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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바다를 모두 즐길 수 있는 곳

[국내여행 마니아들이 추천하는 여름 여행지 12선] ⑨ 전북 부안 변산반도국립공원

임운석 여행작가 2012.07.31

곳곳에 멋진 경치를 자랑하는 대한민국의 국토를 우리는 금수강산이라 부른다. 이 말처럼 대한민국 여기저기, 구석구석 둘러보면 가 볼 곳이 참 많다. 우리 국민들이 하루만 더 국내 여행을 하면 소비지출이 2조 5000억 원이 늘고 일자리도 5만 개나 창출된다고 한다. 굳이 그런 것이 아니더라도 복잡한 계획 없이 가방 하나 둘러메고 가볍게 떠날 수 있는 것이 국내 여행이다. 올 여름 대한민국 국민들의 휴가를 위해 내로라하는 국내 여행 마니아들이 본인들이 다녀온 곳 중에서도 알짜배기 장소만 추천한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 떠나라! 올 여름에는 국내 휴가지로~ (편집자 주)

‘일거양득, 일석이조, 도랑 치고 가재 잡고, 꿩 먹고 알 먹고, 누이 좋고 매부 좋고’ 모두 한 가지를 함으로써 두 가지를 얻게 된다는 뜻이다. 말이 쉽지 여름에 이 속담처럼 좋은 여행지를 찾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산과 물이 좋으며 시원한 바다에서 해수욕을 즐길 수 있는 곳. 내변산의 아름다움과 외변산의 시원함이 전해지는 전라도 부안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푹푹 찌는 살인적인 무더위도 숲속에서는 꼬리 내려

내소사 앞의 키 큰 전나무숲은 남녀노소 누구나 산책할 수 있는 편안한 길이다.
내소사 앞의 키 큰 전나무숲은 남녀노소 누구나 산책할 수 있는 편안한 길이다.
전라북도 부안에 자리한 변산국립공원은 19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다양한 볼거리와 천혜의 자연환경에 비해 다소 늦은 감이 있다. 하지만 주인공은 늦게 나타나도 자체발광의 힘이 있는지라 그 누구도 업신여길 수 없다.

내변산의 참 재미는 초등학교 시절 보물찾기를 하듯 등산로 속에 꼭꼭 숨어있다. 내변산의 보물 같은 코스로 내변산 내소사 코스가 인기가 좋다. 4시간 내외의 길지 않은 코스이며 중급자에게 적합한 길이다.

내변산 탐방지원세터를 지나 내소사 일주문으로 들어서면 태양은 어디로 갔는지 자취를 감춰버린다. 곧은길 양옆으로 근위병처럼 ‘받들어 총’하고 서 있는 전나무들의 위용이 대단하다. 언뜻 보아도 높이가 수십 미터는 될 것 같다. 이 전나무들은 내소사 일주문에서 사천황문에 이르는 심심하고 재미없는 길을 보완하기 위해 150여 년 전에 심었다.

천만다행으로 한국전쟁의 화마도 피해갔다. 한낮이 되면 관광객과 등산객들로 붐비지만 그 시간만 피하면 산책하기에 좋다. 아니 사람이 붐비는 시간에는 조금 깊은 나무 숲속에 돗자리 하나 깔고 망중한을 즐기면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소사를 찾거나 등산을 위해 지나간다. 길이 평탄하게 잘 다져져 있어 유모차를 탄 아기들도 휠체어를 탄 몸이 불편한 사람들도 부담없이 자연을 즐길 수 있다.

철없는 다람쥐가 여행객의 발치 앞까지 왔다가는 부리나케 도망간다. 그 모습에 꼬맹이들도 덩달아 신이 났다. 내소사로 향하는 길 왼편에 작은 연못과 드라마 <대장금>을 촬영했다는 안내판이 있다. 같은 장소라고 하는데 아무리 카메라 앵글을 잡아 봐도 이영애가 나온 안내판 사진처럼 나오질 않는다. 남편은 아줌마가 된 아내의 몸매를 타박하고, 아내는 남편의 사진기술을 타박한다.

온몸이 땀샤워를 하지만 도심에서 흘리는 땀과는 차원달라

숲 속에서 여유로운 휴식을 즐기는 사람도 있지만 배낭을 메고 스틱을 양손에 든 등산객들의 발길도 끊이질 않는다. 전나무 숲길 중간 지점 왼편에 화장실이 있다. 그 화장실 공터를 지나 등산로 안내 푯말을 따라가면 본격적인 내변산 트레킹이 시작된다.

내변산 등산의 재미는 곳곳에서 크고 작은 계곡을 만날 수 있음이다.
내변산 등산의 재미는 곳곳에서 크고 작은 계곡을 만날 수 있음이다.
위험한 등산길은 아니지만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요즘처럼 일기가 불안할 때면 집중호우로 계곡물이 갑자기 불어나 위험할 수 있다. 가파른 철계단을 거친 숨과 함께 오르면 선인봉 아래 실상사를 지나고 봉래구곡에 다다른다. 봉래구곡은 아홉구비를 이루며 흘러가는 계곡길이다. 더위에 지친다면 계곡에서 발을 담그고 휴식을 취해도 좋다. 무더운 날씨지만 원시림처럼 울창한 수풀이 하늘을 가려 뙤약볕을 걷는 것처럼 힘든 산행길이 아니다.

하지만 자연보호헌장탑을 지나면 사뭇 분위기가 달라진다. 길이 좁아지고 오르막과 내리막을 반복되는 등 다리에 묵직한 힘이 들어간다. 좁다란 숲길을 걷다보면 온몸이 땀샤워를 한다. 등줄기를 타고 굵직한 땀방울이 흘러내리고, 이마에 맺힌 땀은 입 주변까지 고속도로를 달리는 자동차처럼 한순간에 입으로 빨려 들어가 짠맛을 느끼게 한다. 하지만 울창한 숲 덕분에 도심에서 흘리는 찐득한 노폐물덩어리 땀과는 비교할 수 없다. 아직 갈 길이 멀다. 준비한 간식으로 원기를 충전한 뒤 파이팅을 다짐한다. 묵직해지는 허벅지와 종아리가 새삼 살아있음과 건강함에 대해 감사를 느끼게 한다.

잘 정비된 데크를 따라 작은 고개를 넘어 분옥담과 선녀탕을 넘는다. 이윽고 도착하는 곳이 소리부터 시원한 부안삼절(扶安三絶)의 하나로 꼽히는 직소폭포다. 수직으로 내리꽂는 강한 물줄기는 원통의 기둥처럼 강직해 보인다. 그 풍광이 아름다워 변산팔경에도 이름을 올렸다. 시원한 물줄기는 2시간가량의 등산이 결코 헛된 고생이 아니었구나 싶을 정도로 한방에 더위를 날려버린다.

산행을 계획했던 가족 나들이를 계획했던 각자 내변산을 찾는 이유는 다르겠지만 이곳에서 얻어가는 만족감은 한결같을 것이다. “전나무, 너 정말 시원하게 잘 생겼다!”라고.

외변산의 으뜸 채석강과 적벽강

부안의 30번 국도는 아기자기한 해안절경들이 서바이벌 경연장에 출연한 듯 저마다의 개성을 뽐낸다. 부안읍에서 변산해변 방향으로 15km 정도를 달리면 탁 트인 바다를 접할 수 있다. 해안도로에는 앞차 뒤차 할 것 없이 거북이 걸음이다. 특히 해가 지는 시간이면 붉게 타오르는 일몰을 보기 위해 비상등을 켠 차량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외변산의 으뜸은 역시 채석강이다. 칠천만 년의 세월을 돌 책으로 만들어 차곡차곡 쌓은 듯 정교한 솜씨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인간이 흉내 낼 수 없는 경이로운 작품에 연신 터지는 것은 감탄과 카메라 플래시 뿐.

칠천억 년의 신비를 간직한 채석강의 아름다움은 이 곳을 찾아야만 할 이유다.

칠천억 년의 신비를 간직한 채석강의 아름다움은 이 곳을 찾아야 하는 이유다.

채석강이란 이름은 중국 당나라 시선이라 불리는 이태백이 뱃놀이를 즐기다 강물에 비친 달을 잡으려다 생을 마감했다는 장소에서 이름을 따왔다. 자칫 한순간의 실수로 운명을 달리한 것이지만 이야기 속의 죽음은 낭만적으로 다가온다. 사람의 죽음이란 것이 이렇듯 우연한 결과로 결정된다면 채석강의 아름다움은 꼭 봐야할 곳 중 한곳이 아닐까.

채석강과 이웃한 격포해변은 수심이 완만하고 수온이 차갑지 않아 아이들과 함께 해수욕을 즐기기에 좋다.

10분리에 있는 적벽강 역시 외변산의 핵심 포인트이다. 중국 송나라 시인 소동파가 시조로 읊은 중국의 적벽강과 닮았다하여 이름 붙여진 곳이다. 적벽강을 직접 보지는 못했으나 변산의 적벽강을 보고 미루어 짐작컨대 그 아름다움을 상상할 수 있을 것 같다.
- 문의 : 변산반도국립공원 사무소 063-582-7808

곰소천일염은 짤까? 달까?

“이것도 맛있고…, 음…, 그래 이것도 맛있네!”
나무 이쑤시개를 든 채 망부석처럼 서서 젓갈 시식 삼매경에 빠진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다. 멈추려고 하지만 염치없이 짭조름한 그 맛이 중독성이 있어 계속 손이 간다. 물을 한 사발 들이키고서야 정신을 차렸는지 “아줌마, 이거랑, 이거 같이 주세요.” 한다. 천만다행이다. 시식하는 동안 간택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노심초사하던 주인아주머니의 얼굴에 화색이 돈다.

곰소염전은 규모는 작아졌지만 품질만큼은 변함없다.

곰소염전은 규모는 작아졌지만 품질만큼은 변함없다.

외변산 여행의 첫 시작은 언제나 곰소젓갈로 문을 연다. 곰소젓갈이 맛있는 이유는 곰소천일염을 쓰기 때문이라고. 짠맛보다 단맛이 나는 이유가 소금이 좋아서란다. 조선 후기의 재정과 군정에 대해 모아 놓은 책 <만기요람>에 따르면 곰소는 소금을 가장 많이 생산하는 곳으로 소개되어 있다. 당시만 하더라도 가장 큰 규모로 발전했으나 외국산 소금이 수입자유화 되면서 이곳역시 점점 규모가 축소되었고 사양길로 접어들었다. 현재는 전국 소금생산면적의 약1%가량만을 차지할 정도로 작은 규모로 전략해 그 명맥을 간신히 이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주부들 간에는 곰소천일염을 고급천일염으로 인정해주고 있다. 단적으로 곰소천일염과 수입산 두 가지로 김치를 담가보면 그 맛의 차이가 확연이 들어난다. 곰소 것으로 담은 김치가 맛이 깊고 풍부하며 감칠맛이 나는 반면 외국산은 쓴맛이 난다고 한다. 이처럼 자연환경이 아름답고 먹을거리가 넘쳐나다 보니 예부터 이곳을 물고기, 소금, 땔나무가 풍부해 부모 봉양하기 좋다며 ‘생거부안(生居扶安)’이라 불렸다.

곰소천일염은 곰소항에서 구입할 수 있다.

곰소천일염은 곰소항에서 구입할 수 있다.

사시사철 곰소염전에는 자녀들과 함께 구경에 나선 부모들을 만날 수 있다. 운이 좋으면 염전작업을 직접 볼 수도 있어 아이들 체험학습에도 도움이 된다. 날씨가 더운 여름철에는 주로 새벽에 작업을 한다. - 문의 : 063-580-4608

● 여행정보

1) 이곳도 함께 돌아보세요!
① 변산면 격포리에 있는 부안영상테마파크는 경북궁과 창덕궁 등 500년 전 역사 속으로 시간여행을 떠날 수 있다. 이곳에서 촬영한 영화, 드라마로는 <왕의 남자> <불멸의 이순신> <황진이> 등이다. 그 외에 한국 닥종이 박물관(교태전)과 무형문화재가 만든 작품들이 전시된 한국 부채박물관도 돌아보면 좋다. - 문의 : 063-589-0975
② 부안자연생태공원은 곰소항에서 자동차로 10분거리. 코스모스와 갈대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정원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자전거를 빌려 공원을 산책해도 좋고 여유롭게 그늘에서 더위를 피해도 좋다. - 문의 : 063-580-4524
③ 부안청자박물관은 고려청자의 역사와 제작 과정을 직접체험해볼 수 있어 현장학습에 도움이 된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3D 입체 영상과 4D 효과 영상 또한 볼만하다. -문의 : 063-580-3964

2) 숙박도 해결하고 오토캠핑도 즐기자!

고사포오토캠핑장에서 바라보는 하섬의 풍경은 멋과 낭만이 가득하다.

고사포오토캠핑장에서 바라보는 하섬의 풍경은 멋과 낭만이 가득하다.

① 격포해수욕장은 채석강을 내 집 마당처럼 드나들 수 있는 멋진 곳이다. 시설이 신설캠핑자에 비해 좋은 편은 아니지만 서해 특유의 낙조와 명소가 있어 부안을 여행하는 캠퍼들에게 인기가 좋다. -문의 : 063-583-2064
② 고사포 해수욕장은 솔숲가운데 텐트를 치고 밀려오는 파도소리에 잠을 청할 수 있는 곳이다. 물이 빠지면 갯벌체험까지 할 수 있어 아이들에게 더없는 추억을 만들어 준다. -문의 : 063-582-7808

글·사진/임운석 여행작가 (roomno1@naver.com)

임운석은 현재 캠핑카를 타고 ‘주5일 여행제’를 시행중인 여행작가다. 기업체 홍보팀에서 글과 사진을 시작했다. 이후 아내에게 평생 여행만 하자고 약속한 뒤 15년 직장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방송, 월간지, 기업체 사외보 등에 여행칼럼과 여행지를 소개하고 있으며, (사)여행작가협회 여행작가, 문화재청 헤리티지채널 사진작가로 활동 중이다. 다수의 여행서와 사진전에 참여했으며 “빛과 바람 그리고 떠나고 싶을 때 떠나라”(www.bitbara.com)를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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