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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내 챌린지, 우리 모두 용기내!

2021.05.10 정책기자 이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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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뭘 먹나?”

대학교 기숙사생인 내게 끼니는 늘 고민거리다. 비슷비슷한 맛의 편의점 음식이 물릴 때쯤 생각나는 건 역시 배달음식이다. 맛은 물론 종류도 다양하고 조리할 필요 없이 그냥 먹으면 되니 참 좋다. 그러나 치명적 단점이 하나 있다. 어마어마한 1회용품 사용량이다. 나무 젓가락, 플라스틱 숟가락, 플라스틱 용기에 비닐봉투까지. 내 몸 하나 편하자고 환경을 파괴한 셈이다. 

쓰레기통 속 일회용품 쓰레기
쓰레기통 속 1회용품 쓰레기.


환경에도 내게도 좋은 방안이 없을까 골똘히 고민하던 차에, 어디선가 들었던 챌린지 하나가 번뜩 떠오른다. 바로 ‘용기내 챌린지’다. 환경부는 플라스틱 저감 및 재활용 확대에 힘쓰며 ‘2050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국민들도 자발적으로 동참하면서 ‘용기내 챌린지’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용기내 챌린지’는 음식 배달 및 포장으로 발생하는 불필요한 쓰레기를 줄이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운동이다.

‘용기내 챌린지’는 이름대로 용기가 필요하다. 겁내지 않을 ‘용기(勇氣)’와 음식을 담아 가지고 돌아올 ‘용기(容器)’, 두 가지의 용기다. 챌린지 참여 방법은 간단하다. ‘용기’를 내서 ‘용기’에 식자재나 음식을 포장해 오면 된다. 그러고 나서 SNS(인스타그램, 블로그, 유튜브 등)에 포장 사진과 함께 ‘#용기내 챌린지’ 혹은 ‘#용기내 캠페인’의 해시태그를 게시하면 참여 완료다.

‘용기내 챌린지’에 참여하기 위해 용기를 점검했다. 마음가짐은 준비됐고, 마땅한 포장 용기를 찾기 위해 갖고 있는 용기를 몽땅 꺼냈다. 그나마 넓고 깊은 용기 2개를 선택했다. 

꺼내놓은 포장 용기
꺼내놓은 포장 용기.


‘용기내 챌린지’ 참여 첫 날 찾은 곳은 학교 근처 분식집. 오후 1시 30분쯤 방문했지만, 식사를 하는 손님들이 많았다. 왁자지껄한 식당 속에서 홀로 우물쭈물 계산대 앞에 섰다. “쫄면 하나 포장하려 하는데요, 혹시 여기에 넣어 주실 수 있나요?” 멋쩍게 내민 용기를 본 사장님께선 이런 손님이 처음인 듯 당황하신 눈치였다. 3초의 정적이 일은 순간,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챌린지 첫 날부터 실패인가’ 낙담하려는 찰나, 알겠다는 사장님의 말씀이 들렸다. 성공이었다. 

포장이 끝나고 나무 젓가락이 필요하냐는 물음엔 당당히 괜찮다고 답했다. 미리 준비한 에코백에 용기를 넣고 기숙사에 돌아왔다. 첫 ‘용기내 챌린지’였지만 완벽히 성공했단 생각에 자신감을 얻었고 용기내 포장해 온 쫄면 맛은 훌륭했다.

포장한 쫄면
포장한 쫄면.


자신감을 충전하고 두 번째 ‘용기내 챌린지’ 참여를 위해 돈까스 식당을 찾았다. 학교에 다닐 때면 자주 찾는 식당으로, 대표 메뉴인 ‘돈냉면(돈까스+냉면)’을 포장 주문했다. 그래도 한 번 해봤다고 당당히 용기를 내밀 수 있었다. 혹여 당황하시진 않을까 걱정했지만, 걱정이 무색하게 사장님께선 익숙하신 듯 자연스레 용기를 받으셨다. 두 번째 ‘용기내 챌린지’도 성공이었다.

마지막 ‘용기내 챌린지’ 메뉴는 김밥이었다. 이전까지 챌린지에 참여했던 음식보단 포장이 간단해서 그런지 수월했다. 사장님께 용기를 내밀었더니, 환히 반기며 좋아하셨다. 어떻게 용기를 가져올 생각을 했냐는 물음에 “1회용품 사용을 줄이려고 노력 중이예요!”라고 당차게 대답했다.

포장한 돈냉면.
포장한 돈냉면.


세 번의 ‘용기내 챌린지’ 성공 경험을 토대로 ‘용기내 챌린지’ 참여 팁을 정리하자면 우선, 포장 용기의 크기다. 원하는 음식을 포장할 수 있는 크기인지 고려해야 하며, 작은 용기보단 큰 용기가 좋다. 용기의 입구가 넓고 깊어야 포장이 수월하다.

사람이 많은 식사 시간을 피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사장님의 입장에선 바쁜 시간에 용기를 들이미는 손님이 야속할 수밖에 없다. 특히 아직까지 ‘용기내 챌린지’를 잘 모르는 사장님들이 많기 때문에 이런 부탁이 낯설고 불편할 수 있다. 

그럼에도 용기를 잃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한 마지막 팁이다. 용기에 포장하는 것을 반기는 사장님도 있는 반면, 꺼리는 사장님도 계신다. 혹여 거절당하더라도 주눅들지 않고, 포기하지 않는 태도가 필요하다. ‘용기내 챌린지’의 목적은 단순히 포장을 성공하기 위함이 아니다. 불필요한 1회용품 쓰레기를 줄이고 보다 나은 환경을 만들기 위함이다. 이 챌린지에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그 의의가 있다.

포장한 김밥.
포장한 김밥.


‘용기내 챌린지’를 처음으로 시작했을 땐, 불편함이 컸다. 포장 용기를 챙기는 것 자체가 번거롭고, 다 먹은 용기를 다시 씻는 일도 귀찮았다. 또 포장 용기를 내미는 게 부끄럽기도 했다. 그러나 나름대로 노하우가 생기고, 성공으로 용기도 얻으면서 점차 대담하게 ‘챌린지’에 참여하게 됐다.

‘용기내 챌린지’를 통해 내 스스로 의식의 변화를 느꼈단 점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고 싶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용기를 직접 들고 가 포장하는 과정에서, ‘만약 내가 용기를 챙기지 않고 갔다면 얼마나 많은 1회용품을 사용했을까?’란 생각을 하게 됐다. 챌린지 참여 이전에는 상상조차 하지 않았을 생각을 챌린지 참여 이후로도 자연스레 하고 있다.

1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더 나아가 ‘탈플라스틱 사회’로 다가가기 위해선 적극적인 국민의 참여가 필요하다. 국민의 참여라고 하니 거창하게 들리지만, 사실 아주 간단하다. 사소한 것부터 바꿔 나가면 된다. ‘용기내 챌린지’ 참여를 통해 1회용품 대신 다회용품 사용을 늘리고, 이를 꾸준히 실행한다면 어느새 변화한 환경을 보게 될 것이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이현정 lhj09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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