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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의 유럽·G7 순방, 한국 외교의 확장성 확인

이 대통령의 EU 순방 배경
이재명 대통령이 6월 9∼18일 유럽 순방을 통해 실용외교를 본격 가동했다. 벨기에 공식 방문, 유럽연합(EU) 정상회담, 이탈리아 국빈 방문 및 교황 면담, 그리고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이 주요 내용이다.
작년 6월 취임 이후 이 대통령은 미, 일, 중 정상들과 신뢰관계를 구축했으며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주재하고 남아공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등 5회의 다자외교를 수행했다. 올해 들어서도 중국과 일본, 싱가포르, 필리핀, 인도, 베트남 등 주요국들을 방문해 러시아를 제외한 전 세계 주요국들과 협력관계를 구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반도 주변 안보 및 외교 정세는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먼저 한국의 대외전략의 주축이 한미동맹인데 미국의 대외정책이 노골적으로 자국 이익만 챙기려 하고 있어 그간 관세협상과 동맹 안보관계 재조정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 정상화시켰지만 계속 예의 주시와 신속 적절 대응이 필요하다.
미국의 이란 공격으로 유발된 전 세계 물가 상승과 공급망 교란도 극복해야 한다. 게다가 북한이 핵 개발과 군사력 증진에 몰두하고 우리의 대화 제의를 무시하면서 적대적 두 국가론을 고수하는 가운데, 북러 간 동맹과 군사 협력이 강화되고 있는 데다 시진핑 주석의 북한 방문 등 북·중 관계도 밀접해지고 있어, 북한보다 압도적인 경제력을 가졌지만, 우리가 한반도 문제를 주도하는 것도 도전적 과제다.
이런 국제 여건에서 이 대통령은 G7 정상회의를 계기로 유럽을 순방하면서 한국의 안보를 중첩적으로 강화하고 경제 실익을 증진하며 모범적인 선진국으로서 국제의제 창출에 기여하는 한편 한반도 평화 환경을 조성하고 외교 입지를 강화하면서 국위를 선양했다.

한국의 실용외교 본격적 능동 가동
한국과 유사가치국들인 EU도 세계 최대 무역 블록이자 미국의 일방적인 관세 부과 등 보호무역에 대해 다자주의 및 자유무역을 옹호해 왔으므로 경제, 기술, 교역 등에서 한국과의 호혜 협력을 희망한다.
이런 맥락에서 이 대통령은 벨기에, EU, 이탈리아 정상들과의 회담을 통해 경제협력 강화에 합의했다. 위성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EU와 안보·방위·교역·투자·과학기술·인적 교류 등 각종 분야에서 협력관계를 강화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EU로부터 2500억 원 규모의 외국인 직접투자도 유치하고 디지털 통상협정(DTA)을 서명했으며 비밀정보보호협정 협상을 개시하기로 했을 뿐 아니라 철강관세에 대한 우호적 고려도 요청하고 반도체와 방산 부문 상호보완적 협력을 논의했다.
로마에서는 이탈리아와의 관계를 '특별 전략적 동반자관계'로 격상하고 '첨단과학기술·ICT 협력 MOU', '개발협력 MOU', '사회연대경제 MOU', '중소기업 협력 MOU' 등을 체결했고, 양국 간 보완적인 최적 동반자임을 확인하면서 협력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내자고 조르자 멜로니 총리와 합의했다.
바티칸에서는 한반도 평화를 통해 세계 평화에 기여하겠다는 메시지를 내고 내년에 서울을 방문할 예정인 교황 레오 14세를 만나 한반도 평화와 화해를 위해 DMZ 방문과 방북을 요청해 "적극 고려 및 추진" 답변을 받았다.
2년 연속 G7 정상회의에 초청받은 이 대통령은 프랑스 에비앙레뱅에서 한반도 평화 창출과 경제 실익 증진 외교를 펼쳤으며 국제 의제들을 능동적으로 제안해 책임 있는 선진국으로서의 국위를 떨쳤다.
만찬 시 트럼프 대통령의 옆자리에 앉아 90분 간 대화를 나누는 등 여러 차례 환담하면서 이란 전쟁을 끝냈듯이 북한 문제의 평화적 해결 노력을 부탁해 역할 수행과 긴밀 소통 의사를 받아냈다. 특히 북핵 해결 방안으로 동결-감축-비핵화 3단계 접근법을 설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을 '강한 지도자'로 평가하고 미국 군함 10척을 빠르게 건조해 줄 수 있는지 등을 물으며 함께 골프하자고 약속하는 등 양국 정상은 친선과 우의를 돈독히 했다.
독일과 50조 원 상당의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수주전을 벌이는 가운데 이 대통령은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 만나 "캐나다 안보에 기여할 준비가 돼 있다"며 협력 방안을 심도깊게 논의했다. 10월 한국을 방문할 예정인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도 만나 방산 경쟁관계를 넘어 투자 협력과 연구, 교류 확대를 제안했다. 지난 4월 방문했던 인도의 나렌드다 모디 총리와도 양국 간 새로운 관계를 발전시키기로 공감했다.
끝으로 이 대통령은 G7 정상회담 확대회의에 참석해 인공지능(AI) 발전의 혜택을 전 인류가 '공유'하는 '글로벌 AI 기본사회' 비전을 제시하고 '안전'을 위한 협력을 강조했다. 또 개발 원조 예산 축소 타개 방안으로 민간 투자 동원 모델을 소개했으며,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회복력 강화를 위해 연대와 협력을 통한 체계적인 해법 모색을 제안하고 한국은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보다 큰 역할을 수행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국익 중심 실용외교' 2년 차를 맞아 이제 한국이 모범선진국으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보다 능동적으로 글로벌 의제를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과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향후 과제
이번 순방 중 이 대통령은 이탈리아 일간지 인터뷰에 미·중 간 균형 유지보다 국익에 기반한 새로운 접근 방식으로 "미국과 경제협력 확대, 안보는 자강을 공고히 해 직접 책임 강화"를 강조했다. 그간의 안미경중이나 이분법적 접근 방식에 얽매이지 않고 보다 능동적이고 열린 사고로 국민 이익을 중심으로 책임 강국을 지향하면서 실용외교를 펼치겠다는 각오를 피력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국방비를 증액해 한반도 방위는 스스로 책임지겠다고 먼저 말했다. 미국이 자국 이익 추구에 급급한 상황에 대해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이다.
정부는 국가안보에 대해 한미동맹은 탄탄히 하되 대미 의존을 줄이고 일본뿐 아니라 중국과도 안보 협력을 모색하고 외연을 넓혀 유사가치국들인 유럽국가들과도 공조를 다져가야 한다. 단지 이번에 한-EU 공동성명에서 러·북 간 불법적 군사협력을 강력히 규탄하고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절대 인정하지 않겠다고 발표하자 북한이 외무성 반발 담화를 내놓았듯이 남북 관계 정상화는 과제로 남아 있다.
정부는 한 치의 빈틈없는 대북 안보태세를 갖추는 동시에 인내심을 가지고 꾸준히 화해와 대화를 모색해 가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대화를 모색하면 협력하면서 이를 활용하되 긍국적으로 비핵화 목표는 유지할 것을 다짐받아야 한다.
아울러 한중 전략적 동반자관계도 증진해 선용하는 한편 러-우전쟁 종결 과정에서 조속히 러시아와도 관계를 정상화해 북러 동맹이 우리의 국익을 해치지 않도록 하고 북한을 개혁과 개방으로 이끌어 한반도 평화의 봄을 다시 열어야 할 것이다.
◆ 홍현익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사무총장
27년 간 세종연구소에서 북핵문제, 남북관계, 한미동맹, 한러관계,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등 한국의 국가안보와 국가전략을 연구했다. 한반도 정세 안정과 평화 구축 및 평화통일을 위해 화해와 공동번영 및 국익 극대화를 지향하는 실용외교를 주창해왔다. 국정기획위원회 외교안보 분과장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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