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올해 2월 사업자 등록증을 내고 1인 자영업자가 됐다. 근 20년 가까이 프리랜서 작가로 일하다가 새로운 세상을 만나게 된 것이다. 코로나19로 초등학생인 아이가 학원은 물론 학교에도 가지 않는 날이 많아지면서 아이를 돌보기조차 버거워져 내린 결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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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자영업자가 되고 몇 달 후 고용보험 가입 신청서가 날아왔고 잠깐의 고민 후에 시원하게 작성했다. |
큰돈이 들지 않아 실패한다 해도 가계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나 스스로도 큰 내적 타격 없이 딛고 일어설 수 있는 일을 찾다 보니 살림집 방 한 칸을 비워 글쓰기 공부방을 하게 된 것이다. 알음알음 몇 명의 아이들이 모이고 수업을 시작한 뒤, 한 두 달여가 지났을까? 집이자 사업장으로 자영업자 고용보험 가입 신청서가 날아왔다.
40년 넘게 살면서 처음 보는 고지서였다. 일단 근로복지공단에 문의하니 의무 사항은 아닌 권고 사항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과연 고용보험에 가입할 것인가? 말 것인가?’ 고민하던 나는 회사 생활을 오래해 4대 보험과 친숙한 남편과 언니에게 물어보았다. 대답은 예스! 둘 다 가입을 권유했다.
특히 두 아이의 엄마이자 휴직을 거쳐 지금은 전업주부가 된 언니는 고용보험 가입을 적극 추천했다. 살면서 육아휴직급여니, 실업급여니 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었던 나는 아이를 돌보면서도 경제적 타격이 크지 않은 언니가 늘 부러웠던 차에 출산의 계획은 없지만 바로 고용보험 가입을 결정했다. 또, 가입하려고 알아보다 보니 나 같이 수입이 많지 않은 1인 자영업자에게는 무려 50%를 돌려주는 빵빵한 고용보험료 지원까지! 역시 고용보험 가입은 현명한 선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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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보험료는 기준보수에 따라 1~7등급으로 나뉘고 최대 50%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이하 사진 출처=근로복지공단, 소상공인진흥공단 등) |
정부는 사회 안전망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2018년부터 1인 자영업자의 고용보험료를 지원하고 있는데 올해부터는 고용보험 가입 활성화 및 전국민 고용보험 가입 확대를 위해 기준보수 전등급의 1인 소상공인에게, 기존 3년에서 5년으로 지원 기간을 늘려 고용보험료를 지원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 12월엔 예술인을, 올해 7월에는 보험설계사와 신용카드 모집인 등 특수형태근로종사자 12개 업종을 고용보험 대상에 포함시킨 바 있다. 또 내년 1월에는 퀵서비스와 대리운전기사까지 고용보험 적용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대한민국에서 일하는 모두가 사각지대 없이 고용보험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알짜 혜택을 혼자만 누릴 순 없지. 나는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는 후배에게 고용보험 가입을 적극 권유했다. 일은 빠릿빠릿하게 잘 하지만 자기 것은 잘 못 챙기는 그녀가 얼마 전 드디어 고용보험에 가입했다는 희소식을 들었다.
내가 그녀에게 고용보험 가입을 적극 추진한 것은 그녀가 몇 달 전 결혼을 했고 임신을 준비 중이기 때문이다. 내가 결혼하고 출산했던 10년 전에는 혜택이 전혀 없었지만 그녀만은 혜택을 누리길 바란다. 임신과 출산으로 당연히 일을 쉬게 될 텐데 그때 고용보험에 가입해 놓으면 얼마나 든든할 것인가! 생각만 해도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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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2025년까지 모든 취업자를 보호하는 ‘전국민 고용보험 로드맵’을 발표해 시행중이다. |
대한민국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이 사각지대 없이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한다는 고용보험, 과연 어떤 혜택을 받을 수 있을지 다시 한 번 살펴보면 이렇다. 첫째, 실직한 이들에게 힘이 되는 구직급여를 받을 수 있다. 고용보험에 가입한 근로자가 해고 등의 사유로 실직한 경우, 근로자의 생활 안정을 위해 120~270일까지 소정의 급여가 지급된다. 둘째, 직장생활의 걸림돌을 없애기 위한 고용안정장려금이 지급되는데 출산 육아기의 고용안정제도가 여기에 속한다. 또, 실직 상태가 길어지지 않도록 취업촉진수당을 받을 수 있으며 조기 재취업한 이들에게는 조기재취업수당 등도 지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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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보험에 가입하려는 1인 자영업자는 신청서 및 동의서, 사업자등록증 사본, 건강보험자격득실확인서를 제출하여야 한다. |
알면 알수록 알짜배기인 고용보험 혜택! 그동안 일용직, 혹은 프리랜서라는 이름으로 혜택과는 거리가 멀었던 이들이라면 적극적인 가입으로 스스로 사각지대에서 벗어나는 건 어떨까?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안전하게 일하고 당당하게 보호받을 권리를 누리기 위한 첫 번째 조건! 그것은 바로 고용보험 가입이다.
고용노동부 고객상담센터 (TEL. 국번없이 1350), 근로복지공단 (TEL 1588-0075)
1인 자영업자 고용보험료 지원 https://www.sbiz.or.kr/eip/main/main.do
근로복지공단 www.kcomwel.or.kr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김명진 uniquekmj@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