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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가본 스마트 돌봄 스페이스, 뭔가 다르다~

정책기자 김윤경 2020.07.31

연로한 부모님과 사는 친구가 털어놨다. 점점 자신도 나이 들어 아파지면 어떻게 해야 좋을지 염려된단다. 혹시나 싶어 아이를 쳐다봤지만, 어이쿠, 그쪽은 본인 앞가림만 잘 해줘도 좋겠고. 

“뭘 고민해. 로봇이 있는데.” 다가올 초고령화 사회, 노인이 노인을 돌봐야 하는 걸 걱정하는 친구에게 말했다. 마치 든든한 태권브이 하나 장만하듯 툭 대답했지만, 나 역시 궁금한 건 매한가지.

국립재활원 입구.
국립재활원 입구.


친척 어르신이 치매를 앓으셨을 때 힘든 상황을 봐서 더 와 닿았을까. 뉴스에서 간병인들 고충과, 초고령화 사회를 거론할 때마다 현재 기술이 어디까지 왔는지 무척 궁금했다. 그동안 의료 박람회나 해외 사례, 연구 발표를 보아왔지만, 실제 가정에서 사용하는 기술과 제품을 한눈에 파악하기엔 다소 어려웠다.  

◆ 한눈에 둘러본 ‘스마트 돌봄 스페이스’

지난 7월 13일 국립재활원 누리관 2층에 ‘스마트 돌봄 스페이스’가 개소했다. 비 머금은 오후, 북한산 기슭 국립재활원으로 가는 길은 안개가 자욱했다. 스마트 돌봄 스페이스 문을 열자, 그 실마리가 보였다. 

문을 열자, 걱정이 날아갔다.
문을 열자, 걱정이 날아갔다.


스마트 돌봄 스페이스는 노인과 장애인의 일상생활 지원과 돌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조성됐다. 보건복지부와 산업자원통상부의 ‘돌봄로봇 중개연구 및 서비스 모델 개발’ 사업의 일환이다. 현재 지역사회통합돌봄 선도사업을 추진 중인 대구시 무장애 주택 구축에 협력 지원을 하고 있다.  

스마트 돌봄 스페이스는 일반 집처럼 스마트 현관, 스마트 거실, 스마트 주방, 스마트 침실, 스마트 욕실로 꾸며져 있다. 온통 스마트하다. 그 안에 4개 로봇과 12개 장치, 8개 가구가 IoT와 5G, 유니버설 디자인 등을 사용해 조성됐다. 유니버설 디자인의 한계와 돌봄의 어려움을 IoT로 동시에 잡았다.

더 편리한 출입구를 고심해 양문식 문으로 만들고, 대상자가 휠체어를 타고 이용할 수 있도록 세면대와 싱크대의 폭도 고려했다. 가구들은 이동 시 부딪치지 않도록 접이식으로 디자인돼 있다. 곳곳에 놓인 모션 센서로 낙상 등을 방지한다.

벽에 부착된 나무 판이 열어보니 의자로 바뀌었다. 벽에 부착한 보조 손잡이가 보인다.
벽에 부착된 나무판을 여니 의자로 바뀌었다. 벽에 부착한 보조 손잡이가 보인다.


사용법은 간단하다. “나 왔어!” 한 마디면 충분하다. 현관에서 말하면 IoT가 작동한다. 커튼이 걷히고 등과 에어컨이 켜진다. 벽에는 신발을 벗을 때 집을 손잡이와 열면 접이식 의자가 되는 나무판이 설치돼 있다. 

“스마트 돌봄 스페이스에서 눈여겨보실 것은 전동침대, 천장주행형 리프트와 전동샤워베드입니다.” 

먼저 붙박이 가구가 깔끔해 보이는 침실로 향했다. 

왼쪽: 천장주행형 리프트, 오른쪽: 하단에 위치한 배설로봇.
왼쪽 : 천장주행형 리프트, 오른쪽 : 하단에 위치한 배설로봇.


붙박이 문을 열면, 위 편에는 천장주행형 리프트 본체가 있고, 아래 편은 배설로봇이 놓여 있다. 산뜻한 외관은 대상자의 심리까지 섬세하게 배려했다. 

침대의 기울기는 욕창방지 와 이동 등에 유용하다.
기울기가 조절되는 침대는 욕창 방지와 이동 등에 유용하다.


오래 머무는 장소라 그럴까. 침실에는 IoT 장치가 더 많다. 말이나 센서로 작동하도록 비상 알람이나 온·습도 조절, 블라인드, 에어컨 등이 연동돼 있다. 전동침대는 리모컨으로 접히고 기울어져 욕창 방지와 이동, 낙상 방지에도 도움을 준다. 앞으로 기술은 한층 나아가 침대압력센서 데이터로 대상자에게 맞게 자세 변환을 시켜준다고 한다. 

줄을 고정하고 이동이 편리하다. 200kg까지 가능하다.
천장주행형 리프트. 이동이 편리하다. 200kg까지 가능하다.


위의 천장주행형 리프트와 차이라면 이건 이동식이라 중증장애인은 보다 노인은 적합하다. 또 사람이 안아주듯 한 느낌이 편안하고 휠체어로 옮기기에는 더 쉽다.
위 천장주행형 리프트와 차이라면 이동식이라 중증장애인보다 노인에게 더 적합하다. 


목욕 전, 욕실로 가는 이동 과정은 활동 보조인이 힘들어하는 일 중 하나다. 이때 천장주행형 리프트가 힘을 발휘한다. 리프트에서 줄을 내려 슬링에 연결해 샤워베드까지 손쉽게 이동할 수 있다. 앞으로 자동으로 움직이게 된다니 더 기대된다. 

활동 보조인이 가장 도움을 준 걸로 꼽은 전동샤워베드
활동 보조인이 가장 도움을 준 걸로 꼽은 전동샤워베드.


욕실에 오니 편리한 장치들이 눈에 들어온다. 일단 높낮이가 조절되는 전동샤워베드는 획기적이다. 겪어본 사람이라면 이걸 보면 미소가 지어진다고. 

욕실에 보이는 안전장치와 높낮이 세면대, 기울어지는 거울
욕실에 보이는 안전장치와 높낮이 세면대, 기울어지는 거울.


양변기 옆에는 연두색 손잡이가 양측에 있고, 세면대 높낮이와 거울 각도를 알맞게 조절할 수 있다.

스마트 주방 옆, 높낮이가 조절되는 스마트 책상과 식사 로봇.
스마트 주방 옆, 높낮이가 조절되는 스마트 책상과 식사보조로봇.


슬슬 배가 고프다. 주방 옆에 마련된 IoT 높이 조절 식탁에는 식사보조로봇이 놓여 있다. 

귀엽게 수저가 인사부터 해준다. 오른쪽 제품은 좀 더 분석돼 있다.
귀엽게 수저가 인사부터 해준다. 


조작법도 간단하다. 터치 버튼으로 수저가 움직인다. 환자 위치를 기억해 수저가 알아서 먹여 준다. 

씽크대는 높낮이와 맞춰 내리고 올리며 휠체어가 들어 갈 정도의 폭이 있다.
싱크대는 높낮이에 맞춰 오르내리고 휠체어가 들어갈 정도의 폭이 있다.


설거지도 수월해졌다. 담당자가 리모컨을 누르자 싱크대가 위아래로 움직였다.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스마트 주방에서는 싱크대가 움직일 뿐 아니라, 휠체어 높이에 맞추고 IoT 가스 감지기도 갖췄다.

대상자가 오자 재빨리 원 위치로 돌아가는 로봇 청소기.
대상자가 오자 재빨리 원 위치로 돌아가는 로봇 청소기.


외출도 쉽다. 입력된 명령어에 조명부터 커튼, 블라인드, 음악, 에어컨이 동시에 꺼진다. 고맙게도 나가는 순간, 우렁각시처럼 청소 로봇이 깨어난다. 이동에 불편하지 않도록 사람이 없을 때 청소하기 위해서다. 

◆ 담당자가 보는 돌봄로봇

“30~40년 후라면 어떨까요. 지금 생산가능인구와 노인 인구가 대략 6대 1이라지만, 그때는 1대 1이거든요. 핵심은 돌봄서비스 향상인 거죠.”

역시 고민을 콕 집었다. 나 역시 앞으로 가장 우려되는 일이기도 했으니. 

천장에는 여러 감지기와 IoT관련 장치들이 곳곳마다 보였다.
천장에는 여러 감지기와 IoT 관련 장치들이 곳곳마다 보였다.


“저희가 가장 고민을 많이 하는 게 ‘연계성’이에요. 지금은 인간 같은 로봇이 아니기에 모든 돌봄이 해결될 수 없잖아요. 그래서 장애의 정도 등에 따라 다양하게 접근하고 보완해 많은 사람들이 실제로 사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언제쯤이면 일반 가정에서 이런 모습을 볼 수 있을까. 담당자는 정책 흐름과 맥을 같이한다고 말했다. 지역사회통합돌봄처럼 현재는 요양병원 등에 기여를 하고 점차 지역사회에서 역할을 해 시설에서 가정, 병원 순으로 갖춰질 수 있을 거라고 보고 있다.   

기주식 리프트. 공사도 필요 없고 이동이 쉽다.
리프트. 공사도 필요 없고 이동이 쉽다.


연구를 많이 한 흔적이 엿보였다. 이날은 치워놨지만 데이터 기기 등을 두고 계속해서 정보를 수집, 보완하고 있다.

높낮이가 달라지는 세면대. 거울 역시 각도 조절이 가능하다.
높낮이가 달라지는 세면대. 거울 역시 각도 조절이 가능하다.


스마트 돌봄 스페이스는 코로나19 추이를 본 후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다. 하반기에는 1인 가구를 위한 실용적인 2차 스마트 돌봄 스페이스를 만들 예정이다.

오는 길은 빗방울로 흐렸지만, 근심 하나 덜어선지 상쾌했다. 이제 시작이라니, 앞으로는 어떤 발전을 보여줄까. 앞서 담당자가 보여준 미래 스케치 영상과 현재 개발 중이라는 사업들이 떠올라 더더욱 가뿐해졌다.  

여기, 40년 후 예약도 받아주려나.



김윤경
정책기자단|김윤경otter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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