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만난 정신질환 환우들은 어느 누구보다 마음이 여리고 착한 분들입니다. 정신질환은 여타 신체질환처럼 뇌가 조금 아픈 것입니다. 정신질환자들이 지역사회의 일원으로 독립적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다양성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연습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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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작은 영웅, 손진 광주서구 정신건강증진센터 간호사. |
2016년 ‘생활 속 작은 영웅’으로 선정된 손진 씨는 현재 광주서구정신건강증진센터 간호사다. 그녀는 정신질환 환우들을 돌보느라 하루 24시간이 모자란다. 아침부터 밤까지 환우들을 체크하고, 가정방문을 해 상담을 하기도 한다. 건강한 모습으로 사회에 복귀하는 환우들을 볼 때면 큰 행복을 느끼기에 정신질환 환우들에 대한 차별없는 사회를 꿈꾸며 오늘도 힘을 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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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생활 속 작은 영웅 44명 선정. |
국민대통합위원회는 지난 10월 31일 생활 속 작은 영웅 44명을 선정해서 영웅패 수여식을 개최했다. 올해의 작은 영웅으로 정부기관, 시민사회단체의 추천이나 자천으로 응모한 108명(104건)의 후보자 중에서 엄정한 심사를 거쳐 44명을 선정했다. 2014년 10명, 2015년 24명, 그리고 올해 44명을 선정했다. 선정자 수가 많아진 것은 추천자수 증가와 탁월한 공적을 갖춘 사람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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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서구 정신건강증진센터는 광주 상무금호보건지소 내에 있다. |
44명의 작은 영웅 중, 광주서구 정신건강증진센터에 근무하는 간호사 손진 씨를 만났다. 작은 영웅 선정을 축하하며 인터뷰를 했다.
Q. 정신건강증진센터는 어떤 곳인가요?
A. 정신건강증진센터는 정신보건법에 의해 보건복지부와 기초단체에서 설치, 운영하는 센터로 지역사회 주민 누구나 편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주민들에게 보다 건강한 정신보건환경을 제공하고, 정신장애인 및 그 가족이 건강한 지역공동체의 일원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서비스 비용은 무료이며 각 지역의 보건소 홈페이지를 이용하면 정신건강증진센터의 위치와 전화번호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제가 근무하고 있는 광주서구 정신건강증진센터의 경우 지역사회 공공 행정기관과의 유기적 협력 및 국립나주병원과의 협력관계를 통해 지역주민에게 포괄적 정신건강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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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서구 정신건강증진센터 사무실 입구. |
Q. 정신건강증진센터 간호사로 근무하게 된 계기는?
A. 대학 졸업 후 광주에 있는 한 종합병원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정신질환자의 신체건강관리 위주로 간호를 하면서 정신질환 환우들에게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증상이 호전돼 퇴원하는 환자분들을 보면서 힘들다는 생각 한 번 해보지 않고 병원 근무를 했습니다.
그 후 천주의성요한병원에서 1년 동안 수련 과정을 이수한 후 정신건강증진센터로 옮겼습니다. 정신건강증진센터에서는 가정방문도 하게 됐는데, 병원에 입원한 환자만 보다가 기본적인 증상관리 뿐만 아니라 본인의 욕구에 맞게 사례관리를 해주고 도움을 주는 것이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병원에서는 전문적인 상담이나 프로그램 등을 할 수 없는 한계가 있었는데, 정신건강증진센터에서 사례 관리를 수행하며 회복되는 환자를 볼 때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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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대통합위원장이 영웅패를 수여하고 있다 |
Q. 환자를 돌보며 가장 힘들었던 일은?
A. 정신질환자를 관리함에 있어 가장 힘들었던 때는 자해, 타해 위험이 있는 환자에 대해 응급개입을 하는 경우인 것 같습니다.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긴장감을 놓칠 수 없고 자살시도자의 경우 특히 더 그렇습니다.
정신건강증진센터에서 일하는 담당자들은 정신적으로 건강하지 않은 환자를 주로 대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일반 업무를 수행하는 것에 비해 많은 에너지를 쏟아내고 매번 집중해서 상담을 진행해야만 합니다.
그러다보니 정신적으로 많이 피폐해질 때도 있어 담당자도 정신건강관리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정신건강상담이 필요한 상황에 놓인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에 지역사회에서 일하고 있는 정신건강전문요원의 정신건강 관리 대책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부는 연초에 우울, 불안, 중독 등 정신건강 문제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이로 인한 자살, 범죄 등 사회적 비용도 함께 증가함에 따라 국민 정신건강 문제의 사전 예방과 조기 관리에 중점을 두어 ‘정신건강 종합대책’을 마련했다.
2011년 정신질환실태 역학 조사에 의하면, 국민 4명 중 1명은 생애에 걸쳐 한 번 이상 정신건강 문제를 경험했다고 한다. 정신건강 종합대책은 삶의 고비에서 마음의 병을 얻게 될 경우 △조기에 발견하고 △신속하게 회복하여 △원래의 삶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전 사회적 역량을 강화하는데 초점을 맞추었다고 한다.
손진 간호사는 정신질환 치료를 받은 후 사회로 복귀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 중 국가고시 합격으로 일선에서 열심히 근무 중인 환우도 있다고 했다.
정신질환은 신경전달물질이 원인으로 빠른 치료가 가장 효과적이며, 늦으면 늦을수록 오랜 치료 시간이 필요하다.
그녀의 희망처럼 정신질환 환우가 차별 없는 사회에서 자신의 꿈을 찾아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우리 사회가 좀 더 따뜻한 배려로 관심을 기울이기를 기대한다.
미디어강사, 블로거, 시민기자로 우리가 사는 이야기를 좀 더 넓은 세상으로 품어 올릴 수 있는 마중물이 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