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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트병으로 옷을 만든다고?

환경부, ‘무색 폐페트병 별도 분리배출 시범사업’ 6개 지자체서 시행

2020.03.03 정책기자 김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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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분리수거 날이 되면 온 가족이 분주해진다. 일주일동안 쌓아둔 재활용품들을 공동 분리수거장으로 가져가 각각의 수거장소에 올바르게 넣어 배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4인 가족 기준 일주일동안 배출되는 재활용품의 양은 꽤 많다.

과도한 포장, 배달음식 등의 급증으로 그와 함께 딸려오는 비닐과 종이, 플라스틱의 양도 많아졌다. 물도 사먹는 시대가 되면서 우리가 배출하는 쓰레기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페트병이다.

무색 폐페트병 분리수거 제대로 해야 한다

페트병 분리수거는 비닐 라벨지를 벗겨내고 뚜껑을 분리해서 세척해 배출해야 한다.
페트병을 분리수거 할 때, 비닐 라벨지를 벗겨내고 뚜껑을 분리, 세척해 배출해야 한다.


재활용품 분리수거장에서 가장 많은 양을 차지하는 것 중 하나가 페트병이다. 페트병은 항상 큰 자루 속을 가득 메운다. 재활용품 수거가 우리나라에 정착된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페트병의 분리배출은 원칙을 지키는 이들보다 안 지키는 이들이 더 많아 보인다. 비닐 라벨을 떼어 내고 뚜껑을 따로 배출해야 하는 작업 말이다.

간혹 어떤 페트병에는 쓰레기가 들어가 있는 경우도 보게 된다. 담배꽁초나 남은 음료의 잔여물이 보이는 것도 꽤 있다. 배출된 페트병들을 보면 많은 부분 비닐 라벨이 붙여진 채 놓인 것을 볼 수 있다.

대형마트에서 판매하고 있는 투명 생수병들.
대형마트에서 판매하고 있는 투명 생수병들.

 

이젠 페트병을 배출할 때 색깔도 구분해야 한다. 환경부는 국내 폐페트병을 고품질로 재활용할 수 있도록 ‘무색 폐페트병 별도 분리배출 시범사업’을 2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현재 무색 폐페트병의 분리배출은 서울(노원, 도봉, 성북구), 부산, 천안, 김해, 제주, 서귀포 등 6개 지자체에서 시행되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전국 공동주택으로 확대되고, 2021년에는 전국 단독주택까지 시행될 예정이다. 여기서 의문이 들었다. 색과 상관없이 페트병은 모두 같은 재질인데 왜 무색 폐페트병만 따로 분리하는 절차가 필요한 것일까?

우리가 좋아하는 뽀글이의 원료는 폐페트병이었다!

올해 하반기 부터 전국 공동주택에서는 무색 폐 페트병을 따로 분리 배출해야 한다.(사진=환경부 홈페이지)
올해 하반기부터 전국 공동주택에서 무색 폐페트병을 따로 분리배출해야 한다.(사진=환경부 홈페이지)

 

페트병은 세척 및 분쇄하여 섬유와 시트 등 다양한 품목으로 재활용이 된다. 특히 무색투명하며 이물질이 적게 함유될수록 고품질로 재활용이 가능하다. 무색 폐페트병은 재생섬유를 활용한 의류 원료로 이용된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재생섬유의 원료가 되는 고품질 폐페트병 2만2000톤(연간)을 일본, 대만 등에서 수입해왔다.

나이키나 아디다스 같은 주요 의류 업체들이 이러한 재생원료 사용을 늘리고 있으며, 전 세계 재생섬유 시장이 확대되고 있어 무색 폐페트병의 분리배출이 중요해졌다. 우리가 무색 폐페트병을 잘 분리배출한다면 국내에서 배출되는 양으로도 충분히 대체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 겨울 많은 사랑을 받았던 후리스 원단으로 만든 재킷.
올 겨울 많은 사랑을 받았던 플리스 원단으로 만든 재킷.


버려진 페트병을 재활용해 만든 재생섬유라고 하면 잘 와 닿지 않는다. 그런데 이번 겨울 유행의 정점에 있었던 플리스(fleece, 일명 후리스)라고 하면 모두가 깜짝 놀란다. 몽글몽글한 질감과 뛰어난 보온성으로 따뜻한 옷의 대명사가 되었던 플리스는 폴리에스터 소재로 일명 뽀글이라고도 불린다. 영원아웃도어의 노스페이스는 플리스를 이용해 재킷, 롱코트, 베스트, 가방 등 다양한 ‘에코플리스 컬렉션’을 선보였다.

이 업체는 500ml 플라스틱병 약 370만개를 재활용해 멋지고 기능성 있는 제품을 선보였다. 이 업체만이 아니다. 삼성물산의 빈폴, 프라다, H&M, K2 등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대형 의류 브랜드들이 앞 다퉈 인기 있는 뽀글이 제품을 만들어 내고 있다. 폐페트병이 뽀글이의 주 원료였다니 믿기지 않지만 사실이다.

땅에 매립하면 100년이 지나도 썩지 않는 페트병이 우리 모두가 좋아하는 플리스로 재탄생된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그러나 아무 페트병이나 다 사용되는 것은 아니다. 무색이어야 하며 깨끗하게 재활용된 것이어야 한다.

단독주택에서 재활용되어지는 폐 페트병의 모습.
단독주택에서 재활용되어지는 폐페트병의 모습.


환경부에서는 2022년까지 연간 국내 폐페트병 10만톤을 의류용 섬유 등에 쓰이는 고품질 재생원료로 재활용하여, 향후 폐페트병의 수입을 제한하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시범사업 외에도 민간업계 유통망을 활용한 폐페트병 역회수 등 민관 협력사업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폐페트병 역회수란 온라인 주문배송 시 ‘페트병 회수’를 미리 요청하면 문 앞에 폐페트병을 내놓을 경우 신제품을 배송하면서 문 앞에 폐페트병을 판매업체가 다시 가져가는 방식을 말한다. 이런 역회수 시스템은 매일 생수를 사먹는 이들에겐 반가운 정책이다.

전국 6개 지자체에서 시행되고 있는 무색 폐 페트병을 분리 배출하는 별도수거함과 전용봉투의 모습.(사진=환경부)
전국 6개 지자체에서 시행되고 있는 무색 폐페트병 분리배출 별도 수거함과 전용봉투의 모습.(사진=환경부)

 

그렇다면 지금과 달라지는 점은 무엇일까? 큰 차이는 없다. 배출 단계에서 ‘무색 페트병, 먹는 샘물 페트병’만 분리 배출하도록 무색 폐페트병 별도 분리수거함이 설치된다. 아파트의 경우는 무색 페트병 별도 수거함이 생기고 단독주택 역시 무색 폐페트병만 따로 담아 배출하는 전용봉투를 배부 받아 분리배출하면 된다.

그동안 국내 폐페트병은 배출과 회수 과정에서 이물질이 섞여 재생원료로 활용이 어려웠었다. 폐페트병을 수입해왔다는 것도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던 사실이다. 우리나라에서 수거되는 무색 폐페트병만으로도 필요한 수요가 충당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본다면 개개인의 페트병 분리배출이 왜 중요한지 납득이 될 것이다.   



김은주
정책기자단|김은주crembel@naver.com
글과 사진으로 소통하며 더 나은 세상을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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