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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폐교가 작은 미술관으로 변신했어요!

2022.09.22 정책기자단 박하나

‘이런 곳에 미술관이 있다고?’

시골마을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공간이 생겼다. 바로 작은 미술관이다. 인구 10만의 경남 밀양에는 미술관이 하나도 없었다. 그래서 미술관을 가려면 창원이나 대구, 부산 등 왕복 2시간을 가야만 했다. 그러다 2020년 8월 작은 미술관이 생기면서 지역주민들도 문화를 즐길 수 있게 됐다.

경남 밀양 1호 작은 미술관으로 들어선 누루미술관은 폐교가 돼 버린 옛 명례초등학교 공간에 재탄생됐다. 폐교가 된 교실 두 개와 아이들이 뛰어놀던 운동장에는 설치미술과 의자 등이 자유롭게 배치돼 이색적이었다. 몇 달 전 작은 미술관에 방문한 친척 언니는 문화예술에 대한 밀양 시민들의 일상과 목소리가 담긴 일러스트와 애니메이션, 영상 사운드가 인상 깊었다고 했다. 

경남밀양1호미술관으로 탄생된 누루작은미술관은 폐교를 활용해 지역민들의 문화공간으로 변신했다.
경남 밀양 1호 작은 미술관으로 탄생된 누루미술관은 폐교를 활용해 지역민들의 문화공간으로 변신했다.


누루미술관에 담긴 의미도 특별했다. ‘누루(樓樓)’는 밀양의 대표 문화유산인 영남루의 연회, 교육, 교류를 위해 활용하던 공간 ‘루(樓)’의 중요성을 재해석해 지역문화예술 거점공간으로 거듭나고자 하는 소망이 담겨 있었다. 

이곳에서는 매년 총 3회의 전시와 작가와의 대화 프로그램 3회를 운영하고 있는데, 모든 전시는 무료로 제공되고 있다. 끝없는 들판 한가운데 마련된 작은 미술관에서 지역의 예술작가를 비롯해 주민들이 소통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경남밀양에 위치한 누루작은미술관에서는 10월 5일까지 서해영작가의 미술전시가 열리고 있다.
경남 밀양에 위치한 누루미술관에서는 10월 5일까지 서해영 작가의 미술전시가 열리고 있다.


‘이곳은 전시장이 아닙니다. 삼각산 산행에 함께해주신 여러분 환영합니다.’

입구에 들어서니, 누루미술관 강지현 관장의 인사말 글귀가 호기심을 자극했다. 그는 함께 산행을 떠나보며 작품에 발걸음을 옮겨보는 것도 좋겠다고 적어 놨다. 본격적으로 산에서 조각하기 시리즈를 기획한 서해영 작가의 작품을 관람해봤다. 

학교 교실을 개조한 아담한 공간에서는 서 작가의 첫 번째 전시를 볼 수 있었다. 산에서 조각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조각하기에 좋은 조건은 아니지만 다양한 한계를 극복하며 새로운 조각을 실현하는 가능성을 작품에 담았다고 했다. 

폐교를 활용한 누루작은미술관은 교실과 운동장을 활용해 미술관으로 활용하고 있다.
폐교를 활용한 누루미술관은 교실과 운동장을 활용해 미술관으로 활용하고 있다.


삼각산의 숨은 벽 능선을 비롯해 진달래 능선 등에서 조각한 연장 사진, 산행 준비를 위해 1kg 단위의 흙을 준비하며 산행일지를 쓴 글들도 눈길을 끌었다. 그의 작품을 따라 다음 산행을 떠나봤다. 

나만의 산행 단어로 ‘휴식’이란 단어가 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육아와 업무에 지친 내게 미술관 관람은 사치라고 생각했지만 집에서 가까운 작은 미술관은 일상과 예술이 만나는 접점의 공간을 제공해줬다. 교실 옆 복도 창문 너머로 대나무 숲이 울창하게 맞아줬다. 가을 바람결에 흔들리는 대나무 잎들이 춤을 추며 반겨줬고, 서해영 작가의 삼각산 산행일지, 배낭을 꾸리던 영상물이 전시돼 있었다. 

복도 끝 교실에는 산에서 조각하기 프로젝트를 위해 필요한 작업 도구와 필수 산행 장비 등이 놓여 있었다. 흔히 집에서 볼 수 있는 등산 배낭이 친숙해 보였다. 특히 자신의 한계를 깨기 위한 작가의 산행 작품들은 삼각산에 다녀온 기분을 들게 했다. 예술을 잘 모르는 내게도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공간이었다. 

누루작은미술관은 산책하듯 미술관을 관람할 수 있어 주변 어르신들에게 문화감성을 불어넣어 주고 있다.
누루미술관은 산책하듯 미술관을 관람할 수 있어 주변 어르신들에게 문화 감성을 불어넣어 주고 있다.


밭에서 일하다 말고 잠시 들렸다는 80대 할머니는 미술관이 생기면서 휑했던 마을에 사람이 찾아와 좋다고 했다. 70대 할아버지도 노인정 말고 구경할 수 있는 문화공간이 생겨 산책 가듯 자주 이용한다고 했다. 동네 어르신들을 스치듯 만나보니 평생 미술과 동떨어져 있던 이들에게 작은 미술관은 일상에서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었다. 

이처럼 시골 폐교와 동사무소, 마을회관 등의 유휴공간을 미술관으로 바꾸는 작은 미술관 사업은 올해로 8년째를 맞았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15년부터 미술관이 없거나 전시공간에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을 대상으로 지역 밀착형 작은 미술관을 조성해왔다. 

복도 전시장에는 농촌풍경의 배경을 고스란히 활용해 휴식같은 공간으로 사랑받고 있다.
복도 전시장은 농촌 풍경의 배경을 고스란히 활용해 휴식같은 공간으로 사랑받고 있다.


올해는 전국의 14곳에서 작은 미술관이 조성됐다. 신규 미술관으로 지정된 인천 동구 배다리 작은 미술관은 1930년 형성된 여인숙 골목이자 일제강점기 조선인들의 애환과 6.25전쟁 피난민들의 역사가 살아 있는 곳에 문화공간으로 재탄생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2022 작은미술관은 전국의 14곳이 선정돼 운영되고 있다. (출처:한국문화예술위원회)
2022 작은 미술관은 전국에 14곳이 선정돼 운영되고 있다. (출처=한국문화예술위원회)


누루미술관은 누구나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문턱 낮은 공간으로써 지역 주민들의 문화 감성을 채우고 있었다. 작은 미술관을 관람해보니 도시에 나가지 않아도 일상에서 문화를 누릴 수 있는 생활 문화권이 생겼다는 점이 가장 좋았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박하나 hanaya2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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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정책브리핑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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