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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여성 수출유망국 시장전문가로 만든 공무원

[적극행정 우수사례 ③] 이주여성 글로벌시민마켓테스트단 운영, 한국임업진흥원 유리 선임

2019.05.01 정책기자 김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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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기름 향은 우리 베트남 사람에게 안 맞아요.”

베트남 여성 한 명이 고개를 저으며 말하자, 다른 네 명 역시 맞장구를 쳤다. 이들은 바로 글로벌시민마켓테스트단! 수출품의 해외시장 진출 지원을 위한 사전 마켓테스트를 위해 모였다. 수출할 제품을 미리 가정에서 받아 보고서를 제출한 후 모여서 심층 토의를 한다. 

결과는 놀라웠다. 2018년 한국임업진흥원 집중지원업체의 수출 계약금액은 전년도 대비 14% 오른 3백만 달러를 달성했다. 

이날 저 안에 위치한 곳에서 열린 심화토의.
베트남 마켓테스트 심화토의가 진행됐다.

4월 24일 한국임업진흥원에서 진행된 베트남 마켓테스트 현장. 이날 모인 다섯 명의 베트남 여성들은 베트남 등지로 수출할 산나물 비빔밥 2종과 밤칩, 아몬드 대추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제품은 현장에 없었지만 이야기를 듣다보니 마치 음식이 입 안에 남아 있는 듯 생생한 느낌이 전해졌다.

 임업진흥원에서 열린 시민 마켓테스트단 토의 중 한 참가자가 의견을 말하자 다른 참가자들이 열심히 듣고 있다.
임업진흥원에서 열린 마켓테스트단 토의 중 한 참가자가 의견을 말하자 다른 참가자들이 열심히 듣고 있다.
 

“베트남 사람들은 야채보다 고기를 선호하니, 고기를 꼭 넣어야 합니다.” 
“우리 베트남은 화려한 색을 좋아해요. 일단 포장을 화려한 색으로 하고 피망, 당근 같은걸 넣으면 더 잘 팔릴 거 같아요.”

대화 소재도 다양했다. 산나물 이야기부터 베트남 현지 특성까지 여러 이야기가 자연스레 오갔다. 더욱이 모인 여성들은 출신 지역이 달라 각 지역에 대한 특성과 선호도까지 잡을 수 있었다. 

진지하지만 격식없이 편안한 토의가 오가는 현장.
진지하지만 격식없이 편안한 대화가 오가는 현장.
 

베트남이 한국과 그럭저럭 비슷하리라 생각했지만, 식생활의 미묘한 차이도 있었다. 

“베트남 가정은 맞벌이를 해도 외식대신 집 밥을 해먹거든요.”
“전자레인지가 한국만큼 보편화되지 않아서 전자레인지용 조리음식은 낯설어요.” 

꾸준했던 한류와 더불어 박항서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인해 한국에 대한 열풍이 부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현지 문화를 알면 마케팅 전략까지 나오는 법 아닌가. 

다양한 구성원 역시 서로 장·단점을 보완했다. 이주 14년차인 여성은 이주 6개월 여성의 말을 통역해줬다. 반면 한국에 온 지 6개월 된 여성은 한국 입맛에 길들여지지 않아 좀 더 현지 감각을 보여줬다.

좋은 정보들은 계속 쏟아졌다. 무엇보다 두 나라를 잘 알고, 두 나라 언어를 구사하니 제대로 생생 정보통이다. 특히 직접 가족들의 식생활을 맡은 주부이자 대화를 좋아하는 여성들이라서 그럴까. 책이나 다른 정보를 통해서도 접하기 어려운 내용들을 속속 알게 됐다. 

자유로운 분위기에는 한국임업진흥원 유리 선임과 조대현 전임의 편안한 리드와 재치있는 질문도 한몫했다. 그들은 편하게 말을 이끌며, 오가는 대화 속에서 중요한 정보를 건져내는 세밀함까지 보여줬다. 

유리선임은 간단한 인터뷰에 응해주었다.
유리 선임은 간단한 인터뷰에 응해주었다.
 

글로벌시민마켓테스트단 아이디어를 낸 유리 선임은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을까. 궁금한 사항에 대해 몇 가지 질문을 했다. 

“친척오빠가 이주여성과 결혼을 해서 관심을 더 갖게 됐어요. 이주여성들 중에 고학력 인재들도 많은데, 수출희망업체와 이주여성과의 교집합이 없을까 고심하던 중이었죠.”

이 사업의 목적은 한마디로 임산물 수출업체 지원과 이주여성 일자리 창출 기여에 있다. 수출업체의 해외시장 진출을 지원하고 사전 마켓테스트를 통해 시행착오를 줄이고 조기 정착을 위한 전략을 수립했다. 뿐만 아니라 이주여성을 지원하는 비영리민간단체와 협업으로 그동안 관광, 통역에 한정됐던 이주여성 인재들을 다른 분야 일자리로 연결했다.

“저희는 임산물을 대상으로 매년 수출유망품 발굴대회를 통해 8개(임산물4, 목재제품4) 업체를 선발하고 있는데요. 업체들은 현지 소비자를 한국에서 만나 한국어로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점이 가장 좋다고 해요. 앞으로는 선발된 업체 뿐만 아니라 마켓테스트 참여를 희망하는 모든 업체에게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입니다.”

지난해 모스크바 국제식품박람회 참가를 앞둔 업체들이 러시아 이주여성 마켓테스트를 통해 거둔 성과가 말해준다. 총 190개사와 160만 달러 수출 상담이 진행됐지만, 운영비는 현지조사 예산의 8%로도 충분했다. 기존에는 박람회를 통해 바이어를 만나도 의사소통이 어려웠고 시간적 제약으로 현지에 가서 간단한 기호도 밖에 조사할 수 없었지만, 테스트 참가단은 한국어로 심층 토의를 하고 질문을 더 할 수 있어 만족해했다.

하나라도 놓칠세라 듣고 이해하며 의견을 말하는 시민테스트 참가자들
하나라도 놓칠세라 듣고 적으며 의견을 말하는 테스트 참가자들.
 

무엇보다 ‘글로벌시민마켓테스트단’에 흥미가 생겼다. 어떻게 선발되었고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갖고 있을까.  

“지난해 구로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실시한 결혼이주여성 취업지원 교육 수료자와 연결해 선발했어요. 현재 총 11명(대만 4, 러시아 4, 베트남 8)이 활동 중에 있으며 수출업체의 마켓테스트 수요에 따라 상시 모집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일본, 중국 등 국가와 인원을 더 확대할 예정이고요. 또한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사업이 될 수 있도록 마켓테스트 외에도 해외시장 정보 수집이나 단기 임산물 세미나 등을 통해 테스트 참가단의 역량을 강화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임업진흥원의 다양한 적극행정이 업체 수출지원과 테스트 참가자들의 일자리에 큰 보탬이 됐다
한국임업진흥원의 적극행정이 업체 수출지원과 테스트 참가자들의 일자리에 큰 보탬이 됐다.
 

한국임업진흥원 유리 선임(임업소득지원본부 소득지원실)은 임산물 수출지원 업무를 맡고 있다. 작년까지는 간담회에 사업자도 참여했지만, 테스트 참가단들이 좀 더 편하게 제품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올해는 테스트 참가단만 모인다.

그럼에도 간담회서 보여준 유리 선임의 날카로운 분석과 질문들이 마치 자신의 사업체마냥 열의가 높아 보여 묻자, 각 분야별 전문가들과 기업체를 방문하는 컨설팅 사업(임산물 수출 OK지원팀)을 운영하다보니 그런 거 같다며 웃었다. 

바로 우리가 베트남 현지 수출 책임지겠습니다.
우리가 베트남 현지 수출 책임지겠습니다. 베트남 글로벌시민마켓테스트단과 임업진흥원 담당자들이 함께 했다. 


‘이주여성에서 수출유망국 시장전문가로’ 라는 이름의 이 사례는 인사혁신처에서 시행한 ‘2018 적극행정 우수사례 발굴대회’에서 장려상을 수상했다.

2019년 인사혁신처가 강조하는 키워드는 적극행정이다. 위 사례도 보았듯이 적극행정이란 국민의 삶 곳곳에서 능동적인 태도와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공무원(행정담당자)들이 노력하겠다는 소리다. 그 결과가 빠르고 편리해질 서비스라는 건, 굳이 덧붙일 필요까지 있으랴.




김윤경
정책기자단|김윤경otter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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