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은 우리 국민의 주요 주식이므로 법규에 의해 품질을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 즉 ‘양곡관리법’에서는 소비자에게 정확한 쌀의 품질 정보를 제공하여 선택의 폭을 높여주고, 생산자에게는 품질 향상을 유도하기 위해 양곡표시제를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많은 소비자들이 법규에 시행되는 양곡표시제를 활용하기 보다는 브랜드나 생산지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양곡표시제를 정확히 이해하면 지혜로운 쌀 소비를 할 수 있다.
양곡표시제에는 의무표시사항과 임의표시사항이 있다. 의무표시사항은 쌀 포장지에 반드시 표기하여야 하는 것으로 품목, 생산연도, 중량, 품종, 도정 연월일, 생산자, 가공자 또는 판매원의 주소, 상호(또는 성명) 및 전화번호, 등급 표시 등이다. 임의표시사항으로 완전미 비율, 단백질 함량을 표시할 수 있다.
양곡표시제의 내용이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복잡하다. 그래서 소비자 입장에서 양곡표시제에 따른 쌀 구매 방법을 쉽게 적용시켜 보자. 현명한 쌀 구매를 위해 먼저 질문 하나를 던진다. 아래 사진처럼 마트의 쌀 코너에 다양한 쌀이 가격을 달고 있다. 10kg 한 포대에 1만 원 이상의 차이가 난다. 어떤 쌀을 선택할 것인가? 무조건 값이 비싼 것, 아니면 귀에 익은 브랜드나 지명이 들어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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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쌀 코너에 진열된 다양한 쌀 제품. |
나는 양곡표시제를 활용해 익산에서 생산한 ‘탑마루’를 구입하였다. 포장지에 크게 적힌 브랜드명, 생산지명, 외국 품종명, 생산자나 가공자에 관련된 정보 등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이유가 뭘까? 실제 쌀 포장지에 표기된 내용을 중심으로 구매 결정을 하게 된 사항을 우선순위대로 알아보자.
첫째, 품종이다. ‘혼합’이라 쓰인 것은 무조건 제외시킨다. 혼합은 여러 품종이 섞여 있어 품종의 특성이 나타나지 않아 상대적으로 품질이 떨어진다. 신동진, 오대, 추청 등 품종명이 분명한 것이 모내기에서 도정에 이르기까지 일관성 있게 작업이 추진되었으므로 품질이 우수하다.
둘째, 생산연도와 도정일자다. 생산연도와 도정일자가 최근과 가장 가까운 것을 고른다. 같은 도정일자라면 당연히 생산연도가 늦는 것이, 같은 생산연도라면 도정일자가 최근 것이 우선이다. 생산연도와 도정일자는 대부분 별도 표기하여 스탬프로 찍고 있으므로 인쇄 부분 부근에서 확인해야 한다.
셋째, 포장지의 일부가 투명해 내용물의 상태를 보도록 한 것이다. 즉 투명한 쌀알의 비율이 높은 것을 고른다.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면 특, 상, 보통, 등외 등으로 표시된 가운데서 특, 상으로 등급이 높을 것을 선택한다.
넷째, 가격이다. 위의 조건들이 동일하다면 가격이 저렴한 것을 선택한다.
다섯째, 10kg의 작은 포대를 구입한다. 2~4인 가족 정도라면 소포장 제품을 구입해 오래 보관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근에 도정한 신선한 쌀을 먹을 수 있는 조건이다.
예를 들어 아래 두 쌀 제품 사진을 놓고 보면 당연히 아랫쪽의 ‘신동진’으로 표기된 상품이 우수한 품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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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합’ 품종으로 2019년 생산이며 2021년 3월 4일 도정으로 표시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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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진’ 품종으로 2020년 생산이며 2021년 3월 4일 도정으로 표시됐다. |
위 5가지 조건에서 제시되지 않았지만, 품질에서 중요한 내용이 완전미와 단백질 함량이다. 완전미는 쌀알이 타원형의 완전한 형태를 갖춘 것을 말한다. 즉 토막쌀이나 금간 쌀, 변색된 쌀 등이 없는 경우이다. 완전미 비율이 높을수록 품질이 좋은 쌀이다.
단백질 함량은 쌀의 투명도를 나타낸다. 유리알처럼 투명할수록 단백질 함량이 적어 품질이 우수하다. 복백미라 하여 쌀알 가운데 밀가루가 들어 있는 것처럼 뿌연 쌀은 단백질 함량이 높아 품질이 떨어진다. 값이 조금 비싸더라도 완전미나 단백질 함량이 표기된 쌀을 구입하면 품질 좋은 쌀로 맛있는 밥을 먹을 수 있다.
쌀의 특성상 맛을 결정하는 품질의 중요한 내용인 단일 품종 여부, 도정일자 등을 의무적으로 표기하도록 제정한 양곡표시제는 소비자에겐 단순히 산지나 브랜드 중심의 선호에서 벗어나 품질 정보를 토대로 ‘맛있는 쌀’을 적정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도록 하고, 생산자는 제값을 받을 수 있게 하는 등 쌀의 현명한 유통을 위해서 꼭 필요한 제도임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