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위를 달리는 노란색 차, 바로 13세 미만의 어린이를 태우는 ‘어린이 통학버스’이다. 유치원과 초등학교, 어린이집과 학원 등 다양한 곳에서 사용되는 만큼 주변에 많이 보이는 교통수단 중 하나이다. 그 어떤 차량보다도 ‘안전’에 우선을 두어야 하는 어린이 통학버스가 아이들을 죽음으로 몰아세우는 무시무시한 ‘살인도구’가 되고있다.
 |
| 출처=공공누리 |
매년 반복되는 ‘어린이 통학버스’ 사고
5년 전 경남 향양에서 다섯 살 어린이가 어린이집 차 안에서 숨진 사건이 있었다. 뜨거운 폭염 속에서 차 안에 7시간 동안이나 방치돼 일어난 사고였다. 지난 달 광주에서는 어린이집 차에서 2시간동안 혼자 잠들어있던 다섯 살 아이가 발견된 적도 있다. 이런 사고들이 반복되는 가장 큰 원인은 ‘관리 소홀’이다.
지난해 초에는 6세 여아가 태권도 학원 차량에 치여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4년 전 통학버스에 어린 아이가 사망하는 사건을 겪고나서 2014년 도로교통법을 개정하고, 지난해 7월부터 시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사고가 터진 것이다.
 |
| 어린이 통학버스 교통사고 특성 분석 그래프. 안전운전 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사고가 57.1%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다음으로 보행자보호의무위반 11.3%, 신호위반이 9.4%를 차지하였다. (사진=도로교통공단 홈페이지) |
경찰청의 ‘13세 미만 어린이 통학버스 교통사고 현황’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통학버스 교통사고로 사망한 어린이는 2012년 4명에서 2014년 10명으로 늘었다.
법·제도 마련했지만 ‘안전불감증’ 여전
4년 전부터 개정된 도로교통법에 따라 모든 어린이통학차량에 대한 신고의무화가 시행됐다. 또 모든 어린이 안전띠 착용 확인이 의무화 됐으며, 보호자 탑승 의무도 강화됐다. 어린이 통학버스 범위는 어린이가 이용하는 통학용 마을버스까지 확대됐고, 이에 안전교육 의무규정이 강화돼 신규 시 정기교육(2년)이 의무화됐다.
이렇게 법과 제도는 마련돼 있지만, 정작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제도가 강화돼도 사고가 터지는 가장 큰 이유는 ‘안전의식’에 있다. 경찰청의 ‘어린이 통학차량 사고현황’자료를 보면 최근 6년간 발생한 통학차량 사고 중 안전운전 의무를 지키지 않아 발생한 사고가 전체 사고의 55.97%로 가장 많았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안전불감증’이 계속해서 뿌리내려 결국엔 아이들의 목숨을 앗아가는 사건들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어린이 통학버스를 안전하게 운행하는 것은 그저 준수해야 할 ‘약속’같은 게 아니라, 꼭 지켜져야 할 ‘의무’이다. 이것을 간과한다면 안타까운 사건들은 계속 반복될 것이다.
 |
| 2010년부터 2015년 경찰청 교통사고 분석을 보면, 13세 미만 어린이 사망자 수가 지난해 13명에서 1년 새 2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 만큼 어린이 안전사고는 안전불감증에 의한 사고라고 할 수 있다. |
어린이 통학버스에서 지켜져야 할 ‘의무’
① 어린이 통학버스에 보호자를 동승시켜야 한다.
운영자는 운전자 외에 어린이나 영유아를 보호할 만한 보호자를 따로 동승시켜야 한다. 보호자는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의 교직원, 학원 강사나 운영자가 지명한 사람 등으로 설정할 수 있다. 보호자의 역할은 어린이나 영유아가 안전하게 승하차하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운행 중에 안전띠를 맬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② 운전자는 표시 및 확인 의무가 있다.
운전자는 점멸등의 작동을 통해 어린이나 영유아가 타고 내리는 것을 알려야 한다. 또 어린이나 영유아를 태운 경우 태우고 있다는 표시를 해야 한다. 어린이나 영유아가 승차한 직후에는 좌석의 안전띠를 맺는지, 그리고 내렸을 때는 자동차로부터 안전한 장소에 도착하여 내렸는지 확인 후 출발해야한다. 만약 보호자가 동승하지 않았다면 운전자가 직접 내려 어린이나 영유아가 안전하게 승하차하는 것을 확인해야 한다.
③ 안전교육은 어린이 통학버스의 운영자와 운전자 모두 필수이다.
운영자와 운전자는 모두 도료교통공단에서 실시하는 ‘어린이 통학버스 안전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운영, 운전하기 전에 사전 교육을 2년마다 재교육을 받아야 한다. 교육은 총 3시간으로 어린이 행동 특성이나 관련 법령, 주요 교육 사례 등으로 이루어진다.
④ 어린이 통학버스가 정차한다면 일시 정지
일반 운전자들 또한 어린이 통학버스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운전 중 어린이 통학버스의 점멸등이 작동 중일 경우, 즉 어린이 통학버스가 도로에 정차해 어린이나 영유아가 타고 내리는 중임을 표시되었을 때 통학버스가 정차한 차로와 그 차로의 바로 옆 차로로 통행하는 차의 운전자는 ‘일시 정지’해야 한다.
중앙선이 설치되지 않은 도로와 편도 1차로인 도로에서는 ‘반대방향에서 진행하는 차의 운전자’도 어린이통학버스에 이르기 전에 일시 정지해 안전을 확인한 후 ‘서행’해야 한다. 또 어린이나 영유아를 태우고 있다는 표시를 한 상태로 도로를 통해하는 어린이 통학버스를 앞지르면 안 된다.
175.jpg) |
| 미국은 어린아이 차 안 방치에 대한 처벌이 훨씬 강하다. 미국 19개 주에서는 차 안에 아이를 혼자 있게 하는 것 자체가 아동보호법 위반에 해당한다. |
의무를 더 강화하기 위해선 ‘처벌 더 엄격히’
현재 어린이를 차 안에 방치할 경우 ‘과실치사상’으로 최대 5년 이하의 금고나 2천만 원 이하의 처벌을 받지만, 집행유예가 대부분이다. 아동복지법이 적용되면 처벌이 더 강해지는데, 이는 고의성이 있어야만 적용이 가능하다.
최근 5년간 차 안 방치를 비롯해 어린이 통학 차량 사고로 40명이 숨지고, 2천여 명이 다쳤다. 이렇게 반복되는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통학버스차량 운전자와 동승자의 ‘안전의식’이다. 하지만 그들의 의무를 더 강화하기 위해선 ‘처벌’을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경우, 어린 아이를 차 안에 홀로 놔두는 것 자체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엄격하게 처벌하고 있다. 미국 19개 주에서는 차 안에 아이를 혼자 있게 하는 것 자체가 ‘아동보호법’ 위반에 해당한다. 만약 아이의 부상이 심각하면 중범으로 기소되고, 사망할 경우엔 살인 혐의가 적용된다. 이처럼 아동 방치는 명백한 범죄 행위로 간주되고 있다.
계속해서 발생하는 안타까운 사건들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의무는 강화되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 처벌 역시 강화해야 한다.
생활 속 정책을 알리는 바른 기자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