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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수상자가 읊조린 한국의 해녀

서울국제문학포럼, ‘문학의 밤’ 행사 참석 후기

2017.05.26 정책기자 이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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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해 올해 다양한 문화행사들이 열리고 있다. 지난 23일부터 25일까지 3일간 서울국제문학포럼도 그중 하나다. 

이번 행사의 대주제는 ‘새로운 환경 속의 문학과 독자(Literature and Its Readership in the Changing World)’. 이 행사를 통해 세계의 문호들과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 새로운 문학 담론을 향해 서로의 사유와 문학을 논의하고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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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국제문학포럼2017(Seoul International Forum for Liturature)
서울국제문학포럼 2017.(Seoul International Forum for Liturature)

자는 이중 24일에 진행된 동아시아문학과 세계문학 교류의 밤에 참석했다. 이는 서울국제문학포럼의 부대행사이다. 동아시아와 세계 문학이 교류하는 국제적 축제를 통해 평창동계올림픽의 문화적 이미지를 재고하고 확산하고자 했다.

낭독과 공연을 통해 다채로운 낭독 문화를 이끌고 한국, 더 나아가 동아시아의 전통과 현대를 대표하는 음악, 공연들을 작가들의 문학과 연결시키는 장을 마련했다. 이를 통해 세계 문학과 동아시아 문학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만남의 자리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홍소연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된 행사에는 총 9명의 소설가 및 시인이 함께 자리했다외국계 작가가 5, 한국 작가가 4명이었다. -마리 구스타브 르 클레지오, 아미타브 고시, 권여선, 로버트 하스, 도종환, 노라 옥자 켈러, 벤 오크리, 정이현 그리고 히라노 게이치로의 순서로 자신의 작품을 낭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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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권순 국악인이 김정수 대금연구자와 함께
강권순 국악인이 김정수 대금연구자와 함께 ‘산천초목’ 공연을 하고 있다.

무형문화재 강권순 국악인이 행사의 오프닝을 맡았다. 대금, 가야금과 신디사이저에 맞춰 공연을 선보였다. 이후 중간 공연에는 이경은의 리케이 댄스팀이 네모의 꿈음악에 맞춰 현대 무용을 선보였다.

전통과 현대의 만남이라는 행사의 의미를 살려주는 공연들이었다. 또한 김상현 성우가 외국 작가들의 번역본 낭독을 도우면서 한층 풍부해진 낭독 시간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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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소설 ‘폭풍우’의 작가 장-마리 구스타브 르 클레지오.

이번 행사에서 주목할만한 점은 무려 4명의 외국인 작가가 한국에 관한 자신의 작품을 낭독했다는 것이다. -마리 구스타브 르 클레지오는 프랑스 작가로 2008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르 클레지오는 한국을 사랑하는 대표적인 지한파 작가로 최근 탈고한 새 작품의 배경이 서울이다. 2017년 발간 예정 신작인 폭풍우를 이 자리에서 직접 낭독했다.

폭풍우는 제주도에 부는 폭풍을 뜻하며, 제주도 해녀를 위한 찬가이다. 해녀들은 나이가 들어서도 바닷일을 하며 생계를 이끈다. 르 클레지오는 이들의 용기 있는 모습에 감명 받았다고 한다.

미국의 계관시인인 로버트 하스 역시 한국을 배경으로 한 영시를 쓴 바 있다. ‘판문점, DMZ를 다녀와서’, ‘백담사행 버스그리고 검은 머리 댄서를 위한 옷을 순서대로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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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소설 ‘종군위안부’의 작가 노라 옥자 켈러와 성우 김상현.

한국계 미국인 노라 옥자 켈러는 소설 종군 위안부를 낭독했다. 그녀는 12세에 위안부로 끌려갔다 14세에 위안소를 탈출한 주인공 김순효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마지막으로 나이지리아 작가 벤 오크리는 자신이 서울에 있을 때 쓴 작품 ‘2011년 서울 근교에서 : 바람 속의 중절에서 한 여인, 마루를 닦네를 낭독했다. 이 작품은 절에서 영감을 받아 그 자리에서 바로 받아써내려간 작품이라고 말했다 

동아시아 문학의 정서를 잘 보여준 작가들도 있었다. 인도의 아미타브 고시와 일본의 히라노 게이치로 작가는 각자 나라의 실태를 다룬 소설들을 낭독하며 동아시아의 과거와 현재를 보여주었다.

아미타브 고시는 인류학적이고 역사적 서사를 통해 국가적, 개인적 본질을 탐구하는 소설 작가이다. ‘양귀비의 바다는 평범한 여주인공 디티를 중심으로 다양한 부류의 인도 사람들이 전해주는 희비를 담은 소설이다. 히라노 게이치로는 아버지의 죽음과 일본 지진 피해를 계기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공백을 채워라는 떠난 사람들이 다시 돌아올 수 있는 세상을 바라며 쓴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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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시에서 다섯시 사이’를 낭독 중인 시인 도종환.

한국 작가 도종환, 권여선 그리고 정이현은 한국의 사회적 상황과 정서를 잘 담은 작품들을 보여주었다. 도종환 시인은 자신을 시인의 정체성을 가지고 국회의원 활동을 하는 사람이라고 밝혔다. 다른 국가의 예술가들이 정치계에 참여했던 사례를 들며 우리나라가 문화 국가를 반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시에서 다섯시 사이담쟁이를 낭독했다.

386세대를 대표하는 권여선 작가는 균열진 인생의 한 가운데에서 인간의 진정성과 문학의 본질을 자신의 언어로 찾아간다. 소설 봄밤에서는 50대 류머티즘 중증 환자와 알콜 중증 환자의 사랑과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정이현 작가는 소설 삼풍백화점을 통해 최근의 세월호와 삼풍백화점 참사를 언급했다. 정 작가는 그 안에 사람이 있었음을 기억하고 싶은 마음으로 글을 썼다고 말했다.

3시간 동안 진행된 행사였지만 많은 관객과 작가들은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각기 다른 언어였지만 문학을 통해 하나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 행사를 통해 서울, 그리고 한국이 문화 교류의 장이 될만한 역량을 지녔음을 입증했다.

앞으로 약 8개월 남은 평창동계올림픽에 앞서 더 다양한 문화 교류 행사가 한국에서 진행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이지현 jihyun5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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