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동안 평창을 밝혔던 달항아리의 성화. 그 불꽃은 이제 사그라들었지만 다시 또, 하나의 성화가 모아졌습니다. 바로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을 밝혀줄 성화랍니다.
장애를 이긴 선수들의 열정이 모아질 이번 패럴림픽은 과연 어떤 모습으로 준비되고 있을까? 앞선 올림픽에 이어 국민들의 관심이 다시 이어질까? 평창패러림픽 첫 시작의 모습은 어떨까? 역시 궁금한 것 못 참는 제가 도착한 이곳은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대회 성화를 만들어낼 올림픽공원 평화의 광장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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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평화의 문 앞 패럴림픽 조형물. |
그리스에서 채화된 성화가 인천공항을 도착해서 이곳으로 왔을까요? 아닙니다. 평창패럴림픽 성화는 무려 8곳에서 채화됐고, 이곳에서 하나의 불꽃으로 타오를 것입니다.
안양, 제주, 충남 논산, 전북 고창, 경북 청도 등 3월 2일 정월대보름 달집태우기 행사가 활발한 고장 5곳에서 채화된 불씨와 패럴림픽 발상지인 영국 스토크맨더빌에서 채화된 불씨, 1988년 서울하계패럴림픽 성화의 불씨, 전 세계 응원 메시지를 담은 디지털 불씨까지 총 8개의 불씨가 하나로 합쳐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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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평창동계패럴림픽대회 성화합화행사의 점자 팸플릿. |
그럼 여기서 왜 8개의 불꽃일까 궁금하시죠. 국내외 8개 지역의 불꽃을 모은 건 이번 대회의 주제가 ‘8’이기 때문이랍니다. 평창조직위는 “8을 옆으로 눕히면 무한대(∞)가 된다. 장애를 뛰어넘는 인간의 능력은 무한대라는 의미”라고 설명하였습니다.
성화봉송 기간 역시 8일(2일~9일)이고, 봉송 구간은 2018㎞, 주자도 800명이라는데요. 오늘 저는 이곳에서 패럴림픽 첫 성화봉송 주자를 만날 것이며, 그 8개의 불씨가 합하여 만들어낸 성화를 우러보게 될 것입니다.
그 부푼 마음을 안고 도착했는데, 자리가 꽉 찼네요. 무대 먼발치에서 8개 불씨를 볼 수나 있을지, 성화주자를 만나볼 수나 있을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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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장 곳곳에 마련된 편의시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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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장의 열기는 무대 밖에서도 이어집니다. |
식이 시작되기 전이라 주변 햄버거 가게에 앉아 ‘이 상황을 어쩌지’ 하고 창밖을 주시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지도를 보며 동선을 그리는 경찰 분 발견. ‘이건 성화봉송 라인이다.’ 성화봉송은 확실하게 보리라 마음 굳게 먹고, 까치발로 오늘의 식전 행사를 즐겨보기로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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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공원에 울려퍼지는 이아름 양의 아름다운 목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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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에 앉지 못한 분들의 성원. 이 길로 성화봉송이 시작됩니다. |
열정과 화합의 불꽃이 모이는 ‘빛의 중심’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무대에서 울려 퍼지는 시각장애인 이아름 씨의 감동의 목소리. 팝핀현준의 재능기부로 만들어진 다운증후군 장애인들로 구성된 댄스그룹 ‘톱스타’의 열정적인 무대는 공연을 즐기는 많은 분들의 열기에 더해져 화려하고 흥겹습니다.
성화합화에 앞서 문화체육관광부 도종환 장관의 축사는 한마디 한마디가 시처럼 다가옵니다.
“패럴림픽은 2차세계대전 직후 병상에 있던 젊은 군인을 지켜보던 한 박사가 공과 스틱을 주며, ‘새로운 운명을 만들어 나가자’고 권유를 하며 시작됐습니다. 패럴림픽(Paralympic)의 파라(Para)는 한국어로 ‘나란히’라는 뜻을 가졌으며, 동행하자라는 의미입니다. 모든 사람이 동행하는 세상, 그대로 인정하고 존중하며 평등한 세상을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또 평창패럴림픽을 통해 새로운 운명을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함께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성화 봉송이 모두를 빛나게 하는 불꽃이 되길 바랍니다.”
시처럼 전해지는 축사에 취해 있을 때쯤 하늘로 쏘아 올리는 불꽃놀이와 함께 성화합화행사가 진행됐습니다. 그리고 그 불꽃은 바로 성화봉송주자들에게 전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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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의 불꽃이 하나로.(출처=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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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화된 성화는 성화봉으로 제1주자에게 넘겨집니다. |
성화봉송 1주자는 전 장애인 테니스 국가대표 이용로 선수와 서강대학교 공경철 교수. 이용로 선수는 동반자 공경철 교수가 개발한 웨어러블 로봇 ‘워크온’을 착용하고 늦지만 혼자 힘으로 걸어내며 2주자에게 토치키스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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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주자 김연아 선수와 봉현채 선수가 제4주자들과 토치키스. |
여기서 제가 자리를 박차고 무대 옆구리를 향해 달렸습니다. 2주자인 배우 이동욱 씨를 뒤로하고 달린 이유는 바로 3주자 김연아 선수 때문이었답니다.
아! 그것은 소리 없는 아우성. 전 피겨스케이팅 김연아 선수, 크로스컨트리(시각) 봉현채 선수(3주자)가 성화를 이어받아 올림픽 정문을 향해 나아간 것입니다. 수많은 카메라에 머리를 찍힐 뻔 했지만, 요즘 들어 젤 신이 났던 시간이었습니다.
제 쪽으로 몸을 틀어 인사를 하는 김연아 선수에게 괜히 큰 하트를 날리는 주책의 시간이었지만, 너무 즐거웠습니다. 그 즐거움에 취해 4주자, 5주자, 6주자 어쩌죠, 잠실까지 같이 뛰어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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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화봉송 내내 흥겨움이 가득한 거리의 모습. |
올림픽공원에는 아직 축하행사가 남아있는데, 다시 돌아가기에는 저는 너무 멀리와 버렸습니다. 이색적이고 흥겨운 응원들이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대회 성공개최의 염원을 담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흥겹게 서울 구간 봉송을 마친 성화는 춘천(5일)과 원주(6일), 정선(7일), 강릉(8일) 등 강원도 주요 도시를 거쳐 개막식 당일인 9일 평창에 입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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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가득한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을 응원합니다. |
인종과 지역 장애를 뛰어넘는 평화와 희망이 가득한 세상을 그리고 싶으신가요?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어 패럴림픽에 참가하는 선수들을 응원하실 건가요? 다시 한 번 더 진한 스포츠의 감동과 환희를 느끼고 싶으신가요?
여기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이라면 모두 가능하답니다. 언제나, 어디서나, 함께하는 패럴림픽 성화의 불꽃이 모두를 빛나게 할 것입니다. ‘렛 에브리원 샤인!(Let Everyone Shine!)’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전은미 vicpig@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