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도서관은 더 이상 조용히 책만 읽는 공간이 아니라, 기후 행동을 연습하는 장소가 되었다.
디지털라운지 로비에 '새활용 생활용품 전시'도 마련해서 도서관 이용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 환경 메시지가 된 또 다른 서가
남산도서관의 환경교육은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서도 시작된다.
1층 로비의 플라스틱 수거는 단순한 분리배출이 아니다.
서울환경연합 '플라스틱 방앗간'과 협력해 '어서오세요! 플라스틱 방앗간'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자원순환 인식을 확산하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수거된 플라스틱은 교육과 체험으로 이어졌다.
디지털라운지에는 재활용 제품 상설 전시가 있다.
새활용 생활용품과 재활용 소재 패널은 공간과 하나가 되었다.
화려하지 않지만, 이 공간이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는 분명하다.
자연 과학실에는 환경 주제 특화 코너 '지구를 살리는 서재'가 상시 운영된다.
자연 과학실에는 환경 주제 특화 코너 '지구를 살리는 서재'가 상시 운영된다.
분기마다 환경 기념일 정보를 제공하고, 환경 관련 도서를 추천한다. 현재는 세계 지렁이의 날, 국제 산의 날을 주제로 관련 도서를 소개하고 있다.
2025년 기준으로 환경도서 200권을 전시했고, 정보 제공은 12회, 대출은 231권에 달했다.
서가는 지식을 쌓아두는 곳이 아니라, 행동으로 이어지는 출발점이 되었다.
남산도서관 우측 야외 독서 공간으로 '다람쥐문고'가 조성되어 있다. 남산하늘뜰처럼 폐의류와 폐현수막으로 만들었다.
◆ 책을 들고, 도서관을 벗어나 남산으로 나가다
남산도서관은 실내에만 머물지 않았다.
도서관을 벗어나 남산으로 나간다.
'남산아래 환경여행' 프로그램은 해설사와 함께 서울 인근 환경 명소와 시설을 찾는 프로그램이다.
참여자들은 "풍력 발전과 친환경 연료의 중요성이 마음에 와닿았다", "자연과 친환경이 이렇게 밀접해 있는지 몰랐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가족을 대상으로 한 '남산에서 놀자' 프로그램도 이어졌다.
남산 주변 자연환경을 활용한 프로그램은 계속 늘고 있다.
남산도서관 우측에는 야외 독서 공간이 마련돼 있다.
남산하늘뜰처럼 폐의류와 폐현수막으로 만든 '다람쥐 문고'다.
불용 도서와 기증 제외 도서를 비치해 자료 활용 가치도 높였다.
남산도서관 출입구에 '숲 속 북크닉' 피크닉 장비를 마련해 둬서 누구든 대여할 수 있다. 지금은 겨울이라서 운영하지 않는다.
'숲 속 북크닉'을 통해 도서관 이용자에게 피크닉 장비를 대여한다.
봄과 가을, 실내에 머물기엔 아까운 날이면 남산을 배경 삼아 책을 펼쳐도 좋다.
'다람쥐 문고'와 '숲 속 북크닉'은 도서관의 공간을 실내에서 야외로 확장했다.
남산도서관 1층 로비에 '남산의 사계' 사진 공모전 선정작을 전시하고 있다. 계절마다 달라지는 남산의 자연이 사진으로 드러난다.
◆ 협력으로 확장된 생태교육
남산도서관은 외부 기관과의 협력에도 적극적이다.
2023년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도서관협회, 알맹상점과 함께 '길 위의 인문학' 프로그램으로 '남산도서관에서 생태 LOG ON!'을 운영했다.
도서관의 장서와 자연환경을 기반으로 강연, 탐방, 생태 기록 활동을 결합한 시민참여형 인문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 결과물은 활동집으로 제작·배포됐다.
환경교육은 특정 세대의 과제가 아니라, 모든 세대의 생활 과제임을 보여준다.
◆ 도서관을 이용하는 것 자체가 환경 실천인 셈
기후환경도서관을 준비하는 다른 도서관을 위한 조언을 묻자, 이승주 남산도서관 실장은 이렇게 말했다.
"도서관은 이미 기후환경 관련 책과 자료를 충분히 갖고 있습니다. 중요한 건 그것을 이용자에게 어떻게 인식시키고, 생활 속 행동으로 연결하느냐 입니다. 큐레이션이든 프로그램이든, 책을 원천으로 삼아 다양한 활동을 구조화해 장기적으로 이어가면 충분히 가능합니다."
환경 실천을 위해 시민이 할 수 있는 일에 대해서도 덧붙였다.
"도서관을 이용하는 것 자체가 자원 절약입니다. 책을 사지 않고 공공의 자산을 이용하는 일이고, 공간을 함께 쓰며 에너지를 절약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일회용 컵 대신 텀블러를 사용하는 것처럼 각자의 일상에서 줄일 수 있는 건 많습니다. 스스로 찾아 실천하는 게 환경 실천의 첫걸음입니다."
남산도서관 2층에 있는 디지털라운지는 열린 공간으로, 누구든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남산도서관 인근에는 남산하늘숲길이 조성돼 있다.
숲길을 따라 천천히 걷던 시민들은 자연스럽게 도서관 앞에 이른다.
산책을 마친 시민이 남산도서관에 들러 잠시 머문다.
디지털라운지 창가에 앉아 숲을 다시 바라보고, 누군가는 책 한 권을 펼친다.
숲길과 도서관이 하나의 생활 동선으로 이어진 장면이다.
남산하늘숲길이 걷는 공간이라면, 남산도서관은 머무는 공간이다.
걷고, 쉬고, 읽는 흐름 속에서 기후와 환경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체감된다.
남산도서관이 '기후환경교육 우수도서관'으로 부를 만한 이유는, 바로 이런 일상의 연결에 있다.
새로 무언가를 덧붙여 '기후환경교육 우수도서관'이 된 것이 아니다.
이미 해오던 일들이 지금의 현실과 맞닿았을 뿐이다.
계단의 문장이 늘 그 자리에 있었듯, 이 도서관의 생태 감수성은 오래전부터 일상에 스며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