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은 우리가 살아가는 문화가 담긴 소중한 유산이다. 한국에는 한국의 집 ‘한옥’이 있는데, 여기에는 자연과의 조화를 이루며 인격을 수양하고자 했던 선조들의 지혜가 서려있다. 자연을 거스르지 않으며 건강에 이로움을 주는 한옥은 이 시대의 지구 환경을 보존하는 생태 건축의 모범으로 평가받고 있기도 하다.
정부에서는 이러한 우리 민족의 유물인 한옥의 활성화를 위해 국토교통부와 문화체육관광부를 주축으로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았다. 한옥기술개발 R&D부터 한옥공간 활성화 등 한옥 설계부터 이용에 걸친 여러 정책들을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한옥은 매년 그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전국 전체 한옥은 약 56만 채에 이른다. 서울에만도 4만 개 이상의 한옥이 지어졌다.
한옥의 모든 것을 체험하다
 |
한옥박람회에서 전통한옥 상량식 시연이 진행되고 있다. |
한옥을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특별한 전시회가 진행되고 있다. 전통문화를 이어나가는 장인과 건축가, 젊은 크리에이터들이 모인 2017한옥박람회다. 2월 9일부터 12일까지, 나흘간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된다. 전통정자 상량식 의례 재현 및 전통식 수기와 제작 시연을 만나볼 수 있으며 100여 명의 장인과 대학을 비롯한 200여 개의 관련단체 및 기업이 참가해 한옥의 모든 것을 총체적으로 체험할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다양한 현대기술이 접목된 신한옥과 친환경건축으로서의 다양한 가능성을 발휘하는 한옥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대목장들의 작품을 비롯한 무형문화재 작품을 관람하며 현장에 상주하는 작가들의 설명을 들을 수 있어 한옥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
첨단기술로 만드는 21세기형 한옥
과학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한옥도 변하고 있다. IoT사물인터넷과 VR설계, 3D프린팅 등 최근 각광받고 있는 첨단기술과 접목한 21세기형 한옥을 만나볼 수 있었는데, 3D프린터를 통해 한옥을 만들고, VR로 내가 살고 싶은 한옥을 미리 만나볼 수 있다. 또한, 4D 시뮬레이션을 직접 돌리며 한옥을 짓는 과정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었다.
 |
3D프린팅으로 제작된 한옥 미니어처. |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목재 및 황토, 한지 등 전통 한옥 소재들의 장점을 살려 3D프린팅으로 구현해낸 결과물을 선보였다. 한옥 소재 기반의 전통 소재가 가지는 자연 친화적 소재인 목재, 흙, 모래 및 한지를 3D프린팅이 가능한 소재로 활용했다.
고기능성 친환경 3D프린팅 소재는 한옥 소재가 가지는 특성을 극대화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세계 3D프린팅 시장 선점에도 중요한 기술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전시회에서 직접 3D프린팅으로 제작된 한옥 미니어처를 관람할 수 있다.
 |
한옥 VR 시연 현장. |
내가 살고 싶은 한옥을 직접 VR로 확인해볼 수도 있다. 색다른 한옥 설계서비스를 선보이는 지경다짐건축사사무소는 이번 전시회에서 게임 엔진을 통해 설계한 한옥을 VR로 체험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관람객들은 한옥 VR 설계 시연을 통해 직접 자신이 이용하고 싶은 한옥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다.
 |
체험형 4D 시뮬레이션으로 한옥을 설계하고 있다. |
한옥 체험학습을 위한 4D 시뮬레이션 디지털 문화재 키오스크도 체험할 수 있다. 더블유공간정보기술은 BIM 기술을 이용해 한옥을 3차원 시뮬레이션 디지털 헤리티지로 제공한다. 실제 키오스크 조작을 통해 관람자가 직접 한옥의 조립과 해체를 쉽게 체험할 수 있다. 한옥 건조물과 세부 부재에 대한 전문적인 정보를 확인할 수 있으며, 한옥 건축과정 전반을 체험하고 학습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실제로 체험을 진행해보니 한옥이 지어지는 과정을 게임 즐기듯 재미있게 경험할 수 있었다. 계단, 죽부, 지붕을 만들며 한옥을 구성하는 각 부분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학습할 수 있었고, 조립 과정 중 이해가 안되는 부분은 다시 해체를 반복하며 한옥 건축 과정을 흥미롭게 체험할 수 있었다.
친환경 3D프린팅으로 만들어진 한옥부터 4D 시뮬레이션으로 즐기는 한옥까지, 우리 민족의 역사와 문화가 담긴 한옥을 첨단 기술로 경험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조금 어렵게 느껴지기도 했던 전통의 멋이 과학을 만나니 훨씬 이해하기 쉽고 가까운 존재로 다가왔다. 과학의 발전을 통해 한옥의 아름다움이 더 널리 알려지길 바라본다.
발명의 날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상·대한민국 인재상 수상 발명사업가 안혜연입니다. 크리에이터의 시선으로 가치있는 기사를 전해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