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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봄 묵은 때 벗은 우체통, 손편지 감성 깨운다

전국 1만6천 개 우체통 환경정비…아날로그 감성 ‘느린 우체통’도 인기

2015.04.15 정책기자 박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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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통으로 편지를 보내는 일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우체통 말고도 SNS나 이메일로 편지를 보낼 수 있는 시대가 되면서 우체통의 사용 빈도 역시 확연히 줄었다. 한 통계자료를 살펴보면 지난 20년 동안 전국의 우체통 수가 1/3로 줄었을 만큼 손편지를 보내는 일이 사라져가고 있는 요즘이다.

뭐든 빨리빨리 하는 게 대세가 되어버린 요즘이지만, 우체통으로 상징되는 느린 아날로그 감성을 잊지 않으려는 움직임도 있다. 
우정사업본부는 지난 3월 29일 전국에 있는 우체통을 새롭게 단장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기존의 우체통을 깨끗하게 닦고, 훼손된 부분은 손질하는 등 봄을 맞아 새로운 마음으로 청소도 하고 우체통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도 높이기 위해서다.

지난 3월 30일 전국 각지에 우체통 정비 사업이 진행됐다.(제공=우정사업본부 페이스북)
지난 3월 29일 전국 각지에서 우체통 정비 사업이 진행됐다.(제공=우정사업본부 페이스북)

김준호 우정사업본부장은 “국민들에게 친근한 우체통과 우편함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마음을 이어주는 상징물로서 국민들이 산뜻하고 청결하게 우체통을 이용할 수 있도록 이번 작업을 진행했다.”며 “이메일이나 문자메시지도 좋지만 따뜻한 정이 살아있는 편지도 많이 애용해주셨으면 한다.”고 전했다.
 
우정사업본부는 주 1회 ‘우체통 청소의 날’을 지정해 우체통을 운영·관리할 예정이다. 일주일에 한 번 물청소를 하고 페인트칠 점검을 하는 등 이전보다 더 청소에 공을 들인다는 방침이다.

서울우정청 김영태 주무관은 “우체통이 주로 도로변에 있다보니 먼지가 많이 쌓여 미관상 좋지 않았다. 실제로 물청소까진 아니어도 집배원분들께서 매일매일 먼지떨이를 하고 있다.”며 “주 1회에 큰 의미를 두기보다는 지속해서 우체통을 관리하고 있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있다.”고 전했다.

우체통은 대부분 도로변에 있다. 때문에 먼지가 ?일 위험이 높다.
우체통은 대부분 도로변에 있기 때문에 먼지가 쌓일 위험이 높다.

이번 우체통 정비사업은 우체국 시설 전반에 대한 환경 정비의 목적도 있다. 이에 따라 지역민들의 수요를 반영해 우체통과 우편함을 설치하고 우편차량과 이륜차 같은 집배 장비를 정비하는 등 우체국 시설에 대한 대대적인 환경 정비가 함께 진행됐다. 

우정사업본부 홈페이지(http://www.koreapost.go.kr)에서는 자신의 집 근처에 우체통이 어디 있는지 궁금해하는 이들을 위해 ‘우체통 위치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우정사업본부 혹은 서울지방우정청 홈페이지를 방문해 ‘우체국 위치 찾기’ 코너를 클릭하면 곧바로 확인할 수 있다.

필자가 직접 집 근처 우체통 위치서비스를 이용해보았다. 우체통 위치서비스를 클릭해보니 곧바로 위치 추적 창이 뜨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필자가 사는 부천을 클릭한 후 검색해보니 집 근처에 위치한 우체통을 지도를 통해 한눈에 확인할 수 있었다.

우정사업본부와 서울지방우정청 사이트를 방문하면 이와 같이 우체통이 어디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우정사업본부와 서울지방우정청 사이트를 방문하면 이와 같이 우체통이 어디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우체통이 없어졌는데도 여전히 우체통이 있다고 표시된 곳들이 있어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 아쉬웠지만, 지도와 함께 주변에 특징이 될 만한 장소를 글로 설명해놓고 있어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우체통을 자주 이용한다는 주부
김미리 씨는 “한 달에 한 번 친구나 남편에게 우체통을 통해 편지를 전한다. 매일 보는 사이지만 이렇게 우체통을 통해 편지를 전하면 말로는 할 수 없는 얘기를 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이런 사람들의 바람을 반영하기라도 하듯 실제로 정부에서는 1년 후에 도착하는 이른바 ‘느린 우체통’을 만들어 전국에 설치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 2009년 영종대교에 처음 설치된 이래 제주 올레길 등 전국 관광명소 50곳에 ‘느린 우체통’이 설치돼 있다. 서울 북악스카이웨이에 설치된 ‘느린 우체통’의 경우 처음 설치된 시점에 무려 2,500명이 이용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편지에 대한 감성을 불러 일으키는
편지에 대한 아날로그적 감성을 불러일으키는 ‘느린 우체통’이 국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우체통을 거의 이용할 일이 없는 필자에게 우체통은 기억 속에 잊혀져가고 있는 물건이었다. 우체통을 굳이 이용하지 않고도 편지를 전달할 수 있기에 그 필요성조차 인식하지 못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정성스럽게 쓴 편지를 우체통 입 속으로 꿀꺽 집어넣기 전까지 가졌던 긴장감과 설렘이 하나의 추억으로 남아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밤새 고심해서 적은 편지에 상대방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기다리며 길을 걷다가도 몇 번이고 우체통을 바라봤던 기억들이 새삼 떠올랐다.

이번 취재과정에서 우정사업본부 페이스북(/epost.kr)을 자주 들여다봤는데, 예상 외로 많은 댓글이 올라와 있는 걸 볼 수 있었다. 댓글의 대부분은 우체통이 사라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반응과 함께 손편지의 소중함을 전하는 따뜻한 이야기들이었다. 이번 정비 사업을 계기로 손편지의 소중함이 국민들 사이에서 더 많이 공유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박주연
정책기자단|박주연brightstar8733@gmail.com
기억은 일종의 약국이나 실험실과 유사하다.
아무렇게나 내민 손에 어떤 때는 진정제가 또 어떤때는 독약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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