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장애인의 축제, 평창동계패럴림픽(Paralympic)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뜨겁다. 개막 50일을 앞두고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 입장권 판매율이 70%를 돌파했다. 6개의 패럴림픽 종목 중에서 파라 알파인스키는 1만3,376매가 판매돼 판매율이 93%에 달했고 파라 스노보드도 92.3%의 판매율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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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회식에 참석한 김정숙 여사와 패럴림픽 선수들.(출처=청와대 공식블로그) |
지난 18일부터 21일까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는 패럴림픽을 응원하고 경기 장비를 직접 체험하는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 G(Game)-50 페스티벌(이하 패럴림픽 G-50)’이 열렸다. 문화체육관광부, 평창동계올림픽대회 및 동계패럴림픽대회 조직위원회가 공동주최한 이번 행사는 최첨단 전자 의수 등 실제 패럴림픽 경기에서 선수들이 사용하는 각종 장비를 전시하고, 휠체어 컬링, 파라 아이스하키, 휠체어 농구 등 패럴림픽 스포츠를 관람객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장도 마련했다.
겨울방학을 맞은 학생들을 위한 나만의 메달 만들기, 종이 성화봉 만들기, 반다비 수호랑 마스코트로 응원메시지 전하기 등의 특별한 체험 행사도 있었다. 20일에는 성화봉을 디자인한 김영세 디자이너의 ‘성화봉에 담겨진 이야기’, 21일에는 패럴림픽 공식 후원사이자 장비 기술지원을 하는 오토복코리아의 박동현 대표와 송창호 차장의 ‘패럴림픽에 숨겨진 과학이야기’를 주제로 한 ‘토크콘서트’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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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럴림픽의 가치를 전하는 ‘패럴림픽 G-50’ 행사를 찾은 김정숙 여사.(출처=청와대 공식블로그) |
개회식에는 패럴림픽 국가대표 선수와 훈련원 종사자를 비롯해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 이희범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이명호 대한장애인체육회장, 나경원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 김성일 국제패럴림픽위원회 집행위원 등이 참여해 자리를 빛냈다.
겨울방학을 맞아 패럴림픽을 응원하러 온 아이들
필자는 행사 마지막 날인 21일 동대문DDP 살림터 2층 크레아(CREA)에 마련된 패럴림픽 G-50 행사장을 찾았다. 입구에서부터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의 공식 마스코트 ‘반다비’가 평창올림픽 깃발을 들고 환하게 맞이했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성화봉송 관련 전시물이었다. 실제 성화봉송에서 사용된 검게 그을린 성화봉과 휠체어 거치대, 항공용 안전램프 케이스가 전시됐는데, 실내에서도 잘 조화된 하얀색 바디와 금빛 도금이 화려하게 빛났다. 이번 행사에서 처음 공개된 평창패럴림픽의 실제 메달도 걸려있어, 관람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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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위 사진부터 시계방향 순서로) 실제 성화봉송에 사용돼 검게 그을린 성화봉, 항공용 안전램프 케이스, 평창동계패럴림픽 성화봉 로고, 평창동계올림픽 성화봉 로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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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럴림픽 G-50’에서 처음 공개된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의 실제 메달. 패럴림픽 메달은 평등을 상징하는 ‘수평선’을 넣어 디자인하고 2018 평창을 ‘점자’로 새겨 넣은 것이 특징이다. |
오후가 되자, 자녀를 동반한 가족단위의 관람객들로 행사장이 꽉 찼다. 아이들은 테이블에서 반다비 컬러링 도안에 색을 칠하고 응원 메시지를 적거나 종이 성화봉을 만드느라 분주했다. 활동적인 아이들은 휠체어 농구와 휠체어 컬링, 파라 아이스하키를 직접 체험했다. 휠체어에 앉아 하키채로 이동하면서 몇 번의 실패 끝에 골을 넣은 한 아이는 “생각보다 너무 힘들다.”면서 수줍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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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럴림픽 메달 전시물과 전시장에 마련된 각종 체험활동을 하느라 분주한 관람객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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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 아이스하키. |
멀리 인천에서 왔다는 김소현(초등 1학년) 양은 “엄마와 미술 수업을 하러 왔다가 입구에서 반다비 인형을 보고 들어 왔어요.”라면서 “메달도 만들고 선수들한테 최선을 다하라는 응원메시지를 남겨서 인기상도 받았어요.”라며 해맑은 표정을 지었다.
“언니들이 오자고 해서 따라왔어요.”라고 새침하게 말하던, 최연소 관람객일 듯한 다섯살 김아영 양. 자그마한 고사리 손으로 분주하게 반다비의 몸에 색깔을 입히던 그녀는 도안 색칠이 끝나기가 무섭게 같이 온 언니를 따라 휠체어 컬링 체험을 시작했다. 자원봉사 스태프의 도움을 받아, 아영 양은 작은 체구로도 신나게 컬링 스톤을 몰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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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주하게 종이 성화봉을 완성하는 김소현 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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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다비 컬러링 도안에 색칠하는 김아영 양. |
패럴림픽에 숨은 과학이야기
오후 2시가 되자 전시장에 마련된 작은 홀에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오토복코리아에서 준비한 ‘패럴림픽에 숨은 과학이야기’ 토크콘서트를 듣기 위해서다. 오토복(Ottobock)은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의 월드와이드 패럴림픽 파트너로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30년 동안 보조기, 의족, 휠체어 등의 장비에 기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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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콘서트 시간이 되자, 작은 홀을 가득 메운 사람들. |
신체에 장애가 있는 사람들의 스포츠인 패럴림픽은 일반 스포츠에 비해 많은 장비와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올림픽에서보다 첨단기술과 스포츠 과학이 도입될 여지가 더 많다고 한다.
가령, 신체 장애인을 위해 아이스하키를 변형한 슬레지하키(sledge hockey) 장비는 가볍고 탄성이 뛰어나야 하는데다 바디 재킷이 장애를 지닌 선수의 몸에 꼭 맞게 제작돼야 하기 때문에 3D프린트 기술을 활용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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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하키 장비인 아틱 플래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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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보드와 스키 의족인 프로카브. |
가장 흥미로웠던 내용은 미래의 패럴림픽이었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빠른 선수는 자메이카 출신의 ‘우사인볼트’다. 100m를 9.58초에 뛴다고 한다. 패럴림픽에서는 100m를 12.01초에 달리는 독일의 하인리히 포포브 선수가 최단 기록 보유자다.
미래에는 이 기록이 어떻게 뒤바뀔까. 바이오닉 부츠(Bionic Boots)를 신으면 인간이 시속 40km까지 달릴 수 있다고 한다. 전 세계적으로 인간과 로봇을 결합하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는데 장애인들이 바이오닉 부츠같은 장비를 착용한다면 앞으로는 패럴림픽의 경기 기록이 올림픽보다 앞설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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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인 반다비 스노볼과 피규어를 받기 위해 열정적으로 퀴즈에 참여하는 아이들. |
우리나라 선수가 올림픽에서 첫 금메달을 따기 4년 전에 이미 패럴림픽에서 송신남 선수가 탁구 종목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는 영광을 안았다고 한다.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도 하계패럴림픽이 함께 열렸는데 꼭 30년 만에 다시 한국에서, 이번에는 평창에서 동계올림픽과 동계패럴림픽을 연달아 개최한다. 평창동계패럴림픽의 개최가 더욱 뜻깊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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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보드를 가득 메운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 응원 메시지. |
패럴림픽은 ‘나란히 선다’는 ‘패럴렐(parallel)’과 ‘올림픽(olympic)’의 합성어다. 임박한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연일 화제에 오르는 요즘, ‘평창올림픽’과 발음이 비슷한 ‘평화올림픽’이 실시간 포탈 검색어로 떠오르고 있다. 이름에 걸맞게 다양한 가치들이 동등하게 나란히 설 수 있는 공정하고, 서로 평화롭게 화합하는 올림픽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책은 정부와 민간을 연결하는 사다리 역할을 합니다. 좋은 정책과 실제로 정책이 적용되는 현장을 소개하면서, 대한민국이 아름답게 성장하는데 일조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