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에 거주하며 관심 없이 평생 주변인으로만 살 줄 알았다. 하지만 분양받은 아파트 임원으로 활동하게 되면서 입주자대표 회장을 4년이나 했다. 4년 재직하는 동안 비리 없이 투명하게 일한 덕분에 지금은 전국의 동대표들을 대상으로 ‘투명한 아파트 만들기’ 강연을 다닌다.
대한민국은 아파트 공화국이라고 할 정도로 10명 중 6명 정도가 아파트에 산다. 공동주택인 아파트는 개별 세대의 전기·가스·수도비를 제외하고 공용관리비를 내야 거주할 수 있다. 1000세대 정도 아파트의 1년 아파트 관리비 예산이 40억 원 정도니 엄청난 규모다.
 |
| 1000세대의 아파트 연간 예산이 40억 원에 달하니 투명하게 운영하는 게 중요하다. |
관리비를 투명하게 관리하도록 아파트 주민대표들로 구성된 입주자대표회의가 있지만, 관리비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입주자대표를 해보니 아파트 관리비를 줄이는 방법은 간단하다. 입주자대표회의와 관리사무소가 투명하고 정직하게 관리비를 운영하도록 입주민이 관심을 가지면 된다.
그나마 100세대 이상 공동주택은 관리비 정보를 의무적으로 공개해야 하는 법이 있어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관리비가 투명하게 사용되는지 알 수 있다. 하지만 청년이나 젊은층이 거주하는 원룸, 오피스텔은 그동안 관리비 공개 의무가 없어 사실상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 많은 비리가 자행됐던 게 사실이다.
 |
| 각 세대별로 발송되는 관리비 고지서를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 |
정부가 아파트, 다세대·연립주택, 원룸·오피스텔 등 관리비 정보에 대한 국민의 알 권리를 강화하고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관리 비리 근절을 위해 관리비 사각지대 해소 및 투명화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개선방안에 따르면 아파트 관리비 내역을 의무적으로 공개하는 대상이 100세대 이상에서 50세대 이상으로 확대된다. 또 50세대 이상∼150세대 미만 아파트는 관리비 회계장부 작성과 보관·공개 의무를 신설하고, 입주민이 관리비 항목을 구체적으로 알 수 있도록 집합건물 표준관리규약에 관리비 세부항목을 명시토록 했다.
 |
| 관리비 내역을 의무적으로 공개하는 대상이 100세대 이상에서 50세대 이상으로 확대된다. |
공동주택관리 정보시스템(K-apt) 의무 공개 대상도 150세대 이상에서 100세대 이상으로 그 범위를 늘린다. K-apt에 접속하면 전국의 의무 공개 대상 아파트의 관리비 세부항목을 누구나 볼 수 있다. 내가 사는 아파트의 관리비와 다른 아파트를 1:1로 비교할 수 있고, 10개 단지까지 1:N으로 비교할 수도 있다.
 |
| K-apt에 접속하면 내가 사는 아파트의 관리비와 타 단지를 비교해 볼 수 있다.(사진=K-apt캡처) |
K-apt에 유지보수공사 사업비 비교 기능이 신설돼 타 단지와 비교해 적정액을 판단하도록 했다. 관리소장은 K-apt의 사업비 비교 기능을 활용해 유지보수공사의 적정 입찰 예정가를 산출해야 하니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사업을 진행하기 어렵게 된다.
(1).jpg) |
| 우리 아파트의 관리비가 잘 운영되고 있는지 K-apt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아파트에 사는 입주민이라면 아파트 가격보다 내 아파트의 관리비가 적정하게 부과가 되는지, 입주자대표회의나 관리사무소가 투명하게 일을 하는지 등에 더 관심을 둬야 한다. 입주민의 관심이 관리비를 절감하는 왕도인 셈이다.
 |
| 관리비 고지서를 항목별로 상세히 분석해 관리비가 적절하게 부과되는지 확인하는 입주민이 많아야 관리비가 절약된다. |
관리비는 일반관리비, 청소비, 경비비, 소독비, 승강기 유지비, 수선유지비, 위탁관리수수료, 장기수선충당금, 주차비로 구성된다. 관리비 고지서를 항목별로 상세히 분석해 관리비가 적절하게 부과되는지 확인하는 입주민이 많아야 관리비가 절약된다.
.jpg) |
| 관리비를 절약하는 방법에 입주민이 관심을 갖고 입주자대표회의와 관리사무소에 요구해야 한다. |
아파트에 관심 있는 입주민이 동대표에 많이 나서고, 공부도 많이 해야 한다. 초보 동대표들로 구성된 입주자대표회의는 아파트 보수공수나 시설공사 등에 참여한 업체들의 담합을 제대로 밝히지 못해 막대한 비용을 지급하는 예도 발생한다. 투명한 아파트는 제도와 법으로만 이뤄지지 않는다. 무엇보다 필요한 게 입주민의 관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