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놓치면 ‘섭섭한’ 힙합 영화와 다큐멘터리

2024.02.29 김봉현 음악저널리스트·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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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은 음악이지만 동시에 문화이고 라이프스타일이다. 그리고 힙합의 이러한 면모를 이해하기에는 영상 콘텐츠가 더없이 안성맞춤이다. 

이미 지난 세월 동안 많은 영화 및 다큐멘터리가 세상에 나왔다. 그 작품들은 힙합의 뿌리와 맞닿은 흑인역사에 대해 알려주기도 했고 힙합에 잠재된 코드와 가능성에 대해 설명해주기도 했다. 힙합 영화와 힙합 다큐멘터리는 나에게 마치 교과서 같았다. 

그래서 준비해봤다. 놓치면 섭섭한, 아니 놓치면 안 될 힙합 시청각 교재들.

◆ 스트레이트 아웃 오브 컴턴(Straight Outta Compton, 2015)

힙합 역사상 가장 악명 높은 그룹 N.W.A의 실화를 다룬 영화다. 닥터드레(Dr. Dre)와 아이스큐브(Ice Cube) 등 실제 멤버들이 영화 제작에 깊숙이 관여했으며, 이들과 20년 넘게 친분을 유지하며 이들을 지켜봐온 F.게리그레이(F. Gary Gray)가 감독을 맡았다. 

그룹 멤버 각자의 배경으로부터 시작해 그들이 모이게 되는 과정, 그룹 내에서의 역할 분담, 성공의 요인, 명곡의 탄생 동기, 갈등과 위기, 끝내 무산된 재결합까지 사실에 근거해 밀도 높게 담아냈다. 

N.W.A.를 둘러싼 사회적 논란과 비판 역시 간결하지만 정수를 드러내고 있음은 물론이다. 힙합영화인 동시에 힙합을 몰라도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상업영화이기도 하다.

이 영화의 제목은 사실 N.W.A의 데뷔작이자 갱스터랩의 가장 대표적인 작품인 동명의 앨범에서 따왔다. 이 앨범에서 그들은 위험한 빈민가의 삶을 늘어놓고, 마약과 쾌락을 찬양하며, 백인 경찰에게 가운뎃손가락을 내민다. 

이를 가리켜 누군가는 윤리적 비난을 퍼부었지만 사실 이 앨범은 ‘리얼리티 랩(Reality Rap)’이기도 했다. 세상은 위험한 빈민가에 사는 흑인의 삶에 관심이 없으며, 우리야말로 ‘세상이 외면하는 게토 흑인의 실상을 고발하는 저널리스트’라고 했던 것. 그래서일까, 3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유산이 조명되고 있다.

◆ 스트레치 앤 바비토(Stretch & Bobbito: Radio that Changed Lives, 2015)

뉴욕 콜롬비아 대학교 산하 라디오 방송 WKCR에서 ‘The Stretch Armstrong & Bobbito Garcia’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된 괴짜 베프 바비토 가르시아(Bobbito Garcia)와 디제이 스트레치 암스트롱(DJ Stretch Armstrong). 이 둘은 힙합에 대한 애정을 공통분모로 삼아 우정을 키웠다. 

이 작품은 이 둘을 통해 우탱클랜(Wu-Tang Clan), 노토리어스비아이지(The Notorious B.I.G.), 제이지(Jay-Z) 등 힙합 역사를 대표하는 래퍼들의 잘 알려지지 않았거나 새로운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고 이 둘이 라디오를 1998년에 중단하게 된 이유, 더불어 힙합의 팬으로 시작해 업계 종사자가 되며 겪는 고충 등에 대해서도 솔직하고 재미있게 풀어낸다.

스트레이트 아웃 오브 컴턴(왼쪽)과 스트레치 앤 바비토 포스터(사진=기고자 제공)
스트레이트 아웃 오브 컴턴(왼쪽)과 스트레치 앤 바비토 포스터(사진=기고자 제공)

◆ 슬램(Slam, 1998)

슬램은 1998년에 개봉해 ‘선댄스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받은 영화다. 뒷골목에서 랩을 들려주며 마리화나를 팔아 생계를 유지하는 레이몬드 조슈아. 어느 날 그가 친구와 만나기로 한 장소에서 총격 사건이 일어난다. 아수라장이 된 현장에서 경찰에 잡힌 레이몬드는 유치장에 갇히게 된다. 

교도소 생활에 염증을 느끼던 차, 그는 로렌벨이라는 여인을 우연히 만난다. 한때는 성 노동자였지만 지금은 죄수들을 가르치는 그녀에게 끌린 그는 수업을 받기 시작한다. 입으로만 시를 쓸 수 있었던 그는 점차 글을 배우고 시를 쓸 수 있게 된다. 

사울 윌리암스(Saul Williams)의 뛰어난 연기는 물론 시와 랩의 중간 정도 형태라고 할 수 있는 ‘포에트리 슬램’이 가진 날 것의 미학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참고로 사울 윌리암스는 작가이자 음악가이자 배우다. 다재다능하면서도 각각의 영역에서 뛰어난 기량으로 인정을 받았다. 그가 2004년에 발표한 두 번째 정규 앨범이자 셀프 타이틀 앨범 <Saul Williams>는 그가 갖춘 재능을 한꺼번에 보여준다. 

음악적으로는 록과 전자음악으로부터 얼터너티브 사운드를 가져오는가 하면, 랩을 하다가도 시를 읽는 방식을 활용하며 차분함과 격렬함 사이를 오간다. 또한 흑인으로서의 정체성과 고민이 담겨있기도 하다.

◆ 러블킹스(Rubble Kings, 2010)

뉴욕의 자치구 중 하나인 브롱스는 1970년대에는 버림받은 땅이나 다름없었다. 당시 브롱스의 갱 문화는 1960년대 미국 흑인 인권운동이 남기고간 아쉬움과 울분의 대물림이었다. 이 작품은 그 어떤 법 또는 기관에서도 막을 수 없었던 폭력을 서서히 완화시킨 힙합 문화의 탄생기를 서술한다. 

당시 갱단의 일원으로 활동했던 인물들과의 인터뷰 영상, 재연, 기록, 그리고 애니메이션은 현존하는 다큐멘터리 중 1970년대 뉴욕의 갱 문화를 가장 잘 그려낸 작품으로 평가 받는다. 헐리우드 배우 짐캐리(Jim Carrey)가 공동 프로듀서로 참여했다.

슬램(왼쪽)과 러블킹스 포스터(사진=기고자 제공)
슬램(왼쪽)과 러블킹스 포스터(사진=기고자 제공)
김봉현

◆ 김봉현 음악저널리스트/작가

힙합에 관해 책을 쓰고 강의를 하고 매체에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케이팝 아이돌 연습생들에게 음악과 예술에 대해 가르치고 있고, 최근에는 제이팝 아티스트들과 교류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 <한국힙합 에볼루션>, <힙합의 시학> 등이 있다. murdamuzi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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