, 굽이를 돌 때마다 시야가 바뀐다.
지안재를 지나 더 고도를 올리면 풍경은 또 한 번 성격을 바꾼다.
오도재로 접어드는 순간, 그동안 좁혀졌던 시야가 갑자기 열리며 지리산의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겹겹이 이어진 능선과 계절의 색을 품은 산자락은 사진보다 실제에서 훨씬 넓고 깊은 인상을 남긴다.
지리산 풍경길 가운데 '파노라마길'이라는 이름이 가장 설득력을 얻는 지점도 바로 이곳이다.
오도재 중턱 숲길에 자리한 변강쇠·옹녀의 묘. 설화가 깃든 이 공간은 길 위의 풍경에 이야기를 덧입히는 지점이다.
오도재를 오르다 보면 중턱에서 '지리산 오도재 힐링캠핑장'과 함께 '변강쇠·옹녀의 묘'라는 이정표가 눈에 띈다.
안내를 따라 약 250미터가량 산길을 오르면 두 기의 낮은 봉분과 설화 속 인물의 무덤으로 소개된 표석이 나타난다. 이 일대는 판소리 「가루지기타령」에서 평안도의 옹녀와 변강쇠가 지리산 자락으로 들어와 오도재 인근에 정착하는 대목의 배경으로 설정된 공간으로, 사설에는 지리산과 오도재 등 현재의 지명이 그대로 등장한다.
역사적 사실로 확인된 인물은 아니나, 이 작은 공간은 오도재를 찾은 이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며 풍경에 이야기를 덧입힌다.
전망대에 모여든 여행객들의 시선과 잠시의 정적 속에서, 지안재의 굽이와 오도재의 조망은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진다.
이 길이 '길 자체가 목적지'라 불리는 이유가 분명해지는 순간이다.
오도재 정상에 이르면 간단히 쉬어갈 수 있는 휴게소와 함께 '지리산 제1문'이 모습을 드러낸다.
이 문을 지나 내리막길로 접어들면 길은 점차 지리산의 품 안으로 스며들 듯 이어지며, 곧 마천면과 백무동으로 향한다.
굽이의 리듬과 파노라마가 이어지던 풍경길은 이렇게 지리산 깊숙한 산자락으로 연결되며, 여정의 성격을 다시 한번 바꿔 놓는다.
백무동은 지리산 탐방로의 대표적인 입구이자 지리산 풍경길의 종착지다.
이곳에서 길 위에 쌓인 장면들은 고요한 여운으로 마무리된다.
☞ (정책뉴스) 제주 구좌 숨비해안로 등 경관 우수 6곳, '관광도로' 선정
정책기자단|정재영cndu323@naver.com
국민에게 꼭 필요한 정보의 메신저!대한민국 정책의 흐름을 발로 뛰고, 때로는 직접 겪어보며..
2026.01.03
정책기자단 정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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