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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근로자의 권리를 부탁해!

동생과 함께한 고용 분쟁 조정기

2021.04.30 정책기자 이정혁

대학교 입학 후 처음 시작했던 아르바이트. 학원비와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대학교 인근 음식점에서 일한 것이 내 생에 첫 근로였다. 고등학생 때까지는 가끔 받는 용돈으로 생활해 오다가 내 힘으로 처음 월급을 받던 날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당시에는 최저임금을 포함한 근로자의 다양한 권리와 근로계약서의 중요에 대해서 많은 관심이 없었고 지켜지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그러나 지금은 일자리는 물론 근로자의 권익에 대한 중요도가 높아지면서 다양한 정책이 실행되고 있다.

당장 내가 처음 대학교에 입학했던 2011년도에는 최저임금이 시간당 4320원이었지만, 2021년은 8720원으로 2배 넘게 올랐을 뿐더러 주휴수당이 포함된 시간당 임금은 1만 원이 넘는다.

표준 근로계약서. 근로를 시작하기 전 반드시 작성한다. 최근 온라인 근로계약서도 활성화 됐다.
표준근로계약서. 근로를 시작하기 전 반드시 작성한다. 최근 온라인 근로계약서도 활성화 됐다.

 

확실히 적지 않은 시급은 취업 준비 중인 내가 가끔 단기 근로를 진행할 때 생활비를 해결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몇 달 전 간단한 업무를 맡아 프로젝트를 진행했을 당시, 온라인 전자문서로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것 역시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이렇듯 근로자에 대한 권익과 편의가 향상된 오늘날이지만 만약에 발생할 수 있는 분쟁을 막기 위해 근로자 스스로가 준비하고,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할 요소들이 있다.

우선 가장 먼저 근로자를 모집하기 위한 모집 공고와 근로계약서 작성에 대한 부분이다. 많은 경우, 모집 공고를 단순히 안내로만 생각하는 근로자가 많다. 그러나 모집 공고 역시 분쟁의 소재가 생기면 보조 지표로 사용되는 경우가 있어 갈무리해 두는 것이 좋다.

올바른 근로계약서 작성은 수차례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을 만큼 중요하다. 만약 모집 공고와 근로계약서의 근무 조건이 다를 경우, 또 근로계약서와 실제 근무 조건이 다를 경우 추후 배상을 요구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근로자에게 필요한 다양한 정보 및 고용노동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고용노동부 홈페이지(출처=고용노동부)
근로자에게 필요한 다양한 정보 및 고용노동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고용노동부 홈페이지.(출처=고용노동부)

 

근로자가 근로계약서를 직접 읽고 서명을 했다 하더라도 공정하지 않거나,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최소한의 권리를 충족시키지 않은 근로계약은 인정되지 않는다. 그런 경우, 근로를 진행할 때 부당한 대우에 대한 증거를 미리 수집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최근 헬스장 트레이너로 근무하는 동생으로부터 긴급한 도움의 요청을 받았다. 새벽 6시부터 오후까지 헬스장에 근무하기로 계약했던 동생이 급여를 훨씬 적게 받은 것 같다고 했다.

동생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최초 근로계약서 작성을 ‘프리랜서 계약’으로 한 것이 문제였다. 근로기준법상 프리랜서는 최저시급 이하의 급여를 지급받더라도 계약 조건에 따라 지급되었다면 합법이기 때문이었다.

자포자기한 상태로 억울해하는 동생을 보며 도움 되는 내용이 없을지 인터넷을 살펴보다 대법원 판례를 보게 되었다. 판례에 따르면 프리랜서로 계약한 학원강사라도 근로자 성격이 더 많을 경우 근로자로 봐야 한다고 했다.

동생이 고용노동 관련 민원 접수를 진행한 후 출석하라는 문자를 받았다.
동생이 고용노동 관련 민원 접수를 진행한 후 출석하라는 문자를 받았다.

 

나는 해당 내용을 근거로 동생과 함께 고용노동부 홈페이지에 들어가 임금 미지급에 대한 민원을 신청했다. 며칠 뒤 고용지청으로 출석하라는 문자가 전송됐다.

고용지청에서의 중재는 소송으로 가기 전, 정부의 도움으로 중재를 받을 수 있는 마지막 절차다. 담당 조사관은 객관적 사실을 바탕으로 분쟁 해결을 위해 조정을 담당하는데 대부분 현장 중재를 거치면서 합의가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대질심문을 위해 동생과 함께 방문한 경기고용지청의 외관
대질심문을 위해 동생과 함께 방문한 경기고용지청.

 

동생의 경우 사전 합의를 보지는 못했지만 약 1주일 후 근로자로 인정받아 최저임금 상당의 미지급 급여를 지급하라는 조정 결정을 받을 수 있었다. 노무와 관련된 특별한 지식이 없었지만, 인터넷과 고용노동 조사관의 중재로 원하는 결과를 얻게 된 것이다.

고용노동부 홈페이지 질문란. 하루에도 수 건의 질문과 답변이 이루어지고 있었다.(출처=고용노동부 홈페이지)
고용노동부 홈페이지 질문란. 하루에도 수십 건의 질문과 답변이 이루어지고 있었다.(출처=고용노동부 홈페이지)

 

나는 인터넷을 중심으로 관련 정보를 모아 중재를 신청했지만, 이런 절차에 부담을 갖거나 어려움을 느낄 경우에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우선 우리 주변에 쉽게 찾을 수 있는 고용복지플러스센터나 지역 고용노동센터를 통해 근로자의 권익에 대한 내용과 근로 중 분쟁 발생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다.

보다 전문적인 상담이 필요할 경우 고용노동지청과 법률구조공단에서 기초적인 노무 상담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외국인 역시 한국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 같은 시설을 통해 상담을 받을 수 있는데 무료로 상담을 받으며 법적 분쟁 해결을 지원받을 수 있다.

많이 발전한 오늘날 대한민국 고용환경이지만 아직 많은 문제가 존재한다(출처=고용노동부 홈페이지)
많이 발전한 고용 환경이지만 아직 많은 문제가 존재한다.(출처=고용노동부 홈페이지)

 

오는 5월 1일은 근로자의 날이다. 나도 처음에는 근로자의 날이 단순히 유급휴무를 받거나 급여를 2배로 받는 날로 생각했지만, 어쩌면 매년 다가오는 근로자의 날마다 더 나은 노동 환경을 만들고 노동자로서 더 나은 일자리를 함께 만들어가는 날로 그 의미를 더 생각해 보면 어떨까?

매년 조금씩 개선되는 근로자의 권익과 근로 환경이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에 끊이지 않는 산업재해와 고용 현장의 불안정은 진지하게 짚어 보아야 할 일이다. 근로자와 사용자가 함께 웃을 수 있는 날이 올 때까지 국민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이정혁
정책기자단|이정혁jhlee43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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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정책브리핑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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