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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 산불 현장서 살펴본 산불의 무서움

2022.03.17 정책기자단 김소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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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9시부로 경북 울진과 강원 삼척 산불의 주불 진화를 선언한다.’

참 오랫동안 기다리던 소식이었다. 경북 울진에서 시작돼 강원 삼척으로 번졌던 동해안 산불이 불길 시작 열흘째인 13일 아침 드디어 진화됐다. 

2주 전부터 경북에서 거주하고 있는 나는 자연스레 산불 발생 소식에 관심을 가졌다. 전에 살던 지역은 주변에 큰 산지가 없었기 때문에 난생처음 산불 소식에 불안감을 느끼며 새로운 소식에 관심을 기울였다. 

최병암 산림청장이 유관기관 관계자들과 경북 울진 및 강원 삼척 주불 진화 완료 선언을 하고 있다.
13일 경북 울진군 죽변면 산불현장통합지휘본부에서 최병암 산림청장이 유관기관 관계자들과 경북 울진 및 강원 삼척 주불 진화 완료 선언을 하고 있다.(사진 출처=산림청)


이번 산불은 무려 213시간이나 지속돼 1986년 산불 통계 집계 이래 최장 기간을 기록했다고 한다. 삶의 터전을 위협해 이재민이 발생했고 역대 최장기 최대 피해를 기록한 만큼 현장 분위기가 어떤지 직접 가보기로 했다. 화재 발생지 중 현 거주지와 가장 가까운 ‘금강송 군락지’ 현장에 가봤다.

산림 당국과 소방청은 이번 진화의 가장 큰 고비로 울진 소광리 금강송 군락지를 꼽았다. 8일 오전 7시쯤 금강송 군락지 경계선에서 튄 불똥이 나무에 옮겨붙었고 이에 긴급 진화가 진행됐다. 당국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군락지 경계 일부가 소실됐다. 하지만 민·관·군이 합심해 방어선을 구축하고 사투를 벌인 덕에 군락지가 잿더미로 변하는 것을 막아냈다.

금강송 군락지 입구로 가는 길목
금강송 군락지 입구로 가는 길목


1959년 국내 유일 육종 보호림으로 지정된 금강송 군락지는 500년이 넘은 소나무를 비롯해 평균 수령 150년의 금강송 군락으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 전통 소나무 원형을 가장 완전하게 보존함으로써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으며, 국보 1호인 숭례문 복원을 비롯해 각종 문화재 복원에 쓰인다고 한다. 

금강소나무 군락지 입산 통제 표지판
금강소나무 군락지 입산통제 표지판.


금강송 군락지 입구로 가는 길목
금강송 군락지 입구로 가는 길목.


소광리 일대는 전부 산으로 둘러싸여 있었고 그 중 소나무를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그런데 동해안을 상징하는 빽빽한 소나무는 이번 산불 진화의 악조건 중 하나였다. 침엽수인 소나무는 활엽수인 참나무보다 불에 잘 타고, 특히 소나무 속 송진에는 기름기가 있어 불을 끄기가 어렵다고 한다. 끝없이 이어지는 능선을 바라보며 방어에 성공하지 않았더라면 이 거대한 유산이 모두 타버렸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동시에 다른 지역에서는 이미 상당한 규모의 산림이 소실됐다고 생각하니 안타까웠다.

이날은 날씨가 아주 좋았다. 맑은 하늘이 이렇게 원망스럽기는 처음이었다. 올겨울은 극심한 가뭄과 건조한 날씨로 산불 발생 최적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특히 올해 겨울 강수량은 기상청 공식 관측을 시작한 1973년 이후 가장 적었다고 한다. 울진에 마지막으로 비가 온 게 한 달 전인 2월 14일 0.1mm였는데, 다행히 3월 13일 한 달만의 비가 내려 진화에 큰 힘을 실어줬다.

금강송 군락지 입구로 향하는 길에서 마주친 경기소방청 소속 소방차
금강송 군락지 입구로 향하는 길에서 마주친 경기소방청 소속 소방차.


군락지 입구로 향하는 산 길목에서 계속해서 소방차를 마주했다. 좁은 길목 탓에 차를 비켜주고 뒤로 빼가며 이동해야 했지만, 소방차의 진로가 우선시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경북이 아닌 다른 지역 소방차들이 눈에 들어왔다. 대형 산불 진화를 위해 전국 각지에서 소방 인력이 집합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소방청은 13일 주불 진화를 선언하면서 강원·경북 산불에 대한 전국 소방동원령을 해제한다고 밝혔다. 소방동원령은 대형 화재나 사고, 재난 등 긴급상황 발생 시 부족한 소방력을 다른 지역에서 지원하기 위해 발령된다. 지난 4일부터 주불 진화를 선언한 13일까지 경북 지역 산불에는 총 연인원 6972명, 장비 2599대가, 강원 지역 산불에는 연인원 3158명, 장비 851대가 배치됐다고 한다.

주불은 진압했지만 군락지에는 여전히 많은 인력이 잔류해 있었다. 내가 방문했을 때는 점심시간 무렵이었는데 산불 봉사자를 대상으로 짜장면 봉사가 이뤄지고 있었다. 소방대원들이 편안히 맛있는 식사를 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점심 식사를 즐기고 있는 소방대원들의 모습
점심 식사를 즐기고 있는 소방대원들의 모습.


군락지 입구로 향하는 산 곳곳에서 주민들의 거주지 여러 곳을 발견했다. 이곳 주민들이 얼마나 불안했을지 떠올렸고, 더 나아가 이번 화제로 삶의 터전을 잃은 수많은 이재민을 떠올렸다. 숨지거나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이번 산불로 주택 319채가 소실됐다고 한다. 또 산불로 인한 피해 영향 구역은 울진 1만8463㏊, 삼척 2460㏊ 등 총 2만923㏊였다고 한다. 주불은 진압했지만, 군락지에는 여전히 많은 소방 인력이 잔류해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형 산불로 피해를 본 경북 울진과 강원도 삼척, 강릉, 동해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 60조에 따르면 국가의 안녕 및 사회 질서의 유지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거나 피해를 효과적으로 수습하기 위해 특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등의 경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중앙관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건의하면 대통령은 특별재난지역을 선포할 수 있다. 

특별재난지역 선포에 따라 산불 피해 주택 등 시설물 복구 비용, 피해 주민 생활 안정 지원 등 정부 차원의 신속한 복구와 지원이 이뤄질 수 있게 됐다. 피해 주민은 생활안정지원금을 지원받는 동시에 지방세 납부 유예, 공공요금 감면 혜택 등의 지원을 받는다.

직접 화재 현장을 목격하지는 않았지만, 산림의 웅장함을 체감하고 그 가치를 알아봄으로써 더 이상 산불이 발생하지 않기를 희망하게 됐다. 무엇보다 피해 주민들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시급하다. 정부와 국민들의 관심과 도움으로 부디 이재민들이 하루빨리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김소현 so5hyun23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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