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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망 안정, 변하지 말아야 할 2022년의 국정과제

2021.12.20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

공급망 병목현상은 2022년 가장 중요한 리스크 요소 중 하나다. 기업은 공급망 관리를 경영전략 과제로 검토하고, 정부는 소재, 부품 공급선을 확대하는 등 공급망 안정을 국정과제의 우선순위에 두어야 하는 시점이다.

국내 많은 자동차 기업들도 차량용 반도체를 비롯한 부품 수급이 원활하지 못해 공장 가동 중단을 반복하고 있다. 건설사들은 철근수급에 애를 먹고 있고, 공사 지연이 확산하고 공사비도 급증하고 있다. 스마트폰 등과 같은 IT기기도 부품 수급난이 장기화하면서 상당한 생산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현재 중요한 산업일 뿐만 아니라 소재 수급에 차질이 있을 시 전기차, 수소차, 배터리, 풍력, 태양광 등과 같은 미래산업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자원과 한국경제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 자원경제라는 관점에서 한국의 모습을 축약해서 설명해주는 표현일지 모른다. 자원 빈국인 나라가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으로 성장한 기적을 설명해주는 문장일 수도 있다. 그러나 기름 수입이 멈추면 나라가 멈춰 설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하는 메시지가 있음을 잊어서도 안 된다. 즉, 공급망 병목현상에 극히 취약한 나라라는 점을 주지할 필요가 있다.

한국의 수입액 중 소비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15%가 채 안 된다. 소재·부품·장비를 의미하는 1차 산품, 중간재, 자본재가 2021년 1월~11월 누적액 기준 전체 수입액의 86.6%를 차지한다. 2021년 세계 경제가 뚜렷하게 회복되면서, 자동차, 가전제품, IT기기 등과 같은 완제품 수요가 폭증했으나, 이를 구성하는 원자재나 반도체 등과 같은 부품 수급은 충분하지 못한 상황이다. 충분한 소재와 부품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도 과제지만, 가격이 크게 올라 원가 부담도 상당하다. 

가공단계별 수입액 추이

가공단계별 수입액 추이

文대통령 호주 국빈방문의 의미

문재인 대통령의 호주방문은 외교적 결속력 이상의 의미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자원 빈국과 자원 부국의 만남이다. 즉, 한국과 호주의 자원 협력을 의미한다. 한·호주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광물자원의 다양한 공급선을 확보해야 하는 중요한 과제가 놓여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선제적으로 대응책을 마련한 사례가 되는 것이다.

한국판 뉴딜2.0에서 강조한 전기차, 2차전지, 풍력, 태양광 등과 같은 미래 전략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필수 소재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어야만 한다. 호주는 니켈, 리튬, 희토류 등의 광물자원이 풍부한 나라다. 중국의 요소 수출제한으로 요소수 사태를 경험했기 때문에, 제2의 요소수 사태를 재연하지 않도록 구조적 대응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었다.

2022년에는 미·중 간의 패권전쟁이 더욱 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간선거를 앞둔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을 더욱 강경하게 대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국민의 중국에 대한 비호의적 정서가 극단적으로 높아진 상황이고, 이를 정치적으로 활용할 것이다. 시진핑 주석도 2022년 하반기에 공산당 대회에서 세 번째 연임을 확정해야 하므로, 미국의 경제적 공격에 강하게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시대의 미중 패권전쟁은 국가 대 국가의 싸움이었기 때문에, 미국 우방국인지 여부가 상대적으로 덜 중요할 수 있었다. 

그러나 바이든 시대의 미중 전쟁은 우방국 대 우방국의 싸움 즉 미국 진영 대 중국 진영의 싸움이기 때문에, 정치·외교적으로 더욱 중요한 순간이다. 즉, 정치·외교·안보·군사 면에서 미국 우방국에 있는 한국은 중국 및 중국 우방국으로부터 경제적 보복을 받을 수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하는 상황이다. 제2의 사드 보복 사태, 제2의 요소수 사태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절실한 상황에서 자원 협력을 체결한 것은 상당한 결실이 아닌가 판단된다.

미국 국민의 대중국 정서

2022년 국가적 과제

코로나19가 준 교훈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하물며 예상 가능한 일에 대해서는 그것이 최악의 시나리오 일지라도 최악을 가정하고 대응책을 강구해야 한다. 플랜B, 플랜C를 마련해야만 한다. 2022년 전개될 미중 패권전쟁과 공급망 차질 장기화와 같은 위험 요인에 대응책을 강구해야 한다. 공급망 관리는 국가 원수가 바뀌어도 바뀌지 않아야 할 국정과제가 되어야 한다.

호주와의 자원 협력이 마지막이 아니라 시작이어야 한다. 주요 원자재와 부품 수급구조를 재정비하고, 특정 국가에 편중된 수입품목들에 대해서 대체국가들을 확보해 나가야 한다. 뿐만 아니라 ‘소재공사’ 도입 등을 통해 적정 비중의 소재는 국내에서 스스로 생산하는 구조를 갖춰야 한다. 이제 소재는 경제 이상의 것이고, 안보에 해당한다.

원자재와 부품 수급에 애로를 겪고 있는 중소기업들의 고충을 해소해야 한다. 물론, 수급 불안이라는 문제가 대기업-중소기업을 가리지 않는 공통의 과제임은 틀림없다. 다만, 대기업들은 자체적으로 확보한 물류라인이나 긴밀한 관계를 가진 해운업계 및 해외 공급업체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갈 역량이 있지만, 중소기업들은 그렇지 못하다.지난 6월 정부가 중소건설사 공동구매를 추진했던 것이 좋은 선례가 될 것이다. 정부는 중소기업들이 공급선을 확보할 수 있도록 물꼬를 터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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