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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측정과 운동회의 만남, 독일의 독특한 체력장

2023.11.01 최주현 건국대학교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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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주현 건국대학교 강사
최주현 건국대학교 강사

들어가는 글
누구나 한 번쯤은 학창 시절 체력장을 경험했을 것이다. 한때 우리나라에서는 체력이 없으면 고등학교나 대학에 진학하지 못하는 시절이 있었고, 지금은 체력장이 학생건강체력평가시스템(PAPS: Physical Activity Promotion System)이라는 명칭으로 바뀌어 학생들의 체력측정을 위해 매년 실시되고 있다. 이 글에서는 체력장과 관련하여 우리나라의 지구 반대편에 있는 축구와 스포츠클럽으로 대표되는 독일의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우리나라와 달리 독일은 어떠한 종목으로 어떻게 학생들의 체력을 측정하고 있는지 살펴보자. 독일은 스포츠 선진국답게 학생들의 체력을 측정하기 위한 여러 가지 체력평가 프로그램이 존재한다. 대표적인 체력평가 프로그램으로는 크게 세 가지로 독일운동능력테스트(DMT: Deutscher Motorik-Test)와 독일스포츠배지(Deutsches Sportabzeichen), 그리고 연방유소년대회(Bundesjugendspiele)가 있다. 독일운동 능력테스트는 우리나라의 체력장인 PAPS와 유사한 윗몸일으키기, 제자리멀리뛰기와 같은 측정종목이 포함된다. 하지만 이 테스트는 독일의 모든 학생이 참여하는 의무적인 프로그램이 아닌 독일스포츠과학협회(DVS: Deutsche Vereinigung für Sportwissenschaft)에서 학생들의 운동능력을 측정하기 위해 개발한 평가기준이라고 할 수 있다.

두 번째로 독일의 스포츠배지제도는 1912년 도입되어 지금까지 100년이 넘은 역사를 지닌 독일의 체력측정 프로그램이다. 스포츠배지제도는 학생뿐만 아니라 독일의 모든 연령을 대상으로 시행되는 프로그램이며 수영, 육상, 체조 등 여러 종목에 매년 약 70~100만 명이 참여하는 전국적인 체력인증제도이다.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체력평가 프로그램이라는 측면에서 우리나라의 국민체력100 인증제도와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연방유소년대회는 매년 하루를 지정하여 독일 학생들의 체력을 측정하는 독일체력장이다. 이 글에서는 독일체력장인 연방유소년대회의 개요와 특징을 구체적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연방유소년대회: 체력장인가, 운동회인가?
연방유소년대회는 독일에서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매년 열리는 체력측정대회이다. 이 대회는 학생들의 체력과 운동능력을 측정하는 동시에 체력 증진을 목적으로 개최된다. 연방유소년대회는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체력측정 프로그램 중 하나로, 1950년에 도입되어 지금까지도 지속해서 이어오고 있다. 독일의 모든 일반학교에서는 매년 연방유소년대회를 개최하고 있으며, 1년에 하루를 체력측정일로 선정하여 전교생이 교내 또는 인근 스포츠시설에서 체력을 측정한다. 이 대회는 학생들의 체력을 측정하는 활동이기 때문에 체력장으로 이해할 수 있으며, 1년에 하루 전교생에게 진행되는 점에서는 우리나라의 운동회와 비슷한 개념이다. 다시 말해, 독일의 연방유소년대회는 운동회 날에 체력측정대회를 실시한다는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 대회를 통해 학생들은 자신의 체력과 운동능력을 확인하고 개선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연방유소년대회는 학생들의 건강한 체력과 활동적인 생활습관을 장려하며, 체육교육을 강조하는 독일 교육 체계의 일환으로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연방유소년대회는 기초종목이라 여겨지는 육상과 수영, 체조로 구성되며, 측정종목은 학교관계자와 스포츠협회, 교사, 학생위원회 등이 서로 협의하여 민주적으로 결정하게 된다. 연방유소년대회는 다음 <표 1>과 같이 대회의 성격과 수준에 따라 크게 세 가지 (1) 기본체력장 (2) 종목별 체력장 (3) 종합체력장으로 나뉜다. 기본체력장은 우리나라의 PAPS와 유사한 개념으로 학생들의 기본적인 운동능력을 측정하기 위한 기초 수준의 체력장이다. 기본체력장이 학생들의 기본적인 운동능력 측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종목별 체력장은 경쟁적 요소에 초점을 둔 중간 수준의 체력장이다. 종목별 체력장에서는 한 종목을 선정하고 육상대회나 수영대회, 체조대회를 개최하여 학생들의 경쟁을 통해 체력을 측정한다. 

마지막으로 종합체력장은 육상, 수영, 체조를 모두 측정하는 상급 수준의 체력장이다. 기본체력장과 종목별 체력장은 일반적으로 하루 동안 측정하게 되지만, 종합체력장은 1~2일에 걸쳐 측정한다. 여기서는 독일 학교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시행하는 기본체력장의 육상 종목을 살펴보겠다.



독특한 체력장! 자전거 바퀴 던지기와 맥주잔 옮기기가 측정종목?

기본체력장은 독일에서 초등학교 1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에 해당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체력측정 대회이다. 그 이상 학년의 학생들은 중간 수준인 종목별 체력장이나 상급 수준인 종합체력장에서 측정을 하게 된다. 기본체력장에서는 육상, 수영, 체조 중 하나를 선택하여 학생들의 체력을 측정하는데, 일반적으로 육상종목을 주로 측정한다. 육상종목은 달리기, 점프, 던지기, 오래달리기와 같이 4가지 항목으로 구분된다. 독일 기본체력장의 특징 중 하나는 학년별 수준에 맞는 측정기준이 세부적으로 나누어져 있다는 점이다. 이는 학생들의 성장과 발달에 따라 적절한 기준을 제시하여 공정한 측정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 밖에도 기본체력장에는 자전거 바퀴 던지기, 맥주잔 옮기기와 같은 특이하고 재미있는 종목들도 포함되어 있다. 이는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하고 다양한 운동능력을 측정하는 방법으로 활용된다. 기존의 윗몸일으키기, 제자리멀리뛰기, 턱걸이와 같은 단순한 형태의 측정종목은 체력장이 학생들에게 단지 체력을 시험하는 과정으로만 인식될 수 있다. 그러나 다양한 종목으로 구성되어 운동회와 같이 즐거운 날로 인식되고 있는 독일의 체력장은 학생들에게 체력장에 대한 긍정적인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비결은 참가에 있다! : 모든 학생이 빛나는 명예상, 우수상, 참가상 수여
연방유소년대회는 기본체력장, 종목별 체력장, 종합체력장 등 세 가지 유형에 따라 체력을 측정하는 기준과 수여 방식이 다르다. 기본체력장의 육상종목의 경우 일반적으로 상대평가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한 학급의 학생들이 총 20명이라고 가정했을 때 종목별로 학생들의 순위를 정하고 이를 점수화하여 최종 등급을 결정한다. 체력적으로 부담이 큰 단거리달리기와 오래달리기의 경우에는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는 대안 중에서 한 종목만 측정하고, 체력적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점프와 던지기는 모든 종목을 측정한다.

체력측정 결과에 따라 상위 20%에 해당하는 학생들에게는 명예상, 중간 50%에 해당하는 학생들에게는 우수상, 그리고 하위 30%에 해당하는 학생들에게는 참가상을 수여한다. 이와 같은 독일의 평가체계는 모든 학생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방식으로 작용하고 있다. 우수한 성적을 얻은 학생들은 자신의 노력과 역량을 인정받아 자신감을 향상하고 자부심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성적이 좋지 못한 학생들에게도 참가상을 수여함으로써 참가한 것 자체에 의미가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며, 도전과 노력의 가치를 인식하고 자기 잠재력을 개발하는 데 동기를 부여한다. 즉, 연방유소년대회는 체력을 측정하는 것뿐만 아니라 모든 학생에게 공정한 평가와 참가의 의미를 전달하며, 체력개발과 동기부여에 도움이 되는 중요한 행사로 그 역할을 하는 것이다.



글을 마치며
우리나라의 체력장인 PAPS는 학생들의 정확한 체력측정만을 그 목적에 두고 있는 듯하다. 학교에서는 단순하고 일률적인 종목을 통해 학생들의 체력을 측정하고, 정부는 체력측정 결과를 바탕으로 학생들을 위한 체육정책을 제정한다. 하지만 독일은 체력장의 개념을 우리나라와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었다. 독일의 체력장은 학생들의 체력측정을 위한 날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학생들이 친구들과 함께 뛰어놀고 즐기며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이자 운동회와 같은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우리나라는 학업에 대한 열정이 그 어느 나라보다도 높은 나라이며, 학생들은 그 안에서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나라도 독일과 같이 체력측정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흥미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종목이 적용되길 기대해 본다. 그래서 체력장 하루라도 학생들에게 시험이 아닌 즐거운 축제의 날로 기억되었으면 한다.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이 발행하는 <스포츠 현안과 진단> 146호에 게재된 기고문 입니다.

*이번 호의 내용은 집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과학원의 공식적인 의견이 아님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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